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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에게 저출산 국가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0.6의 공포, 사라지는 한국>의 저자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에게 저출산 국가의 미래에 대해 물었다.

On May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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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Q&A

“이 추세라면 중위 연령 63.4세 될 것”

Q 대한민국의 저출산,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
2015년을 기준으로 2023년 출생아 수가 47.5% 감소했다. 초저출산율의 기준이 1.3명인데 현재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2023년 기준 0.72명이고, 출생률도 급감했다. 또 2020년부터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앞서기 시작했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 출산율은 낮아지고, 사망자 수는 많아지는 저위 추계가 현실이 될 것이다. 앞으로 지하철에 노인 11명이 탈 때 아이 1명이 타는 풍경이 펼쳐지고, 중위 연령이 63.4세가 될 것이다.

Q 저출산이 국가 위기를 불러온다고 한다. 언제 어떤 식으로 위기가 올까?
현재의 흐름이라면 2067년 한국 사회의 인구 규모는 3,300만 명 수준이 될 것이다. 청년 인구는 줄고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노동력이 부족해진다. 2020년 3,700만 명이었던 생산가능인구가 2030년에는 3,400만 명으로, 2060년에는 2,000만 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다. 현재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30명의 노인을 부양한다면 2045년에는 70명을, 2070명에는 100명을 부양해야 한다. 즉 생산가능인구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현실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 밖에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수가 감소하고, 병역 자원 역시 부족해질 것이다. 또 아이가 태어나지 않고 노인만 살다가 사라질 가능성이 큰 소멸 고위험 지역 수가 증가할 것이다.

Q 왜 우리나라는 저출산 국가가 됐을까?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는 백만 가지다. 그중에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은 출산 주체인 여성의 경험이다. 이를 중심으로 출산하는 여성의 파트너인 남성의 경험, 부부로서 하는 경험을 살펴봐야 한다. 출산율이 높은 다른 국가를 살펴보면 성평등이 이뤄져 있고,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며 다문화를 수용한다. 또 돌봄에 대한 투자, 사회적 돌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모두 복지국가로 비용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국가라고 볼 수 있다.

Q 비용 지원만으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
비용 지원과 함께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제도가 함께 가야 한다. 비용 지원을 필요조건이라고 한다면,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은 충분조건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삶의 만족도 수준이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Q 부모의 삶의 질을 높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일과 가정의 양립이 필요하다. 삶에 만족하거나 행복할 때 자녀를 낳을 생각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족 친화적 환경이 더해진다면 부모로서 삶의 만족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엄마의 경력 단절과 독박 육아, 아빠의 부양 부담 해소가 이뤄져야 한다. 동시에 사회적 돌봄 체계와 가족 친화 경영도 필요하다.

Q 돌봄의 부재가 양육의 부담을 크게 한다.
엄마의 육아휴직과 아빠의 육아휴직에는 차이가 있다. 아빠의 육아휴직 기간은 OECD 국가 중 가장 길지만 현실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 육아휴직을 길게 할 경우 업무가 보장되지 않는다거나 승진에 불이익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서유럽 복지국가에서는 육아휴직을 가능하면 짧게 하고, 유연 탄력 근무를 길게 하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또 국내의 경우 사회적 돌봄 체계가 영유아기와 초등학교 시기로 나뉜다. 영유아기 아동 돌봄 체계는 상당한 규모로 커졌지만, 초등 돌봄 체계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초등 돌봄 확대를 위해 늘봄학교가 등장했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 있기 때문에 실천만 남았다.

Q 맞벌이 부부의 경우 자녀를 돌볼 시간이 부족하다.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간 평균 근로시간은 2022년 기준 1,904시간으로 OECD 평균인 1,716시간보다 길다. 이는 누구를 만나 결혼하고 가족을 이루는 삶을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이 열악하고, 돌봄 시간이 부족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탄력 근무, 부양가족 지원 등 가족 친화 경영이 필요하다. 서유럽 복지국가에서는 아이가 1살이 되면 영유아 사회적 돌봄 체계에 아이를 맡기면서 부모는 유연 탄력 근무를 통해 아이와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취업 노동자로서 역할을 유지할 수 있다.

Q 저출산 문제 해결의 키워드 3가지를 꼽는다면?
부모의 일·가정 양립, 지역 균형 발전, 교육·노동 등 사회 개혁이다. 대한민국을 일과 가정 양립 사회, 성이 평등하면서 다양성을 수용하는 사회, 보편적 사회보장제도를 갖춘 복지사회, 공정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 지나친 경쟁과 교육열, 승자 독식, 학벌 위주의 흐름이 사라져야 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불균형이 완화돼야 한다.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유재이(프리랜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4년 05월호
2024년 05월호
기획
하은정 기자
취재
유재이(프리랜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