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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독한 마라 맛 관전 포인트

복수의 칼춤은 성공적이었다. 믿고 보는 김은숙 작가와 배우 송혜교의 컬래버레이션 <더 글로리> 파트 2가 공개돼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On March 2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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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더 글로리>!” 배우 송혜교의 복수극,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파트2가 공개된 지 3일 만에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1위를 차지하며 화제 몰이 중이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지난해 12월 30일 파트1 공개 후 2개월여 만인 3월 10일 파트2가 공개돼 완벽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배우들의 열연과 흡입력 있는 전개로 수많은 유행어를 탄생시켰고, 국내외에 엄청난 파급력을 보이며 최고의 흥행 화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1 멜로 장인 송혜교의 첫 장르물 도전

<더 글로리>는 로맨스의 여주인공으로 익숙한 배우 송혜교의 첫 장르물 도전기다. 학교폭력 피해자라는 낯선 모습으로 돌아온 그녀. 복수만 바라보고 달려온 인물인 만큼 메마른 얼굴에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며 분노와 광기, 처연함 등 다양한 표정을 보여줘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문동은’(송혜교 분)을 표현하기 위해 곤약밥을 먹으며 앙상한 몸매를 만들었다는 후문. <더 글로리>로 연기 인생 2막을 시작한 송혜교는 차기작으로 OTT 시리즈 <자백의 대가>를 긍정 검토 중이다. 배우 한소희가 상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

2 악의 화신 ‘박연진’의 몰락 VS 나이스한 멍멍이 ‘하도영’의 추락

한국 드라마 역사상 기억에 남을 악녀 캐릭터 ‘박연진’(임지연 분)은 아무렇지 않게 학교폭력을 저지르면서 조금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첫 악연 연기에 도전해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배우 임지연은 <더 글로리>의 최대 수혜자로 손꼽히며 희대의 국민 악녀로 사랑받고 있다.

박연진과 함께 파트2에서 가장 추락하는 인물은 그녀의 남편 ‘하도영’(정성일 분). 평생 흑돌만 잡고 남들보다 유리한 지점에서 삶을 영위해온 그가 모든 것을 잃고 걷잡을 수 없는 폭풍을 온몸으로 맞게 된다. 끔찍한 학교폭력 가해자 출신이라는 아내의 믿을 수 없는 과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동딸 ‘하예솔’(오지율 분)이 실은 박연진과 ‘전재준’(박성훈 분)의 불륜의 씨앗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순탄했던 그의 인생은 삽시간에 풍랑을 만난 난파선이 되고 만다. 여기에 문동은에 대한 연민이 더해져 복잡한 심경일 수밖에 없다. 무표정하고 차가운 얼굴로 우아함을 가장하지만 결국 박연진에게 폭발하고, 전재준에게는 복수의 끝을 선사한다.

3 파트1에 깔아놓은 떡밥 회수 프로젝트

파트2에서는 문동은과 박연진의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다. 연진이 동은의 어머니를 돈으로 매수해 그녀를 나락에 떨어뜨린 것처럼 동은 역시 연진의 어머니를 회유해 딸을 배신하게 만든다. 연진은 과거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신의 딸인 예솔이는 물론 남편에게도 손절당한다. 결국 동은의 바람처럼 연진의 옆에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된다. 첫 번째 학교폭력 피해자이자 박연진 패거리에게 죽임을 당한 것으로 추정됐던 ‘윤소희’(이소이 분). 그 죽음을 둘러싼 베일이 밝혀진다. 고인의 시체는 ‘주여정’(이도현 분)의 아버지가 생전에 주병원 안치실이 아닌 냉동실에 시체를 보관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로 인해 주여정과 문동은의 만남이 가능했으며 ‘손명오’(김건우 분)의 죽음 또한 윤소희 시체의 행방으로 인해 시작된 사건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박연진이 저지른 또 하나의 악행이 드러난 것. 그렇다면 손명오는 과연 누가 죽였을까? 뻔한 설정을 거부하는 김은숙 작가답게 예측하기 어려운 반전이 숨어 있다. 파트2는 ‘손명오의 진짜 살인자는 누구인가?’를 추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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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초미의 관심사! 악의 축 5인방의 최후

가해자들의 파멸을 지켜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 <더 글로리>를 정주행하는 이유. 학교폭력 가해자들은 서로를 불신하며 자멸한다. 문동은은 그저 서로 물고 뜯을 수 있는 판만 깔아줬을 뿐이다. 파트2에 앞서 공개된 각 캐릭터의 포스터는 학교폭력 피해자 문동은이 가해자들에게 하는 핏빛 복수의 메시지다. 박연진에게는 “그 모든 순간에 기뻐하던 너의 영혼”, 전재준에게는 “비릿하던 그 눈”, ‘이사라’(김히어라)에게는 “조롱하고 망가뜨리던 그 손”, ‘최혜정’(차주영 분)에게는 “남의 불행에 크게 웃던 그 입”, 손명오에게는 “남의 고통에 앞장서던 그 발”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포스터 속의 그 메시지대로 가해자들은 최후를 맞는다. 행동이 앞서던 손명오는 죽음에 발목이 잡혀 러시아로 떠나지 못하고, 최혜정은 목소리를 잃어 더 이상 소리 내어 웃지 못한다. 이사라는 자신의 손으로 마약을 투약하고 최혜정에게 린치를 가해 파멸을 맞고, 적록색약의 전재준은 시력을 잃고 최후를 맞는다. 딸, 남편, 어머니에게조차 버림받은 박연진. 그녀의 옆에는 아무도 남지 않고, 영혼마저 탈탈 털려 감옥신세를 지게 된다.

5 주여정의 복수 여정, 파트3에서 가능할까?

주여정 역시 복수를 꿈꾸는 인물. 연쇄 살인마에게 아버지를 잃고 지옥에서 살던 중 자신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문동은의 복수를 도우며 삶의 의미를 찾는다. 문동은의 복수가 끝났으니 이제는 주여정 차례다. 한동안 여정을 떠났던 동은은 “복수가 아닌 사랑인가 보죠”라는 말과 함께 그의 곁으로 다시 돌아왔고, 이번에는 주여정을 위해 문동은이 칼춤을 출 차례다. 사이코패스 ‘강영천’(이무생 분)을 향한 복수의 칼날을 가는 두 사람. 복수도 하며 사랑까지 알뜰하게 챙겼다. 멜로가 끼어드는 바람에 복수극의 몰입에 방해를 받았다는 시청자들도 있지만, 김은숙 작가가 누구인가. 역시 로맨스의 대가답게 열린 결말로 파트3 제작에 대한 기대감까지 만들며 극을 마무리했다.

김은숙 작가 “내가 봐도 놀랍도록 잘 썼다”

김은숙 작가
“내가 봐도 놀랍도록 잘 썼다”

“엄마는 내가 누군가를 죽도록 때리면 더 가슴 아플 것 같아, 누군가에게 죽도록 맞으면 더 가슴 아플 것 같아?”라는 딸의 질문에서 학교폭력 드라마 집필을 시작했다는 김은숙 작가. 지난 3월 8일 넷플릭스 유튜브에서 진행된 <더 글로리> 파트2 GV(Guest Visit)에서 특유의 입담을 과시하며 드라마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더 글로리>를 쓰면서 내 안에 답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죽도록 맞고 오면 해결 방법이 있겠더라”며 “가해자들을 지옥 끝까지 끌고 갈 ‘돈’이 나한테는 있다. 그래서 차라리 맞고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런데 이 세상의 동은이들은 거의 그렇지 못하다. 나처럼 돈 있는 부모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고, 그런 가정환경이 없을 것이다. 그런 분들을 응원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파트2가 공개될 때까지 어떻게 보냈는지 묻자 “거절 문자를 만들어 보낼 정도로 너무 많은 분이 연락 주셨다. 매일매일 다른 드라마를 봤다. <더 글로리>보다 더 재미있을까 봐 전전긍긍했다”고 근황을 전했다. 전국의 ‘박연진’에게는 공개 사과를 하며 “하지만 연진아, 나 지금 되게 신나”라고 극 중 명대사를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 작가는 “폭력의 순간에는 인간의 존엄, 명예, 영광 같은 것들을 잃게 된다”며 “피해자들이 ‘원점’이 되는 상태를 응원한다”고 드라마 제목의 의미를 설명했다. “파트1이 무서울 정도로 반응이 좋아서 파트2 대본을 다시 봤더니 파트2 역시 무섭도록 잘 썼다”는 작가의 자화자찬이 괜한 말이 아니었다.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넷플릭스 제공
2023년 04월호
2023년 04월호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박현구(프리랜서)
사진
넷플릭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