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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없는 남자’ 김기열의 ‘개콘 後’ 열 번째

개그맨들의 부업 잔혹사

On January 24, 2014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 출연하는 동료 개그맨들도 나처럼 부업 삼매경에 빠져 있다.


나는 평소 게임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초등학생 때는 전국 게임 대회에 나가 6등을 했고, 고등학교 때는 총싸움 게임에서 세계 래더 1위를 했을 정도다. 지금도 ‘스타크래프트2’에 완전 몰입 중인데, 웬만한 프로 게이머들보다 전적이 많다. 게임에 돈 쓰는 사람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정작 내 현실을 돌아보면 야구 게임에 무려 3백만원을 쓴 적도 있다.

사람은 역시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했던가? 드디어 내가 기획한 카카오게임 ‘김기열의 인기 없는 오락실’이 나왔다. ‘다른 게임들이 재미없어서 내가 직접 만들었다’는 부제까지 야심 차게 달았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처음부터 직접 모든 걸 다 만든 건 아니다.

그러나 게임 기획에 아주 열심히 참여한 것은 사실이라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다. 얼마 전엔 게임 제작 회사에 가서 게임에 대한 구상과 구체적인 틀에 대해 한 시간 넘게 프레젠테이션도 했다. 다행히 내 의견이 잘 반영되고 있고, 반응도 좋은 편이다. 보통 다운로드 수 10만 건이 넘으면 ‘성공했다’고들 하는데, 게임 출시 한 달 만에 60만 건이 넘었다. 아직 정확한 수입을 정산해보진 않았지만, 이게 아주 대박 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 출연하는 동료 개그맨들도 나처럼 부업 삼매경에 빠져 있다. 특히 ‘네 가지’ 코너에서 함께 활약한 허경환은 <개콘> 출연진 중 부업으로 가장 대박이 난 케이스다.

탄탄한 초콜릿 복근을 만들겠다며 <개콘> 연습실에 닭가슴살 냄새를 폴폴 풍기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그는 치킨집 대표가 됐다. 자기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는 ‘허닭’. 처음엔 이상한 이름이라며 비웃었는데 이제는 각종 드라마 협찬까지 여럿 하면서 대박 신화를 이뤘다. 드라마 협찬을 하는 정도면 꽤 돈벌이가 좋다고 들었는데, 이젠 허경환 사장님을 업고 모셔야 할 판이다.

‘공연만이 살길’이라고 외치던 형빈이 형(개그맨 윤형빈)도 부산에 소극장을 냈다. 부산에서 시작해 반응이 좋자 이번엔 대구까지 접수했다. 자신이 좋아하고 꿈꾸던 일을 직접 이뤄낸 형빈이 형을 보면 무척 행복해 보인다.

성광이(개그맨 박성광)의 경우에는 부업을 해보겠다며 무턱대고 꽃 배달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영 재미를 보지 못했다. ‘내가 진짜로 좋아하는 게 뭘까’를 한참 고민한 끝에 그가 생각해낸 것이 바로 김치. 생각해보면 성광이는 밥 먹을 때 김치 없이는 죽고 못 살 정도로 김치를 좋아한다. 얼마 전엔 모 방송에서 박성광의 ‘엄마엄마김치’를 착한 김치로 선정했다고 하니 앞으로 김치업계를 평정할 떠오르는 샛별이 될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면 나는 무조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을 잘해서 아무리 잘나간다 해도 언젠가는 꼭 자기가 해보고 싶은 일로 돌아오게 마련이니까. 또,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다 보면 결국 잘하는 일이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내 이름을 단 게임도 잘되길 바라면서 나도 좋아하는 게임이나 한 판 해야겠다. 물론 내 선택은 ‘김기열의 인기 없는 오락실’.

개그맨 김기열은…
2005년 KBS <개그사냥>이라는 개그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TV에 첫 출연한 뒤 <개그콘서트>까지 진출, 데뷔에 성공했다. ‘두분토론’ ‘까다로운 변선생’ ‘소심지존 기열킹’ ‘뿌레땅뿌르국’ ‘네 가지’ 등 30개가 넘는 코너에 출연했으며, 드라마 <그대를 사랑합니다> <아이리스 2>에 출연하는 등 연기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틈틈이 앨범을 발매해 가수로도 영역을 넓히는 ‘만능 엔터테이너’-라고 본인이 말하고 다닌다.

CREDIT INFO

기획
정희순
글,사진
김기열
2014년 01월호

2014년 01월호

기획
정희순
글,사진
김기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