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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ER’S STORY

무한한 상상의 세계, 프론트

멤버들의 뛰어난 상상력과 나날이 발전하는 신기술을 결합해 누구나 깜짝 놀랄 만한 디자인을 창조해내는 디자인 그룹. 바로 ‘프론트’다.

On February 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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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말이 서 있는 스탠드, 물감을 쭉 짜놓은 듯한 의자, 쥐가 갉아먹은 자국이 그대로 패턴이 된 벽지…. 모두의 상상을 뛰어넘는 아이템을 만들어낸 이들은 바로 스웨덴 국적의 디자인 그룹, ‘프론트(Front)’다. 2003년, 소피아 라예르크비스트(Sofia Lagerkvist), 샤를로트 폰데란켄(Charlotte von der Lancken), 안나 린드그렌(Anna Lindgren), 카샤 사브스트롬(Katja Savstrom)이 모여 결성한 프론트는 스톡홀름의 디자인 학교인 콘스트파크(Konstfack)에서 산업디자인 석사 과정을 공부한 친구들이 졸업 작품을 함께한 것을 계기로 모이게 됐는데, 현재는 안나와 소피아만 활동하고 있다. 두 사람은 대부분의 디자인 그룹이 분야를 나눠 일하는 것과 달리 아이디어를 내는 디자인 초기부터 최종 작품이 나오기까지 모든 과정을 공동으로 작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스톡홀름 가구 박람회에서 첫 전시회를 열자마자 당시 가장 핫한 디자인 그룹인 드룩(Droog)의 주목을 받으며 2005년에 함께 전시를 열었고, 2007년에는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미래의 디자이너상을 수상하며 디자인 세계에 빠르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오이(Moooi), 비트라(Vitra), 카르텔(Kartell), 스웨데세(Swedese) 등 모든 디자이너들이 꿈꾸는 브랜드들과 일하고 있으며 이들의 디자인은 모마,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등에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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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엉덩이를 닮은 모로소의 ‘애너멀리’ 체어.

동물의 엉덩이를 닮은 모로소의 ‘애너멀리’ 체어.

현실이 된 판타지

프론트의 디자인은 공개될 때마다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는데, 그 뒤에는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는 그들의 도전 정신이 숨어 있었다. 2005년에 공개된 ‘스케치 퍼니처(Sketch Furniture)’ 프로젝트가 그 시작이었는데, 디자이너가 처음 그린 스케치에 담긴 제품의 직관적인 특징을 포착해 아직은 불완전하지만 매력적인 형태를 진짜 가구로 만드는 것이다. 흰색 물감을 쭉 짜서 만든 것 같은 독특한 느낌의 가구와 조명은 레이저 펜으로 공중에 그린 스케치를 애니메이션에 사용하는 모션 캡처 기술로 포착하고 3D 프린팅을 거쳐 제작된 것으로, 당시에는 기획도, 제작 과정도 모두 획기적이었다. 또한 모오이의 ‘블로 어웨이(Blow Away)’ 꽃병은 네덜란드 전통의 델프트 도자기를 디지털화하고 3D 소프트웨어를 통해 몇 가지 변수를 더한 후 데이터에 강풍 시뮬레이션을 넣어 바람에 날린 듯한 꽃병으로 완성한 것이다. 이 꽃병 안에 꽃과 식물을 꽂으면 그들 역시 자연스럽게 거친 바람에 날리는 것처럼 돼버린다. 이렇듯 프론트는 기술의 힘을 더해 자신들의 상상 속 판타지를 진짜 현실로 만들어내고 있다.

1 구름 모양의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케이크. 2 강풍에 날아갈 듯한 모오이의 ‘블로 어웨이’ 꽃병.

1 구름 모양의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케이크. 2 강풍에 날아갈 듯한 모오이의 ‘블로 어웨이’ 꽃병.

1 구름 모양의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케이크. 2 강풍에 날아갈 듯한 모오이의 ‘블로 어웨이’ 꽃병.

1 돼지가 테이블을 받치고 있는 모오이의 ‘피그’ 테이블. 2 다리가 작은 테이블이 되는 오펙트의 ‘듄’ 소파 스케치. 3 실제 나무 같은 패브릭을 씌운 모로소의 ‘소프트 우드’ 벤치.

1 돼지가 테이블을 받치고 있는 모오이의 ‘피그’ 테이블. 2 다리가 작은 테이블이 되는 오펙트의 ‘듄’ 소파 스케치. 3 실제 나무 같은 패브릭을 씌운 모로소의 ‘소프트 우드’ 벤치.

1 돼지가 테이블을 받치고 있는 모오이의 ‘피그’ 테이블. 2 다리가 작은 테이블이 되는 오펙트의 ‘듄’ 소파 스케치. 3 실제 나무 같은 패브릭을 씌운 모로소의 ‘소프트 우드’ 벤치.

스케치를 그대로 가구로 만든 ‘스케치’ 프로젝트.

스케치를 그대로 가구로 만든 ‘스케치’ 프로젝트.

스케치를 그대로 가구로 만든 ‘스케치’ 프로젝트.

잠자는 펭귄의 모습을 담은 비트라의 ‘레스팅 애니멀’ 시리즈.

잠자는 펭귄의 모습을 담은 비트라의 ‘레스팅 애니멀’ 시리즈.

잠자는 펭귄의 모습을 담은 비트라의 ‘레스팅 애니멀’ 시리즈.

동물을 사랑한 디자이너들

프론트는 언제나 동물의 생김새와 생활에 관심이 많았고, 이러한 성향은 그들의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특히 2006년에 모오이와 함께한 ‘애니멀(Animals)’ 시리즈는 1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그들의 대표작으로 회자될 정도다. 모오이의 수장인 디자이너 마르셀 반더스(Marcel Wanders)가 프론트에게 “우리 할머니도 좋아할 만한 조명을 만들어주세요”라고 했다는 말은 꽤 유명한데, 그 주문에 프론트는 실제 크기만큼 커다란 말이 서 있는 ‘호스 램프(Horse Lamp)’, 돼지가 테이블을 받치고 있는 ‘피그 테이블(Pig Table)’ 같은 유쾌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또한 프론트는 비트라의 ‘레스팅 애니멀(Resting Animals)’을 완성하기 위해 다양한 동물이 어떻게 휴식을 취하고 겨울잠을 자는지 체계적으로 관찰했고, 이를 통해 스툴이나 오토만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니트 커버를 씌운 곰, 세라믹 소재의 펭귄과 고양이 등을 만들었다. 가장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동물들의 모습은 보는 사람마저 평화롭게 만든다. 모로소(Morosso)의 ‘애너멀리(Anomaly)’ 체어는 마치 고개 숙인 동물의 등과 엉덩이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부드럽고 폭신한 폼을 감싸고 있는 내추럴 톤의 가죽은 보기만 해도 편안하다. 게다가 프론트는 놀랍게도 동물들과 실제로 프로젝트를 함께하기도 했다. 쥐가 벽지를 갉아먹게 해서 남은 자국을 패턴으로 만든 ‘랫 월페이퍼(Rat Wallpaper)’가 대표적이며, 뱀에게 점토 덩어리를 온몸으로 휘감게 해서 남은 모양으로 옷걸이를 만들거나 눈 위를 걸어간 개의 발자국으로 도자기 꽃병을 만들기도 했다. 프론트는 이 프로젝트를 놓고 “때로는 동물들에게 ‘우리 좀 도와줘’라고 부탁하면 그들은 ‘물론이지, 도와줄게’라고 흔쾌히 대답한다”라며 유쾌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실제 크기의 말이 서 있는 모오이의 ‘호스’ 램프.

실제 크기의 말이 서 있는 모오이의 ‘호스’ 램프.

실제 크기의 말이 서 있는 모오이의 ‘호스’ 램프.

크레파스로 서툴게 색칠한 듯한 모오이의 ‘스크리블’ 러그.

크레파스로 서툴게 색칠한 듯한 모오이의 ‘스크리블’ 러그.

크레파스로 서툴게 색칠한 듯한 모오이의 ‘스크리블’ 러그.

상상력이 만드는 즐거운 세계

프론트는 사람들이 ‘이런 물건이 있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하고 한 번쯤 생각했을 법한 것을 실제로 만들어낸다. 보기만 해도 폭신폭신한 구름 모양의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케이크, 실제로 체스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모오이의 ‘체스(Chess)’ 사이드 테이블, 어린이가 색연필로 거칠게 낙서한 듯한 모오이의 ‘스크리블(Scribble)’ 러그, 거칠게 자른 통나무로 만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나무 패턴의 패브릭으로 커버링한 모로소의 ‘소프트 우드(Soft Wood)’ 벤치, 소파의 다리가 곧 작은 테이블로 연결돼 있어 여러 사람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각자의 업무도 볼 수 있는 오펙트(Offect)의 ‘듄(Dune)’ 소파 등이 그렇다. 그들은 이외에도 조명 갓이 공중에 떠 있다거나 서랍들이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은 수납장, 쿠션이 잔뜩 구겨진 것처럼 보이는 소파 등 마치 마술 같은 디자인을 공개하기도 했다. 프론트는 이처럼 ‘프론트가 아니라면 불가능할 것 같은 디자인’을 선보이며 데뷔 후 지금까지 자신들의 이름처럼 늘 ‘선두에’ 서 있었다. 한 인터뷰를 통해 “별 뜻은 없다. 단지 누구나 부르기 쉬워서”라고 그룹 이름의 선택 이유를 밝혔지만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그들의 행보가 이름과 아주 잘 맞아가고 있다.

CREDIT INFO

정윤주
사진제공
모로소(02-3442-1952), 웰즈(02-549-7911), 챕터원(02-517-8001), 프론트 공식 홈페이지(www.frontdesign.se)
2019년 02월호

2019년 02월호

정윤주
사진제공
모로소(02-3442-1952), 웰즈(02-549-7911), 챕터원(02-517-8001), 프론트 공식 홈페이지(www.frontdesign.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