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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대박’을 믿습니까?

새삼 ‘통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작은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발언에서 비롯되었다. 통일은 정말 대박일까? 한반도의 남북문제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On May 30, 2014


내년이면 남북 분단 70년을 맞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초 신년 연설에서 ‘대박 통일’을 외친 지도 5개월이 지났다. 일명 ‘통일대박론’은 통일이 가져다줄 부가가치가 크며, 머지않은 통일을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통일대박론이 등장하자 정말 가까운 미래에 통일이 이루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대중의 관심도 고조됐다. 변화는 여의도에서 먼저 일어났다. 정치권에서 통일 방안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고, 증권가에서도 너나 할 것 없이 통일 대비 투자 보고서를 내놨다. 방송가에도 통일을 겨냥한 프로그램이 편성됐다. 종합편성채널에서는 연일 탈북자 혹은 북한 전문가의 입을 빌려 북한에 관한 소식을 전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도 북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긴 했지만, 이번 분위기는 그때와는 사뭇 다르다. 지난 정권에서의 남북문제 논의가 ‘남북 경제 협력’에 초점을 맞추는 데 그쳤다면, 이번에는 구체적인 통일 방안과 통일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통일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이 지난 3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세대 간 통일에 대한 인식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 탈북 미녀들의 서울살이

미남, 미인을 논할 때 남남북녀라고 했던가? 북한 출신 미녀 넷이 모였다. 그녀들이 들려주는 북한 이야기와 서울 적응기.

(왼쪽부터) 김아라(24세) 함경북도 회령2008년 탈북, 신은희(31) 함경북도 무산1998년 탈북, 박예주(22세) 양강도 혜산2008년 탈북, 한선미(22세) 함경북도 회령 2012년 탈북


예주 전 어렸을 때부터 눈이 커서 별명이 ‘왕눈이’였는데, 성유리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당시 북한에선 한창 성유리 주연의 드라마 <황태자의 첫사랑>이 유행하던 때였거든요. 제가 중학생 때 차태현과 성유리를 모르는 아이가 없을 정도였어요. 물론 남한의 드라마를 본다거나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에 대해 압박이 심했죠. 제 친구 엄마는 남한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공개처형까지 당했어요. 자본주의 나라에서 들어온 문물에 대해 단속을 정말 많이 해요.

선미 아이와 노인 할 것 없이 사람을 모아놓고는 모두가 보는 데서 공개적으로 처형해요. 보통 공개처형은 ‘반동’이라 불리는 사람들에게 행해지는데, 처형 장면을 모두에게 보여주며 ‘반동은 다 이렇게 되는 거다’라고 위협하는 거예요.

예주 공개처형이란 게 자발적으로 보는 게 아니에요. 아이들까지도 학교에서 강제적으로 모아놓고 보여주기 때문에 안 볼 수가 없어요. 옆집 아저씨는 그걸 보러 가다가 차에서 떨어져 다리를 잃었어요. 사람을 죽이는 잔인한 장면을 보러 가다 다리를 잃었으니 그 억울함은 말도 못 하죠.

은희 억울한 사연은 정말 많아요. 저희 옆집 아주머니도 안기부 쪽 사람과 내통했다는 이유로 공개처형을 당했는데 3개월 후 무죄로 밝혀졌어요. 한국이라면 난리가 났겠지만 사과 한마디 없이 끝났죠.

아라 북한 주민의 인권 문제는 정말 심각해요. 제가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하 <이만갑>)에 출연하게 된 것도 스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북한 인권의 현실에 대해 알려야 한다는 마음에서 어렵게 결심했던 거였어요.

선미 저도 처음 <이만갑> 출연을 제의받았을 때 거절했었어요. ‘하나원’(북한 이탈 주민들의 사회 정착 지원을 위해 설치한 통일부 소속기관)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거든요. 아직 부모님이 북에 계셔서 한사코 거절했지만 작가님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 ‘우리가 남한과 북한을 이어주는 다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결심했죠.

아라 그러고 보니 저도 하나원에서 갓 나왔을 때가 생각나요. 처음 남한에 도착했을 때 너무 신기해서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어요. 특히 지하철을 보고 ‘왜 기차가 땅굴로 들어가나’ 생각했어요. 내부에서 불이 켜지니까 굴속인지도 모르겠더라고요. 버스에서도 TV가 나오는데 ‘전기가 어떻게 들어오지?’ 하고 생각했어요.

은희 전 탈북하고 처음으로 동생과 함께 영등포를 갔어요. 둘이 앉아서 여자들 얼굴만 봤어요. 제가 북에 있을 때 남남북녀라면서 남한 여자들 진짜 못생겼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남한에 오면 ‘난 미인이겠거니’ 했는데, 정작 와서 보니 다들 키도 크고 예쁘더라고요. 그렇게 쭉 둘러보는데 앞에 엄청 촌스러운 애가 있어서 봤더니 제 동생이었어요.(웃음)

예주 저도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데 코스 요리란 걸 시킨 거예요. 애피타이저가 나왔는데 다들 조금 먹고는 더 이상 먹지 않더라고요. 북한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이라 저는 꾸역꾸역 다 먹었다가 결국 본식은 제대로 먹지도 못했어요.

은희 백화점 앞을 지나가는데 점원이 “폭탄 세일~ 폭탄 세일~” 하는 거예요. 폭탄은 알겠는데 세일을 모르겠어서 알아봤더니 ‘산다’는 뜻이더라고요. 한국 사람들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폭탄을 이렇게 쉽게 사고팔다니…. 남한 사람들은 폭탄을 직접 보지 않아서 그런 얘길 들어도 와 닿지 않겠지만 우리는 수류탄이 터지는 장면이 생각나서 겁을 먹죠. 그리고 한번은 시장에서 옷을 파는데 모자를 뗐다 붙였다 하면서 “탈북자도 가능해요”라고 해 흠칫 놀랐어요. 내가 겉으로 보기에도 탈북자 티가 나나? 탈북자는 모자 달린 티도 입으면 안 되는 건가 싶었죠. 근데 알고 보니 ‘탈부착’이었던 거예요. 탈북자를 무시하나 싶어 속이 많이 상했는데 제가 잘못 알았던 거였어요.

예주 사실 남한 사람들이 북한 사람들을 크게 차별하진 않아요. 저희 스스로 북한에서 왔다는 걸 티내려 하지 않을 뿐이죠. 근데 말투 때문에 중국인으로 오해하더라고요.

선미 저도 북한말을 쓰면 이상하게 생각할까 봐 남한 말을 억지로 배웠어요. 그래도 어색한가 봐요. 전 남한말을 한다고 했는데 사람들은 중국에 있었느냐고 묻곤 하죠. 그럼 그냥 중국에서 왔다고 해요. 북한에서 왔다는 말이 잘 나오지 않아서요.

예주 왜 전라도나 부산 사투리는 되는데 북한 사투리는 안 되는지, 통일해야 한다면서 북한 사투리를 쓰면 색안경부터 끼는 게 속상해요. 익숙하지는 않겠지만 놀라거나 이상하게 쳐다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라 저는 말투를 익히는 것도 힘들었지만 초등학교 과정부터 다시 공부하느라 애먹었어요. 남한과 북한의 교육과정이 달라 다시 공부한 것도 있지만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죠. 집이 경제적으로 힘들었거든요. 학교에 매년 두 번씩 토끼 가죽을 내야 했는데 그걸 못 내면 돈으로 대신 내야 했어요. 토끼 가죽뿐만 아니라 때마다 파고무, 파철, 파유리 등을 내야 했죠. 언젠가는 파고무를 가져오라고 하는데 구할 수가 없어 운동화 밑창을 뜯어서 내기도 했어요. 정말 가고 싶을 때 한 번씩 가니 열두 살이 되도록 한글을 몰랐어요. 게다가 학교에 큰맘 먹고 가도 그동안 왜 나오지 않았느냐고 교편대로 맞았어요. 경제적으로 힘든 저 같은 애들이 한둘이 아니었죠. 교실 문 앞엔 부러진 교편대가 수북했어요.

선미 선생님들은 졸거나 떠드는 학생에게 백묵가루가 묻은 칠판 지우개를 던졌어요. 그걸 정통으로 맞으면 얼굴 전체가 하얗게 되곤 했죠. 탈북한 뒤 사귄 남한 친구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남한의 60~70년대 학교를 보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예주 근데 북한에서도 요즘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함부로 때리지 못해요. 아이가 대부분 하나밖에 없어 맞은 흔적이라도 있으면 부모가 교장을 찾아가 따지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그런 관심조차 가질 수 없을 정도로 살기 힘든 부모가 대부분이긴 해요.

선미 북한은 잘살지 못하면 대부분 실력이 있어도 인정받지 못해요. 가난하지만 늘 1등 하던 같은 반 친구가 있었는데 나중에 6등 하던 당 간부집 아이와 성적이 바뀌어 결국 대학에 떨어졌어요.

예주 심지어 의대에서도 답안지에 이름 하나만 쓰고 담배를 올려놓았는데 만점을 받은 친구가 있었어요. 교수도 담배를 팔아서 먹을 걸 사야 할 정도로 빈곤하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건 이해해요.

선미 저도 동감해요. 빨리 통일돼 배고픈 친구도, 차별받는 친구도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면에서 통일은 ‘필수’인 것 같아요.

예주 통일은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통일이 되면 아침에 뜨는 햇살처럼 대한민국 전체가 밝아질 것 같아요. 하루빨리 우리 민족 전체가 부둥켜안을 날을 기다립니다.

북한의 로열패밀리


모든 수익을 공동으로 배분하는 것이 북한의 이데올로기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부익부빈익빈이 극명히 갈리는 북한. <실미도> <공동경비구역 JSA> <쉬리> 등을 각색하고 뮤지컬 <요덕스토리>로 주목받았던 탈북 영화감독 정성산에게 듣는 상위 1% 삶은 어떨까?

북한에서 당 간부, 즉 로열패밀리로 산다는 것은 북한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특권을 누린다는 말이다. 북한은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표방할 뿐 왕과 귀족(?)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봉건주의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상위 1%만이 살 수 있다는 평양은 우리나라의 큰 도시와 별반 다르지 않은 현대적인 느낌이라고 한다. 내부로 들어갈수록 그 화려함은 한층 더해진다. 45층짜리 초고층 아파트, 극장, 편의점, 이탤리언 레스토랑, 나이트클럽, 유흥주점까지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 북한의 3대 쇼핑 메카 중 하나인 평양대성백화점에서는 해외 명품 가방부터 화장품, 가전제품, 외제 기저귀까지 판매하고 있다. 일반인들이라면 엄두도 못 낼 장소지만 매일같이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그들이 입는 옷도 남한에서 입는 옷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입고 나온 옷은 3개월이면 평양 시내에 퍼진다. 한국의 물품은 중국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지만 개의치 않는다. 심지어 집에 가보면 거의 모든 제품이 한국 제품일 정도다. 가전제품은 단속이 심해 세관에 뇌물을 줘야만 들여놓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품질이 좋은 한국 제품을 고집한다.

정 감독은 “일반 주민들이 남한의 드라마를 보거나 남한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가지고 있으면 바로 총살감이다. 하지만 상위 1%의 로열패밀리 집은 모두 한국 제품이다. 이것이 바로 이율배반적인 북한 사회의 본모습”이라고 했다.

북한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불리는 ‘민족식당’은 일반 서민의 출입이 통제된다. 밴드의 공연과 함께 음주가무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냉면 한 그릇에 5천원인데 북한 주민의 월급이 2천원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가격이다. 로열패밀리는 바나나, 망고, 블루베리 등 외국산 과일도 마음껏 먹는다. 평양만 보면 북한 주민들이 굶주린다는 이야기가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일반 주민들은 자전거 한 대만 있어도 부자로 불리지만 그들은 수시로 차를 바꾼다. 구입한 지 한 달 만에 싫증난다는 이유로 차를 바꾸고, 그렇게 바꾼 차만 해도 20~30대인 사람도 있다. 자동차 외에 무역선과 잠수함을 소유한 사람도 많다. 한 상류층 출신 탈북민은 소속 예술단에 수십만원씩 내가며 무용 과외도 받았다고 말했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단다. 북한의 부총리급 되는 사람이 체포됐는데, 집 안을 수색하다가 침대 위 이불을 걷어보니 침대가 아닌 돈뭉치들이었다는 것이다. 그 정도로 돈이 넘치는 게 북한의 상류층이다.

교육 문제에서도 일반 주민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스케일이 크다. 토끼가죽 한 장을 내지 못해 수업을 받지 못하는 평민들과 달리 당 간부의 자제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유학비를 국가에서 대준다. 공부를 잘하지 못해도 뇌물만 낸다면 최고 대학까지 들어갈 수 있다.

“북한은 한마디로 뇌물공화국이다. 1백억이면 리설주와 잠자리도 할 수 있을 정도다.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를 표방하지만 이미 자본주의에 물들어 있다. 그래서 그들의 부익부빈익빈은 점점 더 심화된다. 하루빨리 통일돼 일반 북한 주민들도 2백만의 평양 사람들이 누리는 것을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

2 진짜 북한 VS 가짜 북한


탈북자가 북한을 무너뜨린다?
1993년 대기근이 시작되면서 탈북자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집권했던 김정일은 탈북자들에게 관대한 편이었다. 탈북했다가 잡혀 들어온 사람들이 약이나 식량을 구하기 위해 북한을 빠져나갔던 것이라고 하면 용서해줬다. 하지만 김정은은 강경책을 펼쳤다. 탈북자들 때문에 자신의 입지가 무너지고 인민들도 통제되지 않는 상황을 초래할까 봐 두려웠던 것. 결국 두만강과 압록강 국경엔 철조망이 설치됐으며 탈북이 잦은 곳에는 독약까지 묻혀놓아 경계 태세를 더욱 강화했다.

탈북도 ‘기획’이다
예전에는 중국과 북한 사이에 있는 강을 건너기만 하면 될 정도로 탈북이 쉬웠으나 이제 그것도 옛말이다. 이제는 탈북도 작전을 잘 짜야만 성공할 수 있다. 여권을 위조하거나, 제3국을 경유하거나, 도강을 하거나, 대사관을 침입하는 등 여러 가지 루트를 이용해 최적의 동선을 짜야 한다. 기획 탈북을 알선해주는 ‘탈북 중개인’에게 얼마의 돈을 주면 원하는 사람을 제3국을 거쳐 탈북시키는 것. 탈북에 성공한 사람은 한국에서 돈을 벌어 남은 가족을 브로커를 통해 인도해온다. 초창기 탈북 비용은 5백만~7백만원이었으나 중개인이 늘면서 2백만원까지 떨어졌다가, 최근엔 1천만원까지 높아졌다.

신흥 귀족 ‘한라산 줄기’
백두 혈통, 빨치산 혈통이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북한 귀족 세력의 명칭이다, 김일성의 피가 한 방울이라도 섞였다면 백두 혈통, 6·25전쟁 당시 남한에 숨어 침공을 노리던 북한 사람의 혈족을 빨치산 혈통이라고 한다. 이들은 오랜 기간 북한의 정·재계를 주름잡은 일명 ‘귀족 세력’이었으나 이제 이를 뛰어넘은 신흥 귀족이 탄생했다고 한다. 이름하여 ‘한라산 줄기’. 남한에 탈북자가 있는 가족을 말한다. 이들은 일종의 보험처럼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땐 남한에 있는 가족에게 연락해 돈을 받아 생계를 유지한다. 그래서 이웃들은 탈북자를 가족으로 둔 ‘한라산 줄기’ 패밀리에게 쌀과 돈을 빌리기도 한다고. 탈북 가족만 있어도 북한에서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다.

위장 탈북과 기러기 탈북자
탈북자들이 증가하자 북한은 위장 탈북이라는 와일드 카드를 꺼냈다. 돈을 주고 사회주의 사상이 투철한 김일성정치군사대학과 금성정치대학 출신들을 포섭하기로 한 것. 중국에서 지내면서 북한의 보호 속에 남침을 목적으로 생활하게 하는 것이다. 철저한 간첩 교육을 받은 이들은 중국에서 적응한 뒤 남한으로 침투해 간첩으로 활동한다. 하지만 문명의 이기는 너무나도 달콤했다. 북한의 최고 대학을 졸업한 고도의 간첩이라도 한국에 침투한 지 1년이면 민주주의에 동화돼 더 이상 북으로 가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북한에 부는 한류 열풍
최근 이뤄진 이산가족 상봉 때 남측 이산가족이 가장 많이 준비한 선물이 뭘까? 바로 초코파이다. 북한에서 인기가 좋다고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한국산 초코파이가 인기를 끌자 북한은 단속을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을 방문했던 북한 주민들과 중국 상인들이 일반 식품이나 공업 제품으로 포장을 바꿔 세관의 단속을 피해 들여오고 있다. 북한에 부는 한류 바람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공개처형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한국 드라마를 몰래 보며 여배우들의 잇 아이템을 구하기 위해 애를 쓴다고. 또 깨끗한 피부의 여배우들이 쓰는 화장품에도 관심이 많아 북한의 잘나가는 사모님들은 한국 화장품을 사용한다.

기쁨조는 없다?
김일성 일가의 유흥과 향락을 위해 마련됐다고 알려진 북한의 기쁨조는 우리나라의 개그맨과 같은 희극인을 뜻하는 말이었다. 김일성 일가의 공식적인 행사 때 불려간 그들은 김일성과 당 간부들 앞에서 개그를 시연하는 사람이다. 김일성 일가는 각 도에 3~4개씩 되는 별장을 갖고 있는데, 2박 3일가량 묵으며 나라의 정사를 논하기도 했다. 실제로 남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쁨조’가 이때 생겨났는데 북한의 ‘5과’라고 불리는 곳에서 유희들을 관리했다. 북한 고위관리 출신의 한 탈북자는 “북한 고위층의 유흥과 향락 문화는 은폐돼 있어 직접 경험하지 않는 이상 알기 어렵지만 혀를 내두를 정도로 문란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북한 주재 러시아영사관에서 열린 파티를 찍은 동영상이 공개된 바 있는데, 너무 문란해 큰 파장을 몰고 왔고 외교 분쟁까지 일으켰다.

북한에는 없는 세 가지
안경 쓴 사람, 대머리, 비만인이다. 북한에는 고위층 간부들을 제외하고는 이 세 가지를 가진 사람이 거의 없다. 한국에서는 안경도 패션으로 곧잘 쓰지만 북한에서는 안경 쓴 사람은 노인이라고 놀림을 받을 정도다. 북한은 디지털 기기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눈이 나쁜 사람이 드문 것. 안경의 가격도 너무 비싸 서민들은 눈이 나빠도 안경을 맞출 엄두를 못 낸다. 문화평론가 김갑수는 “시력 저하, 대머리, 비만은 문명의 이기로 인해 생겨난 병”이라며 “이 세 가지가 없는 것만 봐도 북한의 현실이 어떤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참고로 평양에만 없는 것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장애인이다. ‘혁명의 수도’라 불리는 평양에 장애인이 있으면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불쾌한 인상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마약, 매춘, 술, 도박에 빠진 북한
북한의 시장이나 역전에 남성이 서 있으면 꽃을 든 젊은 여성이 슬며시 다가와 “꽃 사시오”라고 은밀히 말한다. 이들이 바로 ‘꽃 사시오’다. 여자들이 생계를 책임지는 모계사회인 북한은 여대생들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이처럼 몸을 팔고 있다. 이들은 흰쌀 15kg에 하룻밤을 지새우고, 10달러에 일주일간 여자친구를 대행해준다. 북한에 유행했던 ‘여성은 꽃’이라는 노래가 있다. 여성이 가정을 돌보기 때문에 꽃이라는 내용이지만 북한의 현실은 가혹하다. 그 외에도 북한 주민들은 마약·술·도박 중독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 마약은 외화벌이를 위해 양귀비를 기르면서 대중에게 전파됐고, 술은 규제가 마땅히 없어 아이들까지 취해 있곤 한다고. 반란 도모 우려 때문에 3인 이상 모이지 못하는 북한에선 도박할 때만은 여럿이 모여 있어도 이해하고 넘어가기 때문에 모이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도박판을 벌인다고 한다.


수천만원의 평양 시민권
북한의 수도 평양. 지방 사람들이 수도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평양은 북한 사람들에게 좀 더 남다르게 다가온다. 평양의 별명은 ‘나라 안의 왕국’. 비자가 있어야 갈 수 있는 외국처럼 평양에는 시민권이 있어야 거주할 수 있다. 통행증도 발급받아야 그곳을 지날 수 있는데, 일반 시민의 경우 발급을 위해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곳이다. 그야말로 북한 주민들에겐 상상의 도시. 전기가 귀한 북한에서 유일하게 밝은 곳인 데다 신 같은 존재인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삼부자가 사는 곳이니 상상도 할 수 없는 곳. 특히 일정한 직업과 지방에 비해 풍요로운 환경 등 기본적인 생존권이 보장되는 곳이기에 몇 천만원을 주고서라도 평양 시민권을 사려는 사람이 줄을 섰다고.

‘억’ 소리 나는 평양 아파트
1990년대 중반부터 굶주린 사람들이 국가에서 배정받은 아파트를 달러와 바꾸기 시작했는데, 당시 평양의 30평대 아파트가 5천 달러(약 5백19만원)에 팔렸다. 10년 후인 2013년 이 아파트 가격은 16만 달러를 넘어섰다. 한화로 계산하면 1억 6천6백만원에 해당하는 돈이다. 서울로 치면 전셋값 정도지만 북한 노동자의 1인당 평균 월급이 우리 돈으로 2천원 정도인 걸 감안하면 무려 1만 년 이상 모아야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큰돈 들여 산 아파트임에도 내부 인테리어나 난방이 형편없어 겨울에는 가족 모두가 한방에 모여 잠을 잔다.

김일성 부자는 죽지 않았다?
금수산태양궁전에는 김일성 부자의 시신이 안치돼 있다. 죽은 지 꽤 지났지만 죽을 당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의 기관에서 매주 2회 방부제를 바르고 2~3년에 한 번씩 보존액에 담가가며 부자의 시신을 관리한다. 시신 1구당 영구보전 11억, 연간 유지비 9억 등 김일성 부자의 시신 유지를 위해 1년에 소비되는 돈이 40억원이라고 한다. 태양궁전에서 김일성 부자의 시신을 관리하는 만년보존팀은 여권을 세 개씩 가지고 다니며 최고급 냉난방 시설과 자동 온도 조절기 등을 구입한다고.

처참한 북한의 의료 현실
북한의 의료 현실에서 가장 심각한 상태로 꼽히는 건 결핵이다. 특히 북한의 결핵환자는 1백20만 명으로 점점 더 증가하며, 치료제가 듣지 않아 치사율이 높다. 결핵은 전염성이 높아 통일되기 전에 서둘러 치료를 지원하는 것이 북한 주민들에게나 남한 주민의 건강을 위해 좋다. 북한에서는 수술할 때 마취를 하지 않는다. 마취제가 없어 일반 수술은 물론 절단 수술까지 마취를 하지 않고 진행한다. 그럼에도 수술비가 너무 비싸 당 자체에서도 추후 수술이 필요한 장애아들은 태어나자마자 죽이도록 한다. 물론 이는 당 간부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다.


3 부동산 시나리오


대박 부동산
대통령의 통일대박론 덕에 북한 접경 지역의 부동산도 들썩였다. 대표적인 지역이 파주, 고양, 김포, 연천을 비롯한 경기 북부 지역과 강원도 철원 지역이다. 그중에서도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높은 지역은 단연 파주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통일 대비 부동산 투자에는 파주만 한 곳이 없다”라고 말할 정도다.

이미 파주 지역 부동산의 상당 부분은 외지인들이 선점했는데, 인공위성 사진으로만 매물을 확인하고 계약하는 투자자도 있다. 여윳돈을 이용해 자녀 이름으로 파주 부동산을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 미리 넓은 토지를 확보해 증여하면 언젠가 통일이 됐을 때 꽤 큰 수익을 올릴 거라는 기대에서다.

파주 지역의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불과 1년 새 파주 지역 전체의 부동산 가격이 평균 20% 정도 상승했다. 민간인 출입이 제한된 비무장지대 중 소유권이 인정되는 지역도 거래가 가능하다. 이곳은 2년 전과 비교해 가격이 두 배가량 올라 현재 2만~3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통일은 한동안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통일 이후에 많은 수의 북한 주민이 남한으로 이주할 텐데,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남한의 부동산 가격도 상승하게 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일자리가 풍부한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 일대의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주택자 임대사업이 활황을 맞고, 북한 고소득층의 강남 유입으로 인해 강남의 부동산도 들썩일 전망이다.

통일 직후에는 ‘모듈러 주택’이 반짝 인기를 끌 가능성도 높다. 모듈러 주택은 일명 ‘공장에서 짓는 집’이라고 불린다. 공장에서 지은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형식으로 짓는다. 그래서 주택을 짓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짧고, 비용도 적게 든다. 갑자기 늘어난 주택 수요를 감당하기에 안성맞춤인 셈이다. 남한뿐 아니라 북한 부동산도 지금보단 호황을 맞을 전망이다. 개발할 여지가 많이 남아 있는 북한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이 들썩일 전망이다. 또 러시아, 중국과 연결되는 국경 일대의 부동산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대박 주식
증권가에도 통일 바람이 불었다. ‘통일 관련 주’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하면서 금융사는 너나 할 것 없이 통일과 관련된 보고서를 내놓았다. 한 증권회사는 지난달 ‘통일 펀드’를 출시해 한 달 새 1백억 이상의 투자액을 모았다. 통일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 펀드는 통일 이후 북한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50여 개 종목에 투자한다. 기본적으로 통일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다른 펀드보다 환매 제한 기간이 3년으로 길다.

운용사가 현재 투자하는 주식은 철강금속, 식음료, 화학 업종, 인프라 업종 등이 주를 이룬다. 정부 주도의 토목, 발전 플랜트 구축과 북한 내 기업 설비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5.2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 밖에 LG전자, 우림기계, 한국가스공사, 아세아제지 등 49개 종목이 1~2% 내외의 비중으로 투자되고 있다. 이후에는 조금씩 투자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통일 직후에 정부 지원을 통한 북한 주민의 식료품 소비가 증가하고, 의료 지원의 증가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내수 및 의료 섹터의 비중을 높여갈 예정이다. 또 북한의 천연자원과 산업생산 증대에 따른 교역량 증가를 고려해 유통과 무역 섹터도 투자할 계획이다. 통일 펀드의 마지막 투자 섹터는 관광과 금융 분야다. 통일 후 안정기에 접어들면 이 같은 분야가 각광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북한 관광지 BEST 5

1 ‘전시용 관광지’ 평양 중구역
평양의 핫 플레이스로 손꼽히는 ‘중구역’은 한국으로 치면 여의도나 광화문 정도 되는 곳. 주요 행사가 이곳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의 국회의사당 격인 만수대의사당도 있다. 그 앞에는 김일성광장이 있는데, 현재 그곳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동상이 서 있다.

2 그리운 금강산
우리나라에도 잠시 개방되었던 금강산은 통일 이후에도 각광받는 관광지가 될 예정이다. 절경도 절경이지만, 수도권과 가까워 접근성이 용이하기 때문에 통일 후 주말 등산에 적격.

3 ‘북한판 아이돌’ 양성 스쿨 만경대 학생소년궁전
끼가 넘치는 아이들의 재능을 살려주기 위한 학교. 평양학생소년궁전과 더불어 평양의 대표적인 어린이·청소년 시설로 손꼽힌다. 하루 5천 명의 학생이 1인 1기를 목표로 특기를 배운다. 이곳을 졸업한 학생들은 훗날 북한의 엘리트로 성장하게 된다.

4 온천여행으로 급부상한 백두산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관광지로서 잠재적 가치가 매우 높다. 중국에서도 이 지역을 눈독 들이고 있는데, 6개의 민간 기업이 리조트 사업을 벌일 예정이란다. 특히 중국인들에게는 백두산 온천 관광이 유행 중.

5 체육 관광으로 뜨는 북한 골프 관광
북한은 요즘 ‘체육 관광’이 대세다. 미국의 여행사에서 북한으로 골프 투어를 떠나는 상품을 출시했는데, 관광 시기는 4월 30일~5월 6일이나 9월 5~11일 두 가지로 지정돼 있다. 가격은 2천8백50달러.

4 북한 소녀 VS 남한 소녀

원은별(16) 배우를 꿈꾸는 북한소녀.
김은아(18) 배우 김응수 딸 남한 소녀.


은아 요즘 어떤 가수가 제일 좋아? 우리는 아무래도 엑소(EXO)야. 비주얼이 워낙 뛰어나고 멤버도 많으니까 주변 친구들이 취향대로 좋아해.

은별 내 친구들도 엑소 오빠들 얘기를 가장 많이 해.

은아 북한에도 아이돌 그룹 같은 게 있어?

은별 아니, 그런 건 없어. 연예인을 좋아한다 해도 배우 정도인데 우리 또래가 좋아할 만한 사람이 TV에 자주 나오거나 하진 않아. 채널도 하나밖에 없고.

은아 정말 말도 안 돼. TV 채널이 하나밖에 없다니.

은별 나도 한국에 와서 TV가 정말 재밌는 거란 걸 알았어.

은아 남한 학생들은 대부분 대학 입시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어.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 정도는 들어가야 한다고 이야기하지. 너희는 어때?

은별 우리도 좋은 대학이 있고 몇몇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 하지만 남한처럼은 아니야. 좋은 학교를 갔다고 해서 추켜세우거나 하는 일이 없는 데다 좋은 대학을 나와도 잘살게 되는 게 아니니까.

은아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론 씁쓸하다. 참, 남한의 수업은 어때? 잘 적응하고 있는 거야?

은별 힘들고 어려워. 특히 국어가 그래. 은유법이라든지 도치법, 직유법 같은 게 어려워. 영어는 그냥 단어만 외우면 되는데, 잘 외우는 편이라 그건 어렵지 않아. 북한이라고 특별히 다를 건 없어. 국어도 배우고 영어도 배우고….

은아 영어도 배우는구나. 북한은 우리와 좀 다른 걸 배울 거라고 생각했어. ‘남한은 ~~하다’라는 식으로 주입식 교육을 시킨다고 들었거든.

은별 그건 오해인 것 같아. 사실 나는 엄마가 남한에 내려갔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남한이 있는 걸 알았거든. 이런 건 있지. 미국에 대한 이야기들. 미국을 물리치자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인데, 운동회 할 때 ‘미국놈 때려부수기’라고 해서 허수아비를 두고 먼저 쓰러뜨리는 경기도 있어.

은아 정말 재밌다. ‘미국놈 때려부수기’라니. 그러고 보니 남자친구는 있어?

은별 아니 아직 없어.

은아 나도 없어.(웃음) 우린 초등학교 학생들조차 연애를 해.
요즘 말로 ‘썸’ 탄다고 하지.

은별 우리도 그런 거 있어. 물론 남한 아이들처럼 휴대폰으로 항상 연락을 주고받지는 않지만 학교에서 내내 만나면서 썸을 타지.

은아 그렇구나. 그럼 북한에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어?

은별 글쎄…. 꿈이라는 게 없었던 것 같아. 어차피 이뤄질 수 없는 것들뿐이니까. 요즘 뮤지컬 배우가 멋있어보여. 언니도 ‘레미제라블’이란 뮤지컬에 출연한다고 들었어. 나도 북한에서 온 만만치 않은 여자니까 해낼 수 있을 것 같아!

은아 오늘 너와 이야길 했더니 내일이라도 당장 통일이 될 것 같은 기분이야. 하루빨리 통일이 돼서 너의 첫 무대를 북한의 친구들과 함께 보고싶다.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취재
전유리, 정희순
사진
이상윤, 안호성, DPRK 페이스북 사진 캡쳐
일러스트
정대영
2014년 06월호

2014년 06월호

기획
하은정
취재
전유리, 정희순
사진
이상윤, 안호성, DPRK 페이스북 사진 캡쳐
일러스트
정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