“가족 간 신뢰 회복 어려워…”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배우 이다인과 결혼한 지 2년 만에 처가의 위법행위에 대해 공식 사과하며 처가와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승기는 “무거운 마음으로 이 글을 전하게 되어 송구스럽다”는 말로 시작한 입장문을 통해 장인 A씨에게 제기됐던 위법 사항에 대해 벌금형이 선고됐고, 유사한 위법행위로 재차 기소됐음을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가족 간의 신뢰는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훼손됐다”며 “저희 부부는 오랜 고민 끝에 처가와의 관계를 단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승기의 장인 A씨는 지난 4월 코스닥 상장사의 주식 시세조종으로 부당 이익을 취하는 데 가담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A씨는 신재생에너지업체 퀀타피아 등 상장사 2곳에 대해 시세조종 주문을 하고 풍문을 퍼뜨려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퀀타피아와 중앙디앤엠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하기 위해 두 회사의 인수합병에 대한 사전 정보를 유출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장사로부터 한국거래소 관계자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하고 청탁이 이행될 경우에는 추가로 거액을 받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는 퀀타피아 시세조종 연루 외에도 2014년부터 2016년 2월까지 자신이 이사로 근무한 코스닥 상장사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유상증자로 받은 주식을 매각해 차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아내인 배우 견미리와 중국계 회사가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내용을 허위로 공시해 주가를 조작한 것. 대법원은 지난해 6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4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그뿐만 아니라 A씨는 2011년 견미리가 대주주로 있던 상장사의 주가를 조작해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4년 가석방됐다.
가장으로서 결단
이승기가 처가 관련 논란을 두고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은 이다인과 결혼한 후 처음이다. 2023년 이다인과 결혼을 앞둔 이승기는 A씨의 횡령, 주가조작 의혹을 두고 직접 나서 “명백한 오보”라며 처가를 비호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이 되자 입장을 달리해 “가족만은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면서 “이번 사안은 결혼하기 전의 일이며 가족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또 그는 지난해 11월 영화 <대가족> 제작 보고회에서 “과거의 나의 발언이 ‘가족은 잘못이 없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 같다”라며 “처가 쪽 일은 처가의 일이고, 나는 결혼한 뒤 독립된 가정을 이룬 상태”라고 처가와 관련된 논란에 재차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이승기가 이다인과 결혼이 진행되면서 해당 사안을 접하고, 비록 이다인의 계부이지만 아내의 부모이기에 가족으로서 보듬으려 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이승기는 대법원이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하자 소속사를 통해 이를 알리며 가족에 대한 가짜 뉴스와 악의적 비하성 댓글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비슷한 의혹이 반복되고 장인 A씨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더 이상 가족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승기의 처가 단절 선언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결단을 내린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