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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건강함을 꿈꾸는, 리스토어

을지로, 성수동, 다시 압구정 로데오까지 서울은 매일, 매시간 바뀌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힙하게 변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진을 남길 수 있는지 마치 경쟁을 하는 것처럼. 복잡하고 무엇이든 빠른 서울에서 여전한 동네가 있다면 바로 서촌이다. 자본에 잠식될 뻔한 위기를 금방 극복하고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는 서촌에, 서촌과 비슷한 결을 가진 리스토어가 오픈했다.

On August 2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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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토어는 제로 웨이스트 식료품점입니다. 이런 공간을 만든 이유가 있나요?
패션을 전공하고, 패션 회사에서 MD로 일했어요. 그러다 갑자기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NGO에서 일하게 됐죠. NGO에서는 해외 협동조합의 자립과 역량 강화를 위한 제품을 개발했어요. 원래 환경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는데 NGO에서 일하면서 더 생각이 많아졌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필요한 게 몇 가지 없다는 것도 깨달았죠. 원래 저는 굉장한 맥시멀리스트였어요. 점점 줄이다 보니 ‘제로 웨이스트’라는 개념도 알게 됐죠. 플라스틱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그때 제대로 인지했고요. 분리배출을 열심히 해도 재활용률이 10%밖에 안 된다는 사실에 충격도 받았어요. 플라스틱을 줄이기만 해도 환경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사업에 접목했어요.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고, 쉽게 소비할 수 있는 부분이 음식이잖아요. 그렇게 리스토어를 오픈하게 됐습니다.

메뉴 선정은 어떻게 했나요?
사실 저는 요리를 잘 못했어요. 친구들을 초대하면 거의 유일하게 해주던 음식이 두부 딜 스프레드였어요. 스프레드 종류를 좀 더 보충하고, 사람들이 주식으로 먹을 수 있는 그래놀라를 만들었죠. 그리고 사람들에게 좋은 제품을 소개하고 싶어 아로마티카의 제품을 구비했어요. 좋은 브랜드는 많지만 제가 설명하기도 편하고, 아로마티카 제품이 리스토어의 콘셉트와 잘 맞아서 좋았거든요.

‘리스토어’라는 이름의 의미는 뭔가요?
환경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로컬에 있는 작은 매장을 오픈하고 싶었어요. 저는 자연을 정말 좋아해요. 하늘, 계절마다 나는 각각 다른 냄새 등을 사랑하죠. 삶을 잘 즐기기 위해서는 자연이 아름답게 보존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까 안타깝죠. 지금은 회복이 필요한 시대라는 생각이 들어요. 리스토어(restore)에는 회복이라는 뜻이 있더라고요. 또 여기서는 일회용기를 사용하지 않고, ‘재’사용을 실천한다는 의미도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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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서촌인가요?
제가 여기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녔어요. 저를 만들어준 동네죠. 가장 익숙하고, 많이 개발되지 않으면서 인왕산 등 자연이 가까이 있다는 점에서 여기가 딱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출근길도 좋고, 이 동네는 그냥 걷는 것 자체가 정말 좋아요.

그로서리가 꽤 많이 생겼습니다. 리스토어만의 차별점은 뭔가요?
일단 리스토어에서는 재사용 용기를 가져와야 구입이 가능해요. 사람들이 환경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이 많진 않아요. 사실 저도 처음에는 용기가 많이 필요했어요. 편리하게 플라스틱통에 담거나 팩에 담아 팔면 훨씬 쉽고 많이 팔 수 있잖아요.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것들을 해보는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손님들은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겠네요.
그렇죠. 쇼핑백도 없고, 비닐도 없어요. 비건이고, 유기농을 소비하지만 비닐에 넣어 가고 싶을 수도 있거든요. 그냥 가는 손님도 있어요. 서로가 감수한 그 불편함이 자연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우리가 너무 편했잖아요. 분리배출을 할 때 보면 깜짝 놀라죠. 일단 우리 눈에서 사라지면 심각성을 잊는데 그게 어딘가로 다 가는 거니까요.

앞으로 리스토어의 계획은 뭔가요?
거창한 계획보다는 조금씩 신제품을 만들고, 결이 맞는 이들과의 협업 등을 준비하려고 해요. 곧 선드라이드토마토 페스토를 출시할 예정이에요. 보통 오일에 선드라이드토마토 담은 것을 많이 판매하는데 리스토어는 꾸덕꾸덕한 느낌을 살리려고 해요. 텀블러라는 허들이 있지만 음료도 만들고 싶고, 동네에서 스콘을 굽는 분과 깻잎콘, 바질콘을 만들어보려고 논의하고 있어요. 아직 자리를 잡는 과정이라 하나씩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옥인길 17
운영시간 화~토요일 오전 11시~오후 7시(일·월요일 휴무)
문의 0507-1380-2816

 

 리스토어 PICK 

  • 두부 딜 스프레드
    비건도 먹을 수 있는 비건 크림치즈로 리스토어의 시그너처 메뉴다. 유기농 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에 향이 좋은 허브 딜을 넣어 풍미가 좋다.

  • 깻잎 페스토
    유기농 제주도산 깻잎과 영월 잣으로 만들었다. 비건과 논비건이 있으며, 비건은 식물성 파르메산 치즈를 사용한다. 깻잎 김치의 묵직한 맛이 느껴진다.

  • 그릭 요거트
    상하목장 유기농 우유로 만든 요거트. 유산균만 넣어 은은한 단맛이 난다. 일부러 유청을 살짝 남겨 크리미한 식감을 살렸다. 그래놀라와 함께 먹기에 제격.

 

CREDIT INFO

에디터
서지아
진행
류창희(프리랜서)
사진
김정선, 퍼햅스투데이·모남희·아나브린 제공
2022년 08월호

2022년 08월호

에디터
서지아
진행
류창희(프리랜서)
사진
김정선, 퍼햅스투데이·모남희·아나브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