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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 정해인, 설현이 택한 FNC 소속사 대표 안석준 인터뷰

안석준 대표는 서글서글한 인상 뒤에 날카로운 면모가 숨어 있다. 긍정적인 의미다. 그는 타고난 사업가다.

On March 2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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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는 SM·YG·JYP로 구성된 우리나라 3대 가요 기획사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첫 번째 회사다. 2006년 상장 후 급속도로 성장해 지금은 '4대 기획사'로 꼽힌다. 밴드 그룹을 만드는 유일한 회사가 FNC다. 최근엔 배우와 예능인을 대거 영입, 현재 FT아일랜드, 씨엔블루, AOA, 정해인, 유재석 등 60명의 아티스트가 소속돼 있다. 유명 PD 영입과 함께 제작사를 인수해 프로그램 제작에까지 손을 뻗쳤다. FNC는 2018년까지 12년 동안 한성호 프로듀서 체제로 운영됐다. 아티스트 발굴, 음반 제작, 매니지먼트, 경영, 모두 한성호 프로듀서의 몫이었지만 회사가 커질수록 전문 경영인이 필요했다.

2016년 CJ E&M 음악사업부문 대표로 있던 안석준 대표를 영입, 한성호 프로듀서는 음반 제작과 프로듀싱을, 안석준 대표는 경영을 맡게 됐다. 안석준 대표는 스펙부터 화려하다. 서울대학교 음대 기악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학교 대학원 뮤직테크놀로지학과 석사를 마친 '정통파'다. 워너뮤직코리아 부사장, CJ E&M 음악사업부문 대표, FNC애드컬쳐의 대표를 거쳐 현재 한승훈 대표와 함께 FNC의 공동대표다.

안석준 대표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사업가다. 논리적이고 상황 판단력이 뛰어난, 전체를 조합해 비전을 제시하는 전략적 사업가다. 이러한 안목 덕분에 CJ E&M 음악사업부문 대표로 재직 시절, 음악사업부문을 약 2,000억원 규모의 매출로 성장시켰다. 최근엔 예능 프로그램 제작사를 인수해 얼마 전 방송 종료한 <아이돌룸> <정해인의 걸어보고서>를 비롯해 <1박 2일 시즌4> 등 제작에도 뛰어들었다. 궁극적으로는 엔터테인먼트업계에 기업 시스템을 도입해 실력 있는 아티스트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포부도 있다.


커리어를 음악 관련 비즈니스에 집중한 이력 때문에 예상을 뒤엎은 이적이었습니다.
우선적으로는 한성호 프로듀서의 제안이 있었습니다. 본인은 아티스트의 발굴과 육성, 프로듀싱에 집중할 테니 전반적인 경영을 맡아달라는 제안이었죠. 도전 의식이 생겼습니다. CJ E&M에서 회사의 음원 저작권을 어떻게 활용해 수익을 낼 것인가를 고민했었기 때문에 콘텐츠와 아티스트가 만나면 폭발적인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죠. 그런 갈증을 해소하기에 FNC는 더할 나위 없는 회사였습니다.

무형인 음원 사업과 연예인을 발굴, 육성하는 매니지먼트 비즈니스는 완전히 다른 분야입니다. 적응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장르는 다르지만 하는 일은 비슷합니다. 한성호 프로듀서가 판을 짜면 저는 운영을 할 뿐이죠. 식당으로 치면 한 프로듀서는 주인, 저는 주방장 역할입니다. 저작권을 가진 아티스트가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니까 일하는 재미가 있어 즐기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CJ E&M과 FNC는 경영 방식에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대기업은 브랜드 파워가 있고 자본력이 뒷받침됩니다. 하지만 어떠한 프로젝트가 최종 결정되기까지의 과정이 오래 걸리죠. 반면에 FNC는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이 수월합니다. 실무자가 모여 회의를 하고 그 자리에서 결정하면 되니까요. 다만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짊어져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습니다.

FNC의 현재 스코어는 어떤가요?
2006년 상장 직후에 '우리나라 4대 기획사'라는 평가가 있었던 시기와 비교해보면 실적 면에서 추락한 건 사실입니다. 제가 이 회사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자회사인 FNC애드컬쳐를 SM에 매각하고 예능 프로그램 제작사를 인수하는 일이었습니다. 도약을 위한 투자였죠. 결과적으로 500억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하게 되면서 자산 운용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현재 <1박 2일 시즌 4> 등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 중인데, 올해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올해 FNC가 내놓을 비밀병기가 있나요?
올여름에 남자 신인 아이돌 그룹이 데뷔합니다. 'SF9'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그룹이에요. 비주얼과 실력으로 똘똘 뭉친 그룹이라는 것만 공개하겠습니다.(웃음)

한성호 프로듀서와의 인연이 깊다고 들었습니다.
13년 전 쯤일 겁니다. 당시 한성호 대표가 "밴드 그룹을 만들려고 하는데 투자해달라"며 찾아왔어요. 그의 감각과 열정을 믿고 투자를 결정했죠. 결과적으로 성공했고요. 그때부터 한성호 프로듀서와의 인연이 이어졌고, 지금은 힘들 때 같이 술 한잔할 수 있는 술친구가 됐습니다. 가까이서 지켜본 한성호 프로듀서는 열정적인 사람입니다. 하고자 하는 일은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추진력도 있어요. 인간적으로도 배울 점이 많습니다. 좋은 동생이자, 좋은 사업 파트너입니다.

FNC는 어떤 회사인가요?
밴드 그룹을 기반으로 하는 매니지먼트사입니다. 회사가 내놓은 최초의 그룹이 밴드 그룹이었던 'FT아일랜드'였고, 그다음 역시 밴드 그룹 '씨엔블루'였어요. 'AOA'도 데뷔 당시에는 밴드 콘셉트로 활동했고요. 그래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밴드 그룹에 대한 애정이 있어요. 요즘에도 "FNC형 밴드 그룹을 보고 싶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합니다. 해외 시장을 겨냥한 밴드 그룹을 계획 중이긴 하지만 구체적이지는 않아요. 언젠가는 FNC의 DNA를 장착한 밴드가 탄생할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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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과 시스템이 만나면 시너지를 일으킬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둘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요.
한 발짝 멀리서 전체의 그림을 볼 수 있는 사업가가 되려고 합니다. 아마도 올해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FNC의 대표 연예인은 'AOA'의 설현 씨인가요?
SKT의 입간판 광고가 한몫했죠. 김연아·박태환 선수, 전지현 씨 등 당대 톱스타만 기용하는 SKT에서 처음으로 실험적인 캐스팅을 했어요. 반응이 좋아 1년 6개월 동안 활동했죠. 그 후로 승승장구했습니다. 저희로선 예상치 못했던 일이고, 참으로 감사한 일이었죠.

가까이서 본 설현 씨는 어떤 사람인가요?
'착하다'는 말로 표현이 안 될 만큼 '진짜' 착해요. 여전히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회사에 올 때는 늘 청바지에 후드 티 하나 입고 오는 걸 보면 '참 털털한 친구'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보다 옷이 없는 것 같아요(웃음). 설현 씨가 가장 좋아하는 커피가 편의점에서 파는 천 원짜리 커피라는 것만 봐도 순박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직원들에게도 인기가 많아요. 회사 앞 분식점에서 직원들과 떡볶이를 즐겨먹는다고 하더군요.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기부 천사'이기도 합니다.

지코 씨와의 열애설은 회사 입장에서 조금 당황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저는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연애보다는 일에 집중하라"고 말하는 편입니다. 배우나 예능인과는 달리 아이돌에게 스캔들은 치명적이거든요. 남자 아이돌보다 여자 아이돌의 타격이 더 크죠. 설현 씨의 열애설도 마찬가지였어요. 리스크가 있었지만 솔직하게 대응했습니다. 사람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정공법이 통한다고 생각해요.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원년 멤버인 이홍기 씨와 정용화 씨는 어떤가요?
밴드 출신이라 그런지 음악에 대한 소신이 확고한 친구들이에요.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하죠. 의리가 있는 (이)홍기 씨 덕분에 'FT아일랜드'가 아직까지 끈끈한 것 같습니다. (정)용화 씨는 바른 생활 사나이예요. 운동이 끝나면 연습실에 와서 연습하고, 또 다시 운동을 하러 갑니다.(웃음) 인간적으로도 제가 참 좋아하는 친구입니다.

소속 연예인 중 가장 마음이 쓰이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그룹 'SF9'은 아픈 손가락이었어요. 늘 '잘됐으면 좋겠다'고 마음으로 응원했던 그룹이었죠. 저로선 이 친구들이 군대 가기 전까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야 하기 때문에 더욱 신경이 쓰입니다. 멤버 개인들의 인생을 위해서도 아주 중요한 시기죠. 다행인 건 각자의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멤버들이 있다는 거예요. 로운이는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라는 작품에서 주인공을 맡았는데, 당시 드라마 책임 프로듀서의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진지하고, 겸손하고, 예의 바르다는 평가가 있었죠. 찬희는 드라마 <SKY 캐슬>로 인지도를 높였고, 태양이는 춤을 정말 잘 춰요. 다른 멤버들도 각자 잘하는 분야가 따로 있기 때문에 치고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믿고 있습니다.

FNC 소속 대표 연예인으로는 유재석 씨도 있습니다.
작년에 재계약을 했습니다. FNC는 유재석 씨가 필요하고, 유재석 씨에게는 FNC가 필요하죠. 윈윈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입니다. 주변을 살피는 배려심도 대단하죠. 가까이서 봐도 유재석은 유재석입니다.

활동이 뜸한 노홍철 씨의 근황도 궁금합니다.
그는 하고 싶은 일이 분명한 사람이더군요. 신중하게 고민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많은 프로그램을 하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하려고 하죠.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리지 않을까 합니다.

정해인 씨도 소속 배우입니다.
따뜻한 부모님 밑에서 바르게 자란 인성 좋은 친구입니다. 바른 생활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죠. 후배들을 참 잘 챙겨요. 사실 소속 아티스트가 너무 많아 뉴페이스는 양성하지 않으려던 시기에 정해인 씨가 등장했어요. 인상도 좋고, 잘생기고, 착한 사람이라 지켜보게 됐죠. 결국 잘되더군요.

소속 아티스트가 고민 상담을 요청하기도 하나요?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토로합니다. 다음 스텝은 뭔지,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오곤 해요. 저는 그저 들어주는 역할이에요. 인생에 정답이 어디 있겠습니까.

정작 본인의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요?
다행히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성격이에요. 사업을 하면서 가장 큰 위기는 사실 아티스트의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아니었어요. 정치나 국제 관계의 영향으로 사방이 꽉 막힐 때가 있어요. 사드 배치로 중국의 한한령이 실행됐을 때가 그랬고, 일본과의 부정적 이슈가 있을 때도 그랬죠. 사실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중국과 일본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하거든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수가 있나요?
조용필 선생님을 좋아합니다. 어렸을 때 선생님의 음악을 들으면서 위로받았어요. 매번 새로운 장르를 발매하셨죠. 들을 때마다 '우와!' 하며 감탄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조용필 선생님 같은 실력파 가수를 양성하는 게 꿈이에요. 작사·작곡이 가능한 싱어송라이터를 위한 시스템을 만들고 싶달까요. 한번 반짝하고 사그라드는 인기가 아니라 실력 하나로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그런 가수를 제 손으로 만들어보고 싶어요.

사업적으로 영감을 주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입니다. 뭐든 명확한 분이시고, 추진력도 대단합니다. '우리나라 콘텐츠를 세계에 알려야 한다'는 그 비전 하나로 모든 열정을 쏟아 붓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에서 작품상을 수상했을 때 '결국 이뤄내셨구나' 싶었어요.

다음 스텝은 뭔가요?
콘텐츠와 자본력이 필요한 업계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일을 하면서 배운 건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채찍질을 한다고 성공하는 게 아니더군요. 기다리는 것도 실력이거든요. 특히나 '이 바닥'은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운이 따라줘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여유를 가지고 한 발짝 멀리서 전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는 사업가가 되려고 합니다.

사람이 힘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안석준 대표는 좋은 사람이고, 그래서 곁에 좋은 사람들이 포진되어 있다. 그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CREDIT INFO
에디터
이예지
사진
김정선
2020년 03월호
2020년 03월호
에디터
이예지
사진
김정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