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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 전쟁 전면전 득과 실

‘경제 보복’을 감행한 일본에 대해 한국 정부가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고시 개정안을 내놓음에 따라 양국 관계가 본격적인 전면전 양상을 띠게 됐다.

On September 0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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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 일본 총리를 규탄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 일본 총리를 규탄하고 있다.


일본이 자국의 백색국가(수출 우대국)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지 한 달여 만이고, 관련 법 개정안을 공포한 지 5일 만에 한국도 비슷한 조치를 내놓으면서 양국이 직접적으로 맞붙게 됐다. 정부는 지난달 초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이뤄진 후 끈질긴 설득과 설명 작업을 이어왔지만, 양국 간 갈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더는 일본과 무역 부문에서 공조 관계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이 같은 조치를 내놓았다. 다만 이번 조치가 일본에 대한 ‘상응 조치’는 아니고 국내법·국제법상 적법하게 개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양국 간 갈등이 ‘치킨게임’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성윤모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은 “전략물자 수출통제 제도는 국제수출통제체제의 기본원칙에 부합하게 운영돼야 한다”며 “국제수출통제체제의 기본원칙에 어긋나게 제도를 운용하고 있거나 부적절한 운영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국가와는 긴밀한 국제 공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화 거부한 일본에 ‘맞불’ 카드

정부가 발표한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은 일본이 자국의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한 것처럼 한국의 백색국가 명단에서 일본을 제외하는 내용을 담았다. 앞서 일본은 8월 7일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공포하면서 수출지역 분류 체계를 백색국가와 일반국가에서 A, B, C, D 등 4개로 세분화했다. 기존 백색국가는 그룹 A에 속하고, 한국은 그룹 A에서 B로 강등됐다. 그룹 A는 핵물질 관련 핵공급그룹(NSG), 화학·생물학 무기 관련 오스트레일리아 그룹(AG), 미사일·무인항공기 관련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일반 무기 및 첨단 재료 관련 바세나르체제(WA) 등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 가입국이면서 일정 요건을 충족한 국가다. 그룹 B는 A처럼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에 가입했으나 일본 정부의 판단에 따라 A에서 제외된 나라가 속한다. 그룹 B는 그룹 A가 받을 수 있는 ‘일반 포괄허가’와 유사한 ‘특별 일반 포괄허가’를 받을 수 있긴 하지만, 그룹 A와 비교해 포괄허가 대상 품목이 적고 그 절차가 한층 복잡하다.

한국의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안 역시 지역을 세분화하고 일본의 등급을 한 단계 낮추는 등 일본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과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수출지역은 기존의 가·나 지역에서 가의1·가의2·나 지역으로 나누고 일본을 새로 신설된 가의2 지역에 넣었다. 가의1 지역은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에 가입한 기존의 가 지역 국가가, 가의2 지역은 일본처럼 가의1 지역의 조건을 갖췄지만 수출통제 제도를 부적절하게 운용해 가의1에서 제외된 나라가 들어간다.

주요 외신들은 지난 8월 12일(현지 시간) 한국이 일본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기로 한 조치를 전하며 이번 사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의 조치는 8월 2일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비슷한 조치를 했을 때부터 예상됐다면서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마주 앉아 서로 잘 지내야 한다’고 촉구했음에도 양국 모두 곧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란 새로운 증거를 워싱턴에 제공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게 화해와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촉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어서 <뉴욕타임스>는 “과거에는 한일 간 외교 분쟁이 고조되지 않도록 워싱턴이 종종 막후에서 개입해왔다”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분석가들로부터 현재의 균열을 봉합하기 위해 나서기를 꺼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CNN 방송도 이날 “한국은 이미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하고 있는 이웃과의 분쟁을 고조시켰다”고 보도했다.

CREDIT INFO

취재·사진
박철중 기자(여성경제신문)
기사제공
여성경제신문
2019년 09월호

2019년 09월호

취재·사진
박철중 기자(여성경제신문)
기사제공
여성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