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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새로운 시대의 시작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5G(5th Generation)가 4월 3일 한바탕 ‘소동’을 벌이며 세계 최초로 공식 개통됐다.

On April 2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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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직영점에서 LG유플러스 ‘갤럭시 S10 5G’ 1호 고객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제공

종로직영점에서 LG유플러스 ‘갤럭시 S10 5G’ 1호 고객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LG유플러스 제공

세계 최초 타이틀 무색

우리나라와 경쟁을 벌이던 미국 버라이즌이 당초 예정일이던 4월 11일에서 4일로 앞당겼다는 정보가 입수되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사, 단말기 제조사들이 상용화 개시 일정을 서둘러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1일 기업 간(B2B)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지 4개월하고 사흘 만의 일이다.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개인들에게 서비스함에 따라 해외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주재하고 있는 외신기자 클럽 소속 기자들 외에도 미국, 일본, 중국뿐만 아니라 스페인, 중동의 알자지라 등 약 30개 매체 50명의 외신기자들이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5G 출시 행사들을 밀착 취재하며 한국의 5G 개통 소식을 발 빠르게 전했다.

5G 이동통신의 특징은 초고속·초대용량·초저지연(超低遲延)·초연결이다. ‘초저지연’은 사물 통신에서 전달 시간이 매우 짧은 것을 의미하고, ‘초연결’ 사회는 일상생활에 정보 기술이 깊숙이 들어오면서 모든 사물이 그물망처럼 인간과 연결된 사회를 말한다. 5G는 이론적으로 1초에 최대 20Gbps(초당 기가비트) 속도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2GB 용량의 HD(고화질)급 영화를 다운로드하는 데 0.8초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인터넷을 이용할 때 멈춤 현상을 나타내는 지연성도 1ms(밀리세컨드, 1,000분의 1초)가 구현돼 이용자 입장에서는 인터넷이 끊어진다는 느낌을 거의 받지 않게 된다. 이처럼 5G는 초고속의 초대용량 데이터가 멈춤 없이 모바일에서 구현돼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통신이 가능한 사물과 사물 간에도 이동통신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초(超)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장밋빛 기대를 가지고 우리나라가 야심 차게 스마트폰용 5G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개통했지만,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가장 먼저 정상적인 5G 서비스를 더디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는 기지국 설치의 부족이다. 통신을 원활하게 중계해야 할 시설 부족 때문에 5G를 먼저 사용해보려고 개통한 이용자들은 비정상적인 초고속·초저지연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통신사들의 5G 기지국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광역시를 중심으로 설치됐다. 또한, 기지국 송수신 장치 10개 가운데 9개가 대도시에 설치돼, 지방의 경우 5G 서비스 이용을 엄두조차 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5G 기지국 신고 장치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3일 기준 전국 17개 시·도에 있는 8만 5,261개 기지국 장치 중 85.6%인 7만 2,983개가 서울·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 몰려 있다. 송수신 장치가 3만 8,213개로 가장 많은 SK텔레콤은 대도시 비중이 80%에 달했고, KT(3만 5,264개)는 86.9%였다. LG유플러스는 1만 1,784개가 모두 대도시에 만들어졌다.

또한 이통 3사의 기지국당 송수신 장치는 평균 1.9개로, 360도를 커버하기 위해 필요한 3개에 미달했다. 1만 5,207개 기지국을 보유한 SK텔레콤은 기지국당 2.5개의 송수신 장치를 설치했으며, KT(1만 7,236개)는 2.0개였다. LG유플러스는 1만 1,784개인 기지국과 송수신 장치 수가 비슷해 1.0개에 불과했다.

변 의원은 “5G 상용화 초기인 만큼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현재 5G 서비스 제공 지역 정보를 정확히 제공해 5G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국민들의 피해와 혼란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EXO’, 김연아 등 각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인사 6명의 5G 서비스 개통을 완료했다.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EXO’, 김연아 등 각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인사 6명의 5G 서비스 개통을 완료했다.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EXO’, 김연아 등 각 분야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인사 6명의 5G 서비스 개통을 완료했다. / SK텔레콤 제공

KT 5G 1호 가입자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KT 제공

KT 5G 1호 가입자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KT 제공

KT 5G 1호 가입자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KT 제공

아직은 LTE와 차별 못 느껴

커버리지(보급률)와 더불어 설사 5G에 연결이 되더라도 송수신 속도가 기존 LTE와 큰 차이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 일부 이용자가 5G폰을 들고 서울시청 주변을 돌아본 결과 시시때때로 5G와 LTE가 전환되기 바빴고, 시청 앞 플라자 호텔 맞은편에서는 아예 LTE만 잡혔다고 한다. 서울시청 주변에서 신호가 잡혔을 때 스마트폰 속도 측정 앱 ‘벤치비’로 측정해보니 다운로드 속도가 146Mbps(초당 메가비트), 업로드 속도가 38.6Mbps, 지연 속도가 31.3ms였다. 현재 이용할 수 있는 5G 서비스 최고 속도가 2Gbps이고 LTE의 최고 속도가 1Gbps인 점을 감안했을 때 LTE 대비 빠른 속도를 강조할 수 없는 수준이다. 주거 지역은 말할 것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통신사 관계자는 “5G 주파수 특성이 직진성이 강해 근처에 빌딩이 있을 때 음영 지역이 많이 생긴다”며 “초기여서 기지국을 아직 한참 많이 깔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용자가 모인 네이버 카페 등에는 “5G를 써보려고 넘어왔는데 서울 시내에서도 이용할 수가 없다” “정신 건강을 위해 LTE로만 이용하고 있다” “화병이 날 지경이다”라는 불만이 대다수였다.

단말기(전화기)에서 원활치 못한 통신 전환도 문제가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초기 5G는 기지국의 부족으로 5G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경우 LTE로 빠른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갤럭시 S10 5G’처럼 5G 신호를 잡다가 LTE로 전환됐을 때 데이터가 끊기는 현상이 통신 3사를 막론하고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소비자는 전화 통화에서도 문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소비자들의 VOC(고객의 소리)를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용자들은 “5G가 잡히지 않으면 자동으로 LTE가 잡히면서 인터넷이 돼야 하는데 계속 끊긴다” “다시 네트워크를 연결하려면 여러 번 재부팅을 해야 한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는 5G 커버리지의 제한으로 스마트폰에서 5G 신호가 잡히지 않는 것, 5G 속도가 느린 것과는 다른 문제다. 갤럭시 S10 5G는 5G 통신이 지원되지 않는 곳에서는 4G로 전환할 수 있도록 4G, 5G 안테나를 2개 장착해 2개의 신호를 같이 받아들인다. 지금도 3G와 4G를 왔다 갔다 할 때 지연을 거의 느낄 수 없는 것처럼, 5G와 4G 간 전환도 사용자가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 정상이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단말에서 기지국 신호를 더 빨리 받을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으나, 소비자들은 해당 업데이트를 한 단말에서도 여전히 LTE 전환 시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같이 불만이 잇따르지만 통신사와 제조사는 서로 책임을 미루는 양상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단말에서 통신 전환을 원활하게 처리하지 못할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고, 단말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제조사가 할 수 있는 관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이미 진행했다”며 “각 통신사에서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5G 기지국이 적은 것이 문제라기보다 통신사 망의 최적화가 덜 끝나 기지국과 기지국 사이의 신호 릴레이가 유기적으로 되지 않는 문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요금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KT의 경우 이동통신업계 최초로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내놨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사용량에 따라 데이터를 제한할 수 있는 조항을 만들어놓아 논란이 일었다. 4월 7일 KT는 ‘KT 5G 슈퍼플랜’ 요금제 3종을 월 8만〜13만원에 출시하면서 국내에서 속도 제한 없이 데이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KT의 ‘데이터 FUP(Fair Use Policy·공정사용정책)’ 조항에는 2일 연속으로 일(日) 53GB를 초과해 사용하는 경우 최대 1Mbps(초당 메가비트)로 데이터 속도 제어를 적용하고 이용 제한, 차단 또는 해지될 수 있다는 단서가 들어 있다. 단시간 대용량 데이터를 유발하는 서비스 사용으로 네트워크 부하가 발생해 일반 이용자의 품질 저하가 발생하는 등 네트워크 과부하를 유발하는 경우에도 데이터 속도 제어 적용 등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도 FUP 조항을 154페이지짜리 약관에 한 줄만 포함한 채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지 않아 불완전 판매 논란이 일었다. 2년간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적용하는 SK텔레콤은 일반 사용자의 ‘일 한도 상한’이 없다.

논란이 일자 KT와 LG유플러스는 일 사용량을 제한하는 조항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많은 가입자가 제한에 걸릴 수 있는 용량이라면 공정 사용이 아닌 요금제 데이터량으로 표기해야 한다”며 “네트워크 과부하 명목으로 일 사용량 한도 제한을 걸어둔 것은 5G 네트워크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CREDIT INFO

취재
박철중 기자(여성경제신문)
기사제공
여성경제신문
2019년 05월호

2019년 05월호

취재
박철중 기자(여성경제신문)
기사제공
여성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