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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와 참고서 활용법

학습을 위해 구입해야 하는 책이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책값도 만만치 않게 지출된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교과서와 참고서 활용법.

On July 2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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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임(이하 ‘유’) 교과서 외에도 학습에 필요한 책이 너무 많아요. 일단 교과서를 통해 아이들이 어떤 부분을 학습하는 건가요?
김동명(이하 ‘김’) 사실 교과서는 기본적으로 모든 교육과정의 지침서입니다. 지침 없이 어떤 일을 진행한다는 건 힘든 법이잖아요. 아무리 사교육이나 선행학습이 판치고 남들보다 빨리 진도를 나가는 초우월 학습이 모두의 선망이라고 해도 교과서에서 제시하는 과정별 지침을 반드시 우선순위에 두고 공부해야 합니다.

그런데 왜 교과서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느끼는 걸까요?(웃음)
백재훈(이하 ‘백’) 교과서는 기본적인 교육과정을 담고 있다 보니 당연히 재미없고 따분합니다. 그런데 참고서는 조금 구성이 다릅니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하죠. 구구단을 예로 들어볼까요? 교과서는 2단부터 9단까지 모든 과정을 똑같이 설명해요. 수학에서 구구단이 가지는 의미도 원리만 설명해줍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볼 때는 정말 ‘노잼’입니다. 그런데 참고서를 보면,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7단과 8단을 쉽게 외우는 방법을 중심으로 설명해주고 있어요. 가려운 데를 팍팍 긁어주는 셈이죠.
하지만 교과서가 따분하다고 해도 무시해선 안 되는 대목이 바로 교과서에서 강조하는 교육목표입니다. 이걸 분명히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거든요. 구구단을 예로 잘 말씀해주셨는데, 참고서의 목표가 아이들이 구구단을 잘 외워 구구단 시험을 잘 치게 하는 것이라면, 교과서의 목표는 곱셈이라는 수학 원리가 도형의 면적이나 수의 확장에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이해시키는 거거든요.

그런데 교과서와 별도로 익힘책을 만든 이유는 뭔가요?
흔히 시험을 치거나 문제를 푸는 게 학생들의 순위를 매기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오해입니다. 문제 푸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배운 개념의 정확한 이해와 적용을 내면화하는 겁니다. 스스로 그 문제를 깨쳐야 한다는 거죠. 그래서 개념을 강조하는 교과서와 배운 내용을 스스로 자기 것으로 만드는 익힘책이 존재하는 겁니다. 한 권으로 만들어도 되겠지만 그러면 교과서가 너무 두꺼워지겠죠.(웃음)
교육학과 관련된 연구를 보면 같은 시간에 주어진 단어를 무조건 외운 학생보다 중간중간 자신이 암기한 내용을 테스트하면서 외운 학생의 학습 효율성이 훨씬 높았다고 해요.

그렇다면 교과서와 참고서를 어떻게 활용해야 효율이 높아질까요?
교과서가 중요하다고 굳이 교과서만 이용해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요? 참고서만 활용하다가 교과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넘어가는 게 문제지, 참고서로 학습 효율성을 높이는 건 좋은 선택입니다. 참고서뿐만 아니라 교과 내용과 관련된 다양한 책을 직접 찾아보고, 인터넷의 TED 강의나 학습 자료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학습 태도예요. 보통 학교에서 선택한 교과서의 출판사에 따라 참고서를 선택하면 됩니다. 문제집은 난이도별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일 기본적인 학습은 참고서 한 권과 문제집 한 권이 교과서와 하나의 세트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렇게 한 세트를 활용하면서 공부하는 게 필요합니다.
참고서는 교과서 출판사별로 정해져 있어 괜찮지만,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것이 문제집을 어떻게 선택하느냐는 거예요. 특히 수학 문제집의 경우 기본과 심화 과정 등 난이가 다른 문제집이 있는데, 학부모들은 가급적 고난도 문제집을 풀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요. 그래야 수학적 재능이 남들보다 앞서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공부 잘하는 학생이 어려운 문제집을 푸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무조건 어려운 문제를 푼다고 공부를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게 딜레마죠. 어려운 문제를 잘 풀어야 변별력 있는 문제에서 점수를 얻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자꾸 실력보다 조금은 어려운 문제집을 풀게 하고 싶은데, 좋은 체크 방법이 없을까요?
고등학생들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 문제집의 30문제를 푸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체크해보는 겁니다. 수능시험은 100분 동안 30문제를 풀도록 요구하는데 이 정도가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표준적인 시간과 난이도인 셈이죠. 어떤 학생이 A라는 문제집의 30문제를 푸는 데 30분~1시간 정도 걸렸다고 칩시다. 이 학생은 문제를 빨리 푸는 게 아니라, 자신의 수준에 너무 낮은 문제집으로 공부하고 있는 거죠. 반면 2시간 동안 10문제밖에 못 푸는 문제집으로 공부하고 있다면, 실력에 비해 난도가 너무 높은 문제집을 선택한 겁니다. 그럴 경우 과감히 교재를 바꾸는 게 좋습니다. 

교과서나 참고서 외에도 아이들이 봐야 할 책이 너무 많습니다. 흔히 책 좋아하는 아이들이 공부 잘한다는 얘기를 하는데요, 독서와 학습은 떼어놓을 수 없는 거겠죠?
아이들이 하는 공부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정보를 수용하고 분석한 뒤 자신의 생각과 결합시켜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과정입니다. 단순히 많은 정보를 받아들여 머릿속에 저장하는 것이 공부의 전부가 아닌 거죠. 초·중학교 과정에서는 수업 내용을 다 기억하고만 있어도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내요. 하지만 고등학교에 가는 순간 교과 학습의 범위와 질이 방대하게 넓어집니다. 그래서 단순히 암기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겁니다. 받아들인 정보를 효율적으로 정리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학습에 절대적으로 필요하죠. 그런 능력을 키워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입니다. 그런데 남들이 좋다는 어떤 책을 읽는다고 해서 마법처럼 아이들이 똑똑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독서를 통한 공부 체력의 차이는 금방 드러나지 않습니다. 서서히 쌓여가는 거죠. 그 차이를 느꼈을 때는 이미 극복이 불가능합니다. 단기간에 키울 수 없는 능력이라는 얘기죠. 그러니 독서하는 습관도 꾸준히 몸에 배어야 합니다.
물론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라고 해서 무조건 공부를 못 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른 책에는 관심이 없지만, 수업 내용에 집중하며 잘 받아들이는 아이도 있거든요. 그런 아이는 학습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끊임없이 찾아보고 자기 것으로 만드는 특성이 있습니다. 보통은 어린 시절부터 이어온 꾸준한 책 읽기를 통해 그런 습관이 형성되는데, 다른 형태로 공부 체력을 키워간 경우죠.

점수를 잘 받는 것과 공부 체력을 키우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말씀이네요.
중1 학생의 어머니가 아빠와 아들이 너무 친해 아빠 퇴근 후에는 둘이 붙어 있느라 책 읽을 시간도 없다며 상담을 신청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한테 아빠랑 뭘 하냐고 물었더니 같이 판타지 소설을 쓴다는 거예요. 그래서 어머니에게 아무 걱정 말라고 돌려보냈습니다. 아마 학생은 판타지 소설을 쓰기 위해 아버지와 같이 수많은 자료를 검색하고, 등장인물을 분석하고, 스토리 라인을 유지하는 고도의 지적 활동을 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냥 책을 읽는 것보다 훨씬 수준 높은 작업이죠. 학생의 아버지는 꽤 유명한 로펌의 변호사로 학습의 본질을 잘 이해하고 있었던 겁니다.

어떤 책을 어떻게 활용해야 진정한 공부 체력을 기르는 독서가 될지 학년별로 참고할 만한 방법이 있을까요?
일단 고전 명작을 읽혀야 한다는 강박으로 독서 목록을 만들지 마세요! 고전의 정의가 ‘모든 사람이 알고 있지만, 아무도 읽지 않은 책’이라는 농담도 있어요. 거실에 전집 시리즈를 꽂아놓고 하나씩 해치우듯이 의무감으로 책을 읽게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책이 재미있고 흥미로운 존재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죠. 학년에 따라 독서 리스트를 만들기보다는 아이의 관심사에 맞는 책을 읽게 하는 게 제일 좋겠지요. 부모가 직접 책을 읽고 추천하는 모습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감동적으로 읽었던 책을 권하는 것도 좋습니다.
초등학교 3~4학년 때부터는 모국어로 된 문학작품을 많이 읽게 해주세요. 다양한 어휘와 표현에 익숙해지는 길이니까요. 그런데 한국 문학작품을 읽히라고 하면 부모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표본실의 청개구리’나 ‘메밀꽃 필 무렵’입니다. 현대 작가 중에도 성석제, 김훈, 김영하, 한강 등 좋은 작가가 얼마나 많은데 왜 100년 전 작품을 아이들에게 권할까요? 마치 한국의 대중음악에 대해 연구하라고 했더니 방탄소년단이 옆에 있는데 이미자와 김정구를 떠올리는 격이죠.
중학교 이후에는 다양한 비문학 서적을 통해 자신의 꿈과 롤모델을 찾아 나가게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역사에 관련된 <사피엔스>의 유발 하라리, ‘크리스퍼(유전자 가위)’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제니퍼 다우드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쓴 책을 통해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면 좋겠지요.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고전에만 매달리지 마세요. 무엇보다 저의 개인적 추천은 중학교 때 대하소설에 한번 도전해보도록 권유하는 겁니다. <삼국지>가 가장 대표적인 대하소설이지만, 일본의 대표적인 역사소설 <대망>이나 한국의 <토지> 같은 작품도 참 좋습니다. 물론 완독이 힘들 정도로 길지만 학생들에게 평생 기억될 경험일 겁니다.
대하소설은 보통 10권 이상의 분량에 수백 명 정도 되는 등장인물 때문에 스토리 진행을 놓치기 쉽습니다.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독해력과 독서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게 되는 거죠.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의 현실에 비춰볼 때 고등학교 진학 이후에 대하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요. 결코 시간적 여유가 안 될 겁니다. 중학교 때 대하소설 도전 같은 독서의 경험이야말로 고등학교 진학 이후 다양한 학습 과정에서 독해력은 물론 ‘문해력’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동영
㈜다선교육 대표
더학원 입시연구소 대표
전 ㈜타임교육 학원사업본부장
전 시사저널 교육 주간

백재훈
㈜다선교육 입시연구소장
전 ㈜유레카 논술 총괄 본부장
전 ㈜타임교육 미래탐구 입시연구소장

유정임
㈜뉴스1 부산경남 대표
<아이가 공부에 빠져드는 순간> 저자
전 (재)부산영어방송 제작국장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유정임(교육 칼럼니스트)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07월호

2022년 07월호

에디터
하은정
유정임(교육 칼럼니스트)
사진
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