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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춘절 풍경

대만인의 최대 명절, 춘절이 다가온다.

On February 1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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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인들은 춘절에 세뱃돈과 함께 받은 복권을 긁거나 자신의 행운을 점친다.


지금 대만의 거리는 빨갛게 물들어가고 있다. 1년 중 최대 명절인 춘절맞이를 준비를 하는 것이다. 올해 대만의 춘절은 2월 10일부터 16일까지다. 우리나라의 설날과 일정이 겹치지만 3~5일을 쉬는 한국과 달리 대만에서는 7~10일간 쉰다.

명절 기간이 긴 만큼 한 달 전부터 준비에 들어간다. 춘절 때 먹는 음식부터 쓰이는 물건 모두를 일컬어 녠훠〔年貨〕라고 하는데 1월이 되면 이를 마련하느라 분주한 대만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대만 최대 규모의 시장 ‘디화제’에는 오직 이를 위한 섹션이 따로 마련되기도 한다. 손님을 맞기 전 집 안을 깨끗하게 치우고, 춘롄〔春聯〕으로 집 안 곳곳을 꾸민다. 우리가 흔히 대만 하면 떠올리는 ‘복(福)’ ‘춘(春)’ 글자가 쓰인 빨간 종이가 춘롄인데, ‘복이 들어오길’ ‘모든 일이 순조롭게 되기를 바란다’는 등 다양한 의미를 담은 글귀가 쓰여 있다. 이를 대문, 현관문, 벽, 천장 등 장식할 수 있는 곳마다 붙여 한 해의 복을 기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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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운을 없앤다는 의미로 터뜨리는 폭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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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는 좋은 일이 있을 때 빨간 봉투에 돈을 넣어 주는 풍습이 있다.


춘절 연휴가 시작되면 대부분의 사람이 고향을 찾아 타이베이 시내는 오히려 한산해진다. 고향을 찾은 이들은 빨간 봉투 속에 돈을 넣어 부모님, 조부모님, 사촌, 조카들에게 ‘홍빠오’를 나눠준다.

우리나라의 세뱃돈 풍경과 비슷하지만 그 범위가 훨씬 넓다는 점에서 다르다. 부모님께 드리는 돈은 기본 3600NTD(약 14만 원)이며 6600NTD(약 26만원), 1만 NTD(약 40만원) 단위로 올라간다. 아이들에게는 보통 600NTD(약 2만 3000원)를 준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5만원, 10만원처럼 딱 떨어지는 액수로 봉투를 채우지만 대만에서는 6, 8로 끝나는 액수가 주를 이룬다. 이를 행운의 숫자라 여기기 때문이라고. 이때 4라는 숫자는 절대 들어가면 안 된다. 죽음을 의미하는 글자와 발음이 같아서다. 홍빠오 속에는 돈과 함께 스크래치 복권을 넣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춘절 기간 내내 복권 가게는 줄지어 서 있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1등에 당첨돼 대박 난 사람들의 얘기도 뉴스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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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福), 춘(春) 자가 쓰인 빨간 종이와 연등을 집 안 곳곳에 달아 손님맞이를 한다.


외식이 익숙한 대만인이지만 춘절 연휴에 문을 열지 않는 식당이 많기 때문에 집에서 다양한 명절 음식을 요리해 먹는다. 춘절 식탁 메뉴로 빠지지 않는 음식은 생선이다. 음식마다 의미가 있는데 생선을 뜻하는 글자 ‘어(漁)’가 남다는 뜻의 글자 ‘여(餘)’와 발음이 같아서 한 해가 더 넉넉해지라는 뜻으로 여긴다.

식사를 다 마친 후에는 달콤한 사탕을 가족과 함께 나눠 먹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사탕, 초콜릿 같은 주전부리를 나눠준다. 대만에 3년 넘게 살면서 이 사탕을 먹는 문화가 가장 색다르게 느껴졌는데, 인생의 달콤함을 맛보라는 뜻에서 유래된 문화라고 한다.

춘절 연휴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또 하나 있다. 폭죽이다. 귀신을 쫓고 복운을 불러온다는 의미에서 행해지는 것인데 최근 춘절 연휴 내내 사방에서 터지는 폭죽 때문에 소음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요즘은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하는데 아직 지속되는 듯 보인다. 시끄러운 폭죽 소리에 익숙해질 무렵이면 춘절 연휴는 끝이 난다. 한국과 대만의 명절 연휴는 사뭇 다르지만 어느 나라나 똑같이 가족이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글쓴이 유미지

<코스모폴리탄> <M25> 등의 매거진에서 피처 에디터로 일하며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글을 썼다. 대만에서 사업하는 남편을 따라 삶의 터전을 옮긴 뒤, 이곳저곳에 글을 기고하며 디지털 노매드로 살고 있다.

CREDIT INFO

에디터
하은정
유미지
사진
유미지, 언스플래시닷컴
2021년 02월호

2021년 02월호

에디터
하은정
유미지
사진
유미지, 언스플래시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