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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이윤석 아내 한의사 김수경 셀프 건강법 열한 번째

약이 되는 술

On September 03, 2014


사실 저는 술이 세지도 않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지만 가끔씩 상비약처럼 요긴하게 사용하는 때가 있는데요. 오늘은 술도 잘 쓰면 약이 되는 이치에 대해 소개할까 합니다. 주부들은 이삿짐을 정리하거나, 제사상을 차리거나, 대청소를 하고 나면 한 번씩 근육통을 앓게 되는데요. 평소 허리나 목에 통증이 있던 분들은 이렇게 큰일을 하고 나서 일주일씩 고생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이런 경험을 하면 일이 겁나거나 꾀가 나게 되는데요. 이런 경우 저는 집에 있는 와인이나 복분자주 등 아무 술이나 한 모금 마시고 바로 잠을 잡니다. 다음 날이면 굉장한 근육통이 있을 것 같은 노동량이었지만 도리어 몸이 가벼운 아침을 맞을 수 있거든요.

실제로 육체노동을 많이 하시는 분들을 보면 그날의 피로를 술과 돼지고기로 푸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술 없이는 일하기가 힘들다고 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술은 영양학적으로 당이라는 에너지를 보충할 뿐만 아니라 한의학적으로는 경락을 소통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근골격 계통의 한약 처방에 술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어요. 이는 술이 약효를 구석구석 전해주는 성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술은 또한 강력한 소화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라는 말이 있는데요. 이는 프랑스인들이 굉장히 기름진 음식을 먹는 것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의 비율이 낮은 상황이 아이러니하다는 뜻입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식사 도중 와인을 한 잔씩 마시는데요. 이것이 바로 그 패러독스의 비결입니다. 음식이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면 장내에서는 마치 눈이 달린 것처럼 먹은 음식에 따라 다른 소화효소를 분비합니다. 굉장히 똑똑한 작업을 하는 것이죠. 이를 ‘적응 분비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술을 마시면 담즙을 분비하는데요.

이 담즙은 지방의 분해를 돕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기름진 중국 음식이나 프랑스 음식을 먹는 도중에 마시는 술 한 잔은 소화를 돕는 명약이 됩니다. 그렇다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술의 적정한 양은 어느 정도일까요? 추운 지방의 러시아인은 태어날 때부터 술을 소화하는 소화효소가 많아 술을 마셔도 금방 분해되기 때문에 몸에 크게 해가 없지만, 동양 사람은 이 소화효소가 많지 않습니다. 물론 술을 많이 마시면 이를 분해하는 소화효소가 많이 나오게 되기도 하는데요. 선천적으로 이 소화효소가 많은 경우와 억지로 끌어와서 분해해야 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쓰루미 다키후미의 책 <효소의 비밀>에서는 몸무게가 60kg인 사람이 1시간에 술의 부산물인 아세트알데히드를 7g밖에 분해하지 못한다고 했는데요. 이 양은 청주의 경우 0.2홉이라고 하며, 다시 말해 청주 180ml를 마시면 이를 분해하는 데 25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하루 종일 분해하는 노동을 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사실 약으로 먹으면 좋은 술의 양은 한 잔, 많으면 두 잔 정도가 적당합니다. 이제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차례 음식 준비하느라고 고생할 주부님들, 그리고 기름진 음식에 자주 체하는 분들은 올 추석에는 술 한 잔씩 드시고 행복하고 건강한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한의사 김수경은…
진료 전문 10년 차 한의사. 한약만큼이나 식생활 개선을 강조하며, 블로그 ‘한의사 김수경의 착한 밥상’(blog.naver.com/kidzfood)을 운영 중이다. 2008년 개그맨 이윤석과 결혼한 7년 차 주부로 ‘남편 건강 프로젝트’를 몸소 실천 중이다.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2014년 10월호

2014년 10월호

기획
하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