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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육아가 세상을 바꾼다! 新 아빠 육아 시대

이제 아빠의 무관심을 당연하게 여기던 시대는 지났다. MBC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로 대한민국이 ‘아빠의 양육’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새삼 부각된 아빠표 육아법.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막막하다면 주목하자.

On October 14, 2013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아빠가 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104명이었던 육아휴직 남성 수는 올해 2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아빠가 늘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요즘 방영되는 MBC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의 인기도 ‘아빠 육아’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데 커다란 공헌을 했다. 실제로 많은 학자들은 아빠가 아이를 대하는 행동이나 태도는 아이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아이의 자신감부터 시작해서 창의성, 사회성, 자존감, 리더십에 이르기까지 아이의 발달 전 영역에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막상 회사에 휴직계를 내도, 육아에 서툰 아빠는 아이와 어떻게 친해져야 할지 막막하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내 아이에게 좋은 아빠 되기 프로젝트. 지금부터 시작이다.

체크리스트
나는 과연 좋은 아빠일까?


□ 아이에게 하루에 세 번씩 30분 정도 스킨십을 해준다.
□ 일주일에 두 차례 이상 아기를 목욕시킨다.
□ 직접 만들 수 있는 이유식이나 간식이 한 가지 이상 있다.
□ 기저귀를 갈고 능숙하게 뒤처리를 해줄 수 있다.
□ 아내가 하루 종일 외출해도 혼자서 아이를 잘 돌볼 수 있다.
□ 외출 시 아이에게 필요한 물건 다섯 가지를 챙길 수 있다.
□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놀이가 무엇인지 안다.
□ 직장에서 전화를 걸어 아이가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본다.
□ 아이가 열이 나거나 아플 때 혼자서 응급처치를 할 수 있다.
□ 주말이면 아이가 좋아하는 비디오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같이 본다.
□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준다.
□ 아무리 피곤해도 아내가 집안일을 할 때는 아이와 놀아준다.
□ 아이의 잠자리를 봐주고 혼자서 아이를 재울 수 있다.
□ 아내와 함께 육아일기를 쓰거나 아이의 사진을 정리한다.
□ 자녀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보면 몇 개월이냐고 묻는다.
□ 아이가 울 때 아파서 우는 경우가 아니라면 5분 이내에 달랠 수 있다.

1~4개 아빠 맞나요?_20점
5~8개 아직 부족해요_40점
9~12개 보통_70점
13개 이상 멋진 아빠예요_90점

PART 1 新 아빠 육아 실천하는 사람들
story 1
가수 김창렬 ‘아빠 육아’ 시크릿을 공개하다

가수 김창렬은 자녀 양육에서 ‘아빠’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기 훨씬 전부터 ‘아빠 되고 제일 많이 달라진 연예인’으로 손꼽혔다.
2004년, 아들 주환이를 만나고부터 확 달라지더니 2009년에는 <김창렬의 아빠수업>이라는 책까지 냈다. 그의 남다른 육아법을 따라가 보았다.

아들과 늘 함께 놀아주는 플레이대디(Play-Daddy)
“주환이는 학교에서 회장을 맡고 있어요.”
‘진짜 아빠’의 첫 단계는 자식 자랑부터라고 했던가. 그는 인터뷰를 하기 위해 자리에 앉자마자 아들 자랑을 늘어놓는다. 아빠는 아들 주환이가 대견하기만 하다. 아들의 영어 구사 능력이 본토 발음이랑 똑같다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얘는요, 저는 잘 못하는 수영도 잘해요. 저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요. 그런 걸 볼 때면 정말 뿌듯하죠.”
그러면서 아들 친구 이름을 줄줄 읊는다. 그만큼 아들에게 관심이 많다는 증거일 게다. 지난 설 때부터 지금까지 아들이 좋아하는 만화를 함께 보기도 했다. 주환군이 좋아하는 만화는 <못말리는 라바와 비트파티>. 마흔이 넘은 아빠가 보기엔 지루할 법도 한데 김창렬은 달랐다.
“설 연휴 때 서로 자기가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보겠다고 아들과 실랑이를 했어요. 제가 졌죠. 대체 무슨 만화기에 주환이가 그렇게 좋아하나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보기 시작했는데, 나중엔 저도 빠져서 요즘에도 항상 주환이와 함께 봐요.”
정말 아들에게 이렇게 관심이 많을 수 있나 싶어 즉석에서 퀴즈를 냈다. ‘하나, 둘, 셋’ 하면 주환군의 장래희망을 말해보기로 한 것. ‘셋!’ 소리가 끝나자마자 이들 부자는 “물리학자!”라고 외치며 까르르 웃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그맨이 되고 싶었는데, 로봇 만들기 교실을 다니면서 로봇을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고 했단다.
“요즘은 바빠서 많이 못 해주는데, 예전에는 제가 음식을 많이 만들어줬어요. 주환이가 맛있게 먹어주는 게 좋아서요. 아, 얼마 전에는 제가 ‘김치주물럭’을 만들어줬어요. 입맛에 잘 맞았는지 그걸 한 일주일을 먹더라고요.”
야구를 좋아하는 아빠 덕에 야구 시즌이 시작되면 온 가족이 함께 야구장을 찾기도 한다. 아빠의 야구 사랑 때문인지 주환군의 투구 폼도 제법 능숙하다. 주환이와 함께 노는 게 좋다는 아빠 김창렬은 요즘 말로 플레이대디(Play-Daddy)다.

마냥 ‘오케이’는 아니다, 아빠로서 할 말은 한다
간혹 아빠와 친구처럼 지내는 아이들은 버릇없이 굴기도 한다. 아이를 너무 사랑해 자식의 버릇없는 태도나 잘못된 행동을 눈감아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빠 김창렬은 주환군의 모든 행동에 오케이 하는 아빠는 아니다.
“주환이는 편식을 해요. 그런 모습을 보면 가끔 속상할 때도 있죠. 견과류 같은 건 잘 먹는데 채소나 매운 음식은 잘 안 먹으려고 하더라고요. 생각해보면, 저도 어렸을 때 그랬거든요. 엄마가 콩밥을 해주시면 콩만 따로 골라내고 안 먹었어요. 엄마한테 혼나는 게 싫어서 먹는 척하다가 뒤에서 다 뱉어버리기도 했고요. 그래서 주환이가 편식하는 게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돼요. 하지만 건강하게 자라려면 골고루 먹는 게 중요하니까 그럴 땐 단호하게 말합니다.”
아들을 무척이나 아끼고 사랑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아빠. 육아 서적에 자주 나오는 바람직한 아버지상이다. 김창렬의 자식 교육법은 웬만한 전문가 못지않다.
“저는 사실 자녀 교육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거 해야지 저거 해야지 한 적이 없어요. 그냥 주환이가 하고 싶다는 게 있으면 시키는 편이에요. 꼭 해야 하는데 안 하려고 하면 제안을 하죠. ‘네가 좋아하는 건 다른 것인 줄 잘 아는데, 이거 먼저 하는 건 어떻겠니?’ 라고요.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주환이에게 말하면 아이도 곧 받아들이더라고요.” 얼마 전부터 주환군은 요리교실에 나간다. 이날도 주환군은 요리교실에서 만들었다는 ‘양념꼬치구이’를 아빠에게 선보였다. 아빠 김창렬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맛있게 먹는다. “우리 주환이가 만들었구나. 이런 것도 할 줄 아네. 참 맛있다. 고마워.” 아빠가 아들의 말에 호응해주고 대답해주니 주환이도 아빠에게 재잘재잘 얘기하는 게 참 즐겁다.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 끊임없이 물으며 함께 길 찾아주기
주환이에게 다정다감한 아빠 김창렬은 사실 아버지와의 추억이 별로 없다. 중동에서 해외 근로자로 일하셨던 아버지는 몇 년에 한 번 왔다 가셨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는 ‘아버지’라는 개념을 자신만의 것으로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얼마 안 되는 아버지와의 추억을 생생히 기억하는 자신을 보면서 아들 주환이와의 추억을 많이 쌓고 싶었다고 한다. 그의 양육을 전담한 사람은 어머니였다. 아버지의 빈자리 때문이었는지 어머니가 김창렬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저희 어머니는 본인이 이루지 못한 꿈을 내 꿈인 양 심어주신 것 같아요. 너는 커서 ‘의사’가 돼야 해, ‘판사’가 돼야 해 하시면서요. 저는 어려서 몰랐어요. 그냥 내 꿈이고 장래희망이라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공부를 해야만 했어요. 사실 나중에 머리가 커지면서 이 길이 내 길이 아니고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죠. 어쩌면 사실 내 길을 더 쉽게 찾을 수도 있었는데 너무 돌아온 것 같아요.”
아이에게 ‘판사’가 돼라, ‘의사’가 돼라 하는 부모가 어디 한둘이랴. 아이에게 다양한 길을 보여주고 싶으면서도 욕심이 생기는 건 다 똑같은 부모 마음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 진짜 아이가 잘하고 좋아하는 걸 놓칠 수도 있다는 걸 우린 가끔 잊곤 한다. 김창렬도 밖에서 신나게 놀다가 하고 싶고, 잘하는 일을 찾은 케이스다. 시행착오를 겪어본 그였기에 그는 아들 주환이에게 굳이 공부하란 말을 하지 않는다.
“저는 주환이에게 공부하란 말을 한 적이 없어요. 제가 원하는 방향을 정해놓고 아이에게 하라고 하고 싶지가 않아요. 저 역시 재밌고 즐거운 걸 하면서 얻은 게 많은 사람이니까요. 저는 항상 물어봐요. ‘뭘 하고 싶니? 뭐가 재밌니?’ 하고요.”
주환이는 아빠가 있어 참 든든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의 꿈을 찾아가는 외로운 길에 언제나 아빠가 함께할 테니까.

  • 김창렬의 아빠표 육아 시크릿 4
    일주일에 하루는 아이와 노는 날

    바쁘지 않은 아빠는 없다. 일주일에 하루 이틀만이라도 아이와 노는 날을 정하자. 하루만 놀면 아이는 일주일이 행복하다.

    칭찬과 호응이 기본
    아이와 함께할 때 칭찬과 호응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야 아이가 신이 나서 더 열심히 하기 때문. 아이의 말을 열심히 들어주고 칭찬하고 호응하라.

    ‘하지 마’란 말은 하지 마
    아이에게 “하지 마!”라고 하면 반발심만 생긴다. 왜 하면 안 되는지를 먼저 알려줘라. 아이가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정해줄 것.

    먼저 아이에게 물어보라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를 먼저 물어보라. 관심의 표현이고 아이도 그러면서 자신의 적성을 찾아간다.

story 2
자녀 양육을 위해 직장 그만둔 박찬희씨

대부분의 아빠들이 육아에 있어 아마추어라면, 그는 분명 프로일 거다. 10년 넘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육아에 뛰어든 아빠가 있다. <아빠를 키우는 아이>의 저자 박찬희(45세)씨가 그 주인공. 그의 아내는 여전히 직장에 다니고 있고, 그는 육아와 가사를 도맡아 한 지 3년째다. 다섯 살배기 딸 서령이와 하루하루를 함께하는 일이 너무도 행복하다는 ‘전문 아빠’ 박찬희씨가 ‘아빠 육아’에 대한 생각을 전해왔다

그가 처음 ‘전문 아빠’의 길로 들어선 것은 2010년 8월. 큐레이터로 일하던 박물관을 그만두면서부터다. 꼬박 11년을 일한 직장이었지만, 그는 딸 서령이를 보기 위해 사표를 냈다.
“직장 동료 중에 워킹맘이 있었어요. 맞벌이를 하다 보니 아이가 자라는 것을 못 보는 것이 슬프다고 하더군요. 직장에서 일하는 낮 시간 동안 아이가 어떻게 있는지를 전혀 모르는 거잖아요. 그 동료를 보면서 아이의 어린 시절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일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아내의 입장을 존중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서령이가 몸이 아파 며칠 어린이집에 못 갈 때는 퇴직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도 했다. 아픈 서령이를 돌보면서도 마음 한편엔 곁에 있을 수 있어 참 행복했단다.
그렇게 ‘주부 아빠’가 된 지 3년. 이제 그는 ‘엄마 네트워크’에 낄 수 있을 정도로 베테랑 주부 아빠가 됐다. 서령이 또래 아이의 엄마들과 교류하면서 ‘우리 애는 이렇다, 저렇다’ 육아 정보를 주고받기도 한다.

아이에게 아빠 생각을 강요하지 마라
“양치질을 시키는 것은 전쟁이죠.” 이를 닦지 않으려는 아이와 끊임없이 이 닦기를 권하는 아빠의 줄다리기. 양치질은 아이가 입을 벌리지 않으면 시킬 수 없는 일이라 아빠로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란다.
그렇게 날마다 이 닦기 전쟁을 치르다 문득, 사랑하는 딸 서령이에게 화를 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이 전쟁의 문제는 아이가 아니라 나였구나’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이에게는 아이의 기준이 있을 텐데, 저는 저의 기준을 아이한테 강요했던 거죠. 제 걱정과 욕심 때문에 지금 당장 이를 닦으라고 아이에게 말해온 겁니다.”
박찬희씨는 ‘아빠 육아’를 커다란 행운이라고 말한다. 서령이를 키우면서 오히려 자기가 더 성장하게 됐단다. 아이를 키우면서 자기 안의 많은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었고, 그걸 다듬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최초의 기회였죠. 평생을 살면서 자기 내면을 보지 못하는 사람도 참 많은데, 저는 그걸 깨달았어요. 진정한 자기 성찰이 뭔지를요. 자기 자신을 잘 알면 아이를 잘 보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간혹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서 아이에게 화를 내는 부모들도 있잖아요. 자기 자신을 잘 알면 그런 실수는 하지 않습니다.”
자발적으로 ‘전문 아빠’의 길을 선택한 그도 육아 우울증을 피해갈 순 없었다.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그동안 자신이 가졌던 것을 한순간에 내려놓아야만 하는 상황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가 육아 우울증을 겪을 때, 아내의 조언은 큰 힘이 됐다. 출산 후 육아휴직을 했던 1년 동안 아내도 같은 감정을 느낀 것이다. 그러면서 부부가 내린 결론은 아이와 있을 때는 아이만 생각하자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누려온 것을 생각하면 화만 날 뿐이니까. 남편의 어려움을 잘 아는 아내는 퇴근 후나 주말에 남편에게 특별 휴가를 준다.
생각보다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다고 했던가. 아빠 박찬희씨도 사소한 것들 속에서 행복을 느낀다. 서령이와 함께하는 매 순간순간이 행복이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를 꼽았다.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다 보니 서령이가 잠든 새벽 시간을 이용해 글을 쓸 때가 있어요. 그러다 가끔 서령이가 자다 깨서 제가 있는 방에 들어오곤 합니다. ‘아빠~! 그만하고 이리 와서 내 옆에 누워’라고 할 때. 그때 참 행복감을 느낍니다.”
박찬희씨 가족의 버킷리스트는 몽골로 가족 여행을 떠나는 것. 아무것도 없는 대지에서 편안함을 누리고 싶어서다. 아빠는 딸에게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몽골 얘기를 계속 해줬다. 아직 한글도 못 뗀 서령이지만 세계지도에서 몽골이 어디 있는지는 단박에 찾아낸다.
“우리 가족은 같은 꿈을 꿉니다. 몽골로 여행가는 꿈요. 꿈을 나누면서 우리 가족은 더욱 든든한 끈으로 이어지리라 믿습니다.”

  • TIP
    박찬희씨의 아빠표 육아 시크릿 4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하라

    ‘아빠 육아’라고 하면 막연하게 생각하는 남성이 많다. 막막해하지 말고 아이 목욕시키기, 기저귀 갈기, 같이 산책하기 같은 작은 일부터 해보자.

    육아는 힘들다는 것을 인정하자
    육아는 원래 힘들다. 힘드니까 피하라는 말이 아니다. 힘든 걸 인정하고 받아들이라는 얘기다. 그러고 나면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올여름, 아내에게 휴가를 주자
    아내에게 일주일간 휴가를 주고 직접 한번 육아에 뛰어들어보자. 아내에 대한 생각이나 육아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뀔 것이다. 또 앞으로 자신이 육아에서 어떤 부분을 맡을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엄마보다 잘할 수 있는 아빠의 역할(놀이 교육)을 하자
    엄마보다 아빠가 잘할 수 있는 육아법은 놀이다. 같이 놀아준다는 생각을 버리고 함께 놀자. 아이와 같이 놀다 보면 어느새 아빠도 즐거워진다
story 3
스웨덴 출신 아내와 공동 육아 실천한 스칸디 대디 황선준씨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올해의 트렌드 중 하나로 ‘스칸디맘’을 선정했다. 그 덕에 자녀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북유럽식 교육이 주부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다. 이 교육법은 비단 엄마들에게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북유럽 문화권에서는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공동 육아’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스웨덴 여성과 결혼해 현재 서울시교육정보원장으로 재직 중인 ‘진짜 스칸디 대디’ 황선준씨와 그의 아내 안 마리(Ann Marie)씨를 만나 스웨덴식 아빠 교육 이야기를 들었다

스칸디 자녀 교육의 핵심은 존중
황선준 원장은 스웨덴 유학 중에 지금의 아내 안 마리씨를 만나 결혼했다. 입시 위주의 한국식 교육을 탐탁지 않게 여긴 아내의 생각을 존중해 스웨덴에서 꼬박 26년을 살며 세 아이를 길렀다.
“가부장적인 한국 문화에 젖어 있던 제게 스웨덴식 육아는 신세계였습니다. 한국에서 한국 여자를 만나 결혼했더라면 몰랐을 것들이죠. 제 아내에게 정말 감사함을 느낍니다. 적극적으로 육아에 동참하면서 가정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기 때문입니다.”
황 원장이 스웨덴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시절, 첫아들 태인이가 태어났다. 그의 아내는 황 원장에게 아빠로서 두 가지를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첫째는 학교에 있는 시간이 하루 8시간을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것. 빨리 집에 와서 아이와 시간을 함께 보내라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금연.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아빠가 된 황 원장은 새로운 규칙을 잘 준수했다.
“오후 4~5시에 들어와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낮에 공부하는 시간에도 아이의 모습이 떠올라 집에 가고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한국 문화의 키워드가 ‘예의’라면, 스웨덴 문화의 키워드는 ‘존중’. 존중의 가치는 육아나 교육에 서도 통한다. 스웨덴 아빠는 아내를 존중하고, 아이를 존중하며, 선생님을 존중한다. 혼자 집에서 아이를 돌볼 아내를 존중하기에 퇴근하면 바로 집으로 들어간다. 스웨덴에선 오후 6시가 되면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는다. 그래서 즉흥적으로 친구와 술을 한잔할 수도 없고, 나이트클럽이나 룸살롱 같은 술집도 거의 없다. 스웨덴은 남녀평등이 기본 원칙이다. 아내가 저녁을 준비하면 남편이 설거지를 하고, 남편이 저녁을 준비하면 설거지는 아내 몫이다. 자녀 양육에서도 예외는 없다. 스웨덴산 유모차가 유달리 튼튼한 것도 스웨덴 아빠들이 아이를 데리고 자주 산책하기 때문이란다.
안 마리씨는 “아빠가 퇴근하고 집에 일찍 들어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빠로서 당연히 해야 할 역할이자 의무”라고 말한다. 스웨덴의 문화가 생소한 한국인들에게는 신기할 따름이다.

휴직기간 동안 아내와 철저한 육아 분담
스웨덴에서 아빠의 육아참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데에는 스웨덴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한몫했다. 스웨덴의 ‘보편복지’가 바로 그것이다. 임신 및 출산 동안의 모든 의료비 무료, 출산 후 1년 반 동안의 유급 육아휴가, 매월 나오는 아동보조금, 저렴하면서도 양질인 유아학교 등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이 솔깃할만한 정책이 줄줄이다.
황선준씨에 따르면, 스웨덴의 기본 유급육아휴직기간은 부부를 합쳐 480일. 아주 봉급이 많은 사람을 제외하곤 일반적으로 평상시 급여의 80%정도 수준을 육아휴직급여로 지급받을 수 있다. 받을 수 있는 휴직급여의 비율을 낮추면, 육아휴직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 황선준씨도 급여를 낮추고 기간을 연장해 아이들을 돌본 아빠 중 한 사람이다.
“돈은 조금 덜 받더라도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싶었습니다. 그게 집에서 혼자 아이를 돌보는 아내를 위해서도 더 좋은 쪽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황선준 서울시교육정보원장은 우리나라에도 이런 보편적 복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게 낮아진 출산율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될 거란다. 그는 지금도 남성들이 육아에 잘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 황선준씨의 스칸디 대디 육아 시크릿 3
    아빠와 엄마의 역할은 같다

    북유럽식 교육의 핵심은 공동 육아. 아빠의 역할, 엄마의 역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저녁 시간은 반드시 집에서 가족과 함께
    아내를 존중하고 아이를 존중한다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소중한 법. 저녁은 항상 가족과 함께 지낸다.

    최소 2개월 이상 육아휴직
    스웨덴에서는 부부합산 480일의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story 4
한국인 자녀 입양해 하버드대 보낸 유대인 힐 마골린씨

유대인 아빠 힐 마골린(Hill Margolin)씨는 한국인 자녀 둘을 입양해 유대인식으로 길렀다. 그의 딸 릴리 마골린(Lily Margolin)은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하고 얼마 전 구글사에 입사했다. 자녀 교육에서 유대인 아빠의 역할은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키워주는 것이라는데, 그 비법을 들어봤다.

아이에게 끊임없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유대인 아빠
예로부터 유대인들은 어디서나 율법서인 <탈무드>를 펴고 토론을 벌였다. 힐 마골린씨 역시 <탈무드>를 자녀 교육의 근간으로 삼았다. <탈무드>에서는 “아버지들에게는 아이들에게 토라(유대인 율법)를 가르치고 사업하는 법을 가르칠 의무가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유대인 가정 안에서 아버지는 ‘선생님’이 된다. 그만큼 아버지가 존경받고 신뢰할 수 있는 존재라는 의미다. 자녀에게 끊임없이 성서 내용을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아버지 역시 집에서 늘 성서를 공부한다. 그의 자녀들은 텔레비전이 아닌 책을 보는 아버지 모습을 통해 자연스레 존경심과 신뢰감을 형성한다.
“유대인들은 유대인 율법인 토라를 매일 주기적으로 공부합니다. 이것은 유대인 부모의 의무라고 할 수 있죠. 자녀로 하여금 평생학습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아주 중요한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공부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 역시 공부하는 것이 습관이 된다. 누가 강조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몸에 배는 것이다. 힐 마골린의 딸 릴리도 마찬가지다. “공부는 제 인생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배웠어요. 오히려 저희 아버지께서는 제가 중학생이 됐을 때도 ‘공부하지 말고 놀라’고 하셨거든요. 밤이 깊어지면 꼭 자라고도 하셨고요.”
힐 마골린을 비롯한 유대인 아빠들은 보통 그렇게 자신이 공부한 유대교 경전의 내용을 자녀들에게 가르친다. 경전에 나온 계명은 일종의 생활지침서가 된다. 유대인들에게 계명을 가르친다는 것은 토라의 내용을 ‘기계적으로 외워서’ 율법을 가르친다는 뜻이 아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가르침을 전달하는 것이고,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상황과 문제를 율법의 맥락 속에서 검토하고 문제 해결을 해나가는 것을 뜻한다.

아빠와 아이들의 소통의 창구가 된 밥상머리 교육
힐 마골린씨가 전한 유대인 아빠교육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밥상머리 교육이다. 저녁 식사 시간에 가족이 모여 함께 하루 동안의 일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힐 마골린씨는 이런 밥상머리 교육이 대부분의 유대인 가정에서 흔히 하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제 아버지도 매일 저녁 가족과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텔레비전이나 전화의 방해를 받지 않고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 얘기하거나 부모님 말씀을 경청했죠.” 이 시간 동안 아이들은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면서 부모와 소통한다. 공부 외에 자신을 둘러싼 상황이나 환경에 대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얘기하는 것이다.
“특히 사춘기를 겪는 아들을 둔 아버지는 스포츠나 연극 활동에 함께 참여하면서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바쁘다면 대체할 사람이라도 찾아야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쯤은 정기적으로 온 가족이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면서 대화해야 합니다.”
그는 다른 사람과 소통하면서 배우는 것이 많다고 말한다. 혼자 책만 들여다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거다. 사람들과의 자유로운 교류 속에서 사회성을 배우고 비판적인 사고능력도 키울 수 있다.
“유대인의 교육 방식 중에는 다른 사람과 소통하면서 배우라는 내용이 있어요.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 다른 이들에게 무언가를 배울 수 있고, 그런 부분은 혼자서는 절대로 익힐 수 없다는 말입니다.”
아이와 소통을 하다가 아이가 직면한 문제에 대해 들었다고 해서 답을 알려주진 않는다.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말을 건넬 뿐이지, 답을 구하는 것은 아이 자신이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질문과 토론이 생활화된 아이들은 자연스레 자립심과 책임감을 가지게 된다. 이것이 유대인 교육의 핵심 키워드다.

  • 힐 마골린의 유대인 아빠 육아 시크릿 3
    끊임없이 공부한다

    유대인들의 생활 지침서인 유대교 경전을 끊임없이 공부한다. 자녀들에게 그 지침을 가르치기 위해서다.

    자녀의 지적인 호기심을 자극한다
    유대인 아빠는 스스로 공부하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준다. 이를 통해 아이들도 공부가 인생의 일부라는 점을 자연스레 느끼게 된다.

    저녁을 함께 하며 자녀와 공감한다
    매일 저녁 하루 동안의 일을 이야기하며 토론한다. 자녀에게 문제의 답을 알려주기보다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PART 2 고민상담소
아빠가 멀게만 느껴지는 아이, 직접 상담받아보니

아빠와 아이의 관계는 아이 발달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칠까? 한국가족상담센터의 남동우 소장은 아이의 발달에 아버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빠와 깊은 유대관계를 맺으면서 자란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는 얘기다. <우먼센스>는 아빠와의 관계가 소원하다는 김빛나(18세·가명)양과 함께 한국가족상담센터(www.familykorea.org)를 찾았다.

Question
아빠에게 느끼는 거리감, 어떻게 좁힐 수 있을까요?


Problem 김빛나양은 아빠, 엄마, 두 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는 겉보기엔 매우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 학급에선 임원을 맡고 있을 정도로 학우들 사이에서 인기도 좋다. 여느 평범한 가정처럼 아빠와는 그저 그런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빛나양은 아빠와의 관계가 소원하다고 느낀다. 아빠에게 애교도 부려보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영 시원찮다. 빛나양에게 아빠는 늘 무뚝뚝하고 어려운 존재다.

이렇게 진행했어요 가족상담센터 남동우 소장은 김빛나양에게 평소 아빠와 나눈 대화내용을 기억해서 적어보라고 주문했다. 서로 나누는 대화 내용을 분석하면 둘의 관계가 어떤지 파악할 수 있다. 또 다른 검사는 ‘사례 연습’ 검사. 특정 상황을 주고, 아빠라면 어떻게 대답할지를 상상해서 적어보는 것이다. 이 검사를 통해 빛나 양의 아빠가 어떤 유형의 아빠인지 유추해볼 수 있다.

step 1 지톡(Ge Talk)
평소 어떤 대화 나누나?

김빛나양이 아빠에게 주로 하는 말

●아빠, 나 이거 사줘 ●이거 갖고 싶어 ●아빠, 우리 어디 놀러 가자

아빠가 가족에게 주로 하는 말
●책 많이 읽어라(딸) ●밥 줘(아내) ●이리 와 봐(아들)

부녀의 대화를 분석해보니…
또래 친구들은 보통 아빠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빛나양 같은 경우에는 아빠와 대화할 때 어린아이 같은 언어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마치 초등학교 저학년 같지요. 어리광이 심한 것은 상대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열망이 표현된 것이기도 합니다. 즉, 아빠에게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다고 인식하고 있고, 그 사랑을 받고 싶다는 내면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빠가 주로 하는 언어 습관을 보면 지시적이고 억압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아내나 아들에게도 같은 느낌의 어투를 사용하는 걸 보니, 빛나양만 그렇게 대하는 것 같진 않습니다. 이런 대화 습관은 가족에게 따뜻한 아버지이기보다 권위주의적이고 무뚝뚝하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말을 건넬 때 ‘~해라’ ‘~하지 마라’식의 어투는 억압형 아빠의 전형적인 말투입니다. 이런 어투는 아이를 주눅 들게 만들고 자신감 없는 아이로 자라게 합니다. ‘~하는 게 어떠니?’ ‘~는 어떻게 생각하니?’식의 질문이 바람직합니다.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첫걸음은 아이의 감정을 이해해주고 읽어주고 공감하고 있다는 언어 표현입니다.

TEST 2 사례 연습
특정 상황에 대한 아빠의 반응을 유추

CASE 1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는 매우 화가 나 있습니다. “선생님이 나를 너무 화가 나게 해. 우리 반 반장, 걔만 예뻐한다니까. 걔는 그냥 하는 일이 떠드는 애들 이름이나 적고…. 아, 맞다. 청소도 안 시켜.” 아빠는 아이에게 뭐라고 말했을까요?
빛나양이 생각한 아빠의 반응과 예상 답변
모르겠다
.
CASE 2 초등학교 1학년 자녀, 6개월간 키우던 강아지가 죽었다. 아침에 출근길 죽은 강아지 옆에서 울고 있는 자녀를 보게 된 당신의 반응은?
빛나양이 생각한 아빠의 반응과 예상 답변
괜찮아, 울지 마.

부녀의 행동을 분석해보니…
빛나양의 아빠는 자녀의 행동이나 태도에 별다른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빛나양이 어떤 문제 상황을 토로했을 때 어떻게 하라는 방향성을 제시해주지 못하고,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나 지원을 해주지도 못합니다. 두 번째 케이스에서 “괜찮아, 울지 마”라는 답변은 얼핏 위로해주는 아빠의 모습으로 비치기도 하지만, 사실은 자녀의 행동을 별것 아닌 일로 치부하는 태도입니다. 빛나양의 감정이나 욕구에 대해서는 둔감한 것이죠.
첫 번째 케이스의 경우, 모범답안은 “빛나가 많이 속상했겠구나. 아빠도 들어보니, 그 상황에서 정말 화가 났겠다. 그래도 잘 참았네, 우리 딸”과 같은 말로 공감하고 있다는 표현을 해주는 게 좋습니다.
두 번째 케이스도 마찬가지로 공감의 표현을 해주어야 합니다. 괜찮다는 위로나 울지 말라는 지시형 답변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것보다는 ?우리 빛나도 많이 슬프겠구나. 아빠도 빛나가 사랑하는 강아지가 죽어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는 답변이 공감형 답변에 가깝습니다.

Advice
상담 결과 부녀 관계는…

전반적인 검사결과를 살펴보면, 빛나양은 지금 아빠와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아빠가 주는 안정감도 부족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빠가 좀 더 딸과 가까워지겠다고 ‘자, 이제 속마음을 얘기해봐.’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가장 간단한 형태의 의사소통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PART 3 나는 어떤 타입의 아빠일까?
유형별 맞춤 육아 솔루션 3

이제부터 아빠 양육에 힘쓰기로 결정했다면, 우선 아빠가 어떤 유형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내 아이의 아빠는 어떤 유형인지 살펴보고 맞춤형 솔루션에 귀 기울여 보자. 아이를 대할 때의 언어습관만 봐도 어떤 유형인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맞춤형 솔루션을 보고 오늘부터 차근차근 노력해 볼 것.

01 통제형 아빠 유형

통제형 아빠는 자녀의 감정이나 행동에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오로지 자녀가 아빠 뜻에 따라줄 것을 강요한다. 자녀의 흥미에는 별 관심이 없고 자세히 알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의 의견이 절대적이라 확신하고 이와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기준의 대부분을 아빠가 일방적으로 세운 후 자녀에게 이 기준에 맞출 것을 강요하는 스타일이며, 명령이나 비난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철저하게 자녀의 의견을 무시하는 행태를 보인다.

이런 아빠 밑에서 자란 아이는_통제형 아빠 밑에서 자란 아이는 얼핏 굉장히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 예의 바른 아이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빠와 자녀의 관계가 매우 불안하고 부정적인 상태라 할 수 있다. 이런 아빠 밑에서 자란 아이는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자신감이 떨어진다. 자기 스스로 해야 할 일까지 하지 못하도록 해서 자발성과 창의력이 부족한 수동적인 사람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통제형 아빠의 자녀들은 아빠의 일방적인 지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품고 있으나 이를 표현하지 못한 채 소원한 관계로 지내다가, 간혹 어떤 계기를 통해 아빠와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아빠가 예상치 못할 정도의 격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바꿔보세요
아주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사사건건 간섭하거나 자녀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하는 행태부터 버려야 한다. 자녀가 최대한 스스로 의사를 결정하게 하고 결과에 대해서는 분명한 책임을 지도록 기다려주는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아무래도 처음에는 익숙해지기 어렵겠지만, 매일 20~30분 정도 자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먼저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말고 자녀가 먼저 이야기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념해야 할 것은 자녀가 어렵게 아빠에게 다가오거나 도움을 요청할 때 절대로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통제형 아빠는 통제 위주의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자녀에게 주로 ‘안 돼’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와 같은 표현을 남발하지 않도록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자녀의 성공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자녀가 간혹 실패하더라도 이를 배움의 연장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과정을 격려해주고 존중해야 한다. 자녀의 눈높이에 맞춰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는 일이 필요하다.

02 아집형 아빠 유형

아집형 아빠는 대체적으로 자녀에게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자녀와의 소통이나 지원을 하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자녀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하며, 오히려 자녀에게 사소한 일로 괜히 짜증을 낸다거나 이래라 저래라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아빠가 자식에게 투정과 똥고집을 부리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자녀의 행동을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해버리기도 하고, 자녀들이 표출한 감정이나 욕구에 대해서도 둔감하다. 또한 설령 알았다고 하더라도 자녀가 원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이런 아빠 밑에서 자란 아이는_자신의 문제 해결에 대해 아빠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해 처음에는 당황해하다가 나중에는 아빠라는 존재를 답답하게 여기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아빠와 자식이 전혀 소통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아이는 문제 상황이 다가와도 결정을 내리거나 어떤 액션을 취하지 못하는,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로 자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렇게 바꿔보세요
아집형 아빠가 코치형 부모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녀를 내 마음대로 어떻게 해보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아빠 자신도 자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역량이 부족한데, 과욕을 부려 자녀에게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자녀가 ‘우리 부모는 편견과 질투에 빠져 있어’라고 생각해 아빠를 더 멀리하기 전에 하루빨리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아빠라는 믿음을 자녀에게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빠가 비록 부족하고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하더라도, 모든 것을 자녀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어떻게 하면 자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할지 균형을 유지하며 고민해야 한다. 또한 아집형 아빠는 자신의 역량을 기르기 위해 작은 일부터 실천에 옮기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자녀와 갈등을 겪는 상황이 오더라도 이를 극복해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더 이상 자녀에게 막무가내식의 고집만 부릴 게 아니라, 자녀 삶의 주체는 부모가 아닌 자녀임을 인정해야 한다.
자녀 스스로 아이디어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겸손한 태도로 자녀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한다. 아빠가 자녀에게 보탬이 되지는 못할망정 자녀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힘마저 빼앗는다면, 이는 자녀에게 아물지 않는 큰 상처를 만드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03 방치형 아빠 유형

방치형 아빠는 일반적으로 자녀에게 지나치게 관대해 어떤 한계를 정해주지 않는다. 자녀에게 무엇을 요구하지도 않으며, 아빠와 자녀와의 관계에서 자녀가 아빠보다 우위인 경우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심지어 아빠가 자녀 눈치를 살피고, 자녀가 나쁜 행동을 해도 혼내지 않거나 바로잡아주지 못하고 내버려두는 경우도 많다. 사랑한다고 바라볼 뿐 아빠 역할을 적절히 하지 못하는 수동적인 모습을 취한다. 지극히 기본적인 지원만 해주는 것으로 아빠로서의 의무를 다했다고 자족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아빠가 세운 규칙을 일관성 있게 적용하지 못한다. 자녀들의 행동이나 반응에 대해 대체적으로 공감을 해주긴 하지만, 어떤 문제나 감정을 풀어줄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못하고 그냥 유야무야 종결해버리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게 된다.

이런 아빠 밑에서 자란 아이는_아빠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또래들보다 유달리 외로움과 허전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좀 더 강렬하고 자극적인 것에 대한 호기심이 높아진다. 행동에 대한 절제를 일러주는 아빠 역할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건 말건 개의치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경향을 보인다. 심지어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비현실적인 자만심에 빠져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자제력이 약하고 충동적인 경향을 나타내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이렇게 바꿔보세요
방치형 아빠는 ‘나는 우리 아이를 믿고 모든 것을 자녀에게 맡긴다’며 스스로 위안을 삼고 다른 사람에게도 이를 자랑한다. 그러나 더 이상 막연하게 모든 것을 믿고 맡긴다는 무책임한 태도를 지속해서는 안 된다. 먼저 자녀로부터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실행 방법에 대해 큰 방향을 들어봐야 한다. 또한 실행 과정에서 자녀가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권한을 최대한 위임한다는 생각을 갖고 코칭해야 한다.
만약 자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거나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면 아빠는 자녀의 목표가 무엇이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단계를 밟아야 하는지 등을 차근차근 확인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의 의견을 말해야 한다. 그래야 자녀가 구체적인 실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의 목표와 실천 계획을 확인할 때 아빠는 자녀가 스스로 아빠에게 충분한 질문을 하도록 유도해 목표와 실천 계획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자녀가 아빠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을 때는 아빠가 구체적인 행동을 즉시 보여줘야 한다. 지금까지 방치형 아빠는 자녀로부터 심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자칫하면 자녀들이 아빠의 사랑에 대해 근본적으로 의심하거나 오해할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유형의 아빠에 비해 방치형 아빠는 자녀의 부족한 사랑을 채워줄 수 있는 현실적인 노력을 더 많이 해야 한다. 물론 종종 아빠의 역량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자녀들에게 많은 관심을 주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아빠 대신 자녀에게 멘토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을 미리 마련해두는 것도 바람직하다. 그동안 방치형 아빠로 살아온 세월을 만회하려면 앞으로는 좀 더 성숙한 마음가짐으로 자녀들에게 관심을 갖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막연하게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한숨만 쉴 것이 아니라, 자녀와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아빠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며 자녀의 마음을 사랑으로 채워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mini interview
‘아빠학교’ 권오진 교장에게 물었다!
좋은 아빠되는 노하우

“아이를 키운다는 건 연날리기와 같아요. 연과 얼레는 줄로 연결되어 있어요. 아빠와 아이는 그런 사이입니다.” 아빠학교 권오진 교장은 아빠 육아가 이슈가 되기 훨씬 이전부터 ‘아빠’의 역할을 강조해오던 사람이다. 현재는‘아빠학교(http://cafe.naver.com/swdad)’를 운영하며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모인 멋진 아빠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다. 그를 만나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는지 물었다.

Q. 자녀 양육에서 아빠와 엄마의 차이가 있다고 보십니까?
엄마와 아빠는 기본적으로 능력에 차이가 있어요. 엄마들은 인지 능력과 대화 능력이 발달해 있습니다. 아이랑 놀이를 할 때도 블록 쌓기, 소꿉놀이 같은 것을 하는 데 탁월하죠. 아빠들은 이런 놀이들을 따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는 아이를 달래는 것도 엄마가 우월합니다. 반면 아빠들은 몸을 쓰는 ‘놀이’에는 강합니다. 모험을 추구하고 공간을 사용할 줄 알죠. 아이들이 느끼기에 아빠와의 놀이는 모험 그 자체입니다. 예측이 불가능하거든요.

Q. 아빠의 놀이교육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한 세대 전까지만 해도 아빠는 모두 다 좋은 아빠였습니다. 저는 그 이유가 골목길에 있다고 봅니다. 예전에는 굳이 놀아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골목길에서 또래 친구들과 뛰어놀았죠. 그 골목 문화 안에는 ‘깍두기’라는 재밌는 개념도 있었어요. 조금 큰 동네 형들이 어린 동생을 ‘깍두기’ 멤버로 놀이에 끼워주는 거예요. 아이들은 그 안에서 사회성을 기르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교육’ 바람이 불면서 아이들이 골목에서 사라졌습니다. 이건 교육이 아니에요. 사육이죠. 현실이 이렇기 때문에 아빠의 놀이교육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생각합니다.

Q. 남편을 좋은 아빠로 만들기 위해 엄마들에게 전하는 팁이 있나요?
아이가 생기면 남편에게 아이 목욕시키기 딱 하나만 해달라고 하세요. 엄마 입장에서 아이 목욕시키기만큼 힘든 일은 없습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목욕은 아빠들도 재밌어 하고, 자식에 대한 마음도 더 애틋해집니다. 그러면 목욕시키기 이외에 다른 때에도 아이와 함께하고 싶어 하게 되죠. 그리고 또 다른 팁 하나는, 잘하지 못한다고 너무 핀잔 주지 말라는 겁니다. 처음에는 누구나 서툴잖아요. 하다 보면 늘어요. 그냥 조용히 지켜보고 기다려주세요. 좋은 아빠가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고요.

  • 아빠학교 권오진 교장이 추천하는 아빠랑 함께 하면 좋은 놀이 4
    분놀이
    이 놀이의 핵심은 1분 안에 아이를 웃게 하는 것. 정말 바쁠 때 하루 1분만 시간을 내면 이 놀이를 할 수 있다. 아이와 손바닥 치기 한 번을 하거나 가위바위보를 해서 간지럼 태우기를 하는 것. 이런 사소한 것들도 놀이가 된다.

    취침놀이 취침놀이 자고 있는 아이를 향해 하는 놀이. 뽀뽀해주고, 쓰다듬어주고, 다리를 주물러주는 간단한 놀이다. 잠든 아이는 모를 수 있지만, 아빠와 아이의 이런 스킨십은 알게 모르게 유대감 형성에 도움이 된다. 주의할 점은 두 가지. 첫째, 술 먹고 하지 말 것. 둘째, 힘들게 재운 아이를 굳이 깨우지는 말 것.

    원격놀이 해외 출장이 잦은 아빠에게 강추. 아이와 하루에 한 번씩 통화하는 놀이다. 이때 “엄마 말 잘 들어라” “방 청소 잘해라”라는 명령은 금물. 그냥 그날그날 아이의 관심사 하나만 물어보라. 통화 중 나온 친구의 이름도 수첩에 적어둘 것.

    셀프놀이 셀프놀이의 핵심은 아빠는 시범만 한 번 보여주고 이후에는 오디오만 쓰는 것이다. 예를 들면 ‘왕복달리기놀이’ 같은 것이 있다. 힘들다고 싫어할 수 있으니 아이가 너무 힘들어하기 전에 “스톱!”을 외치는 게 포인트다.

CREDIT INFO

취재
정희순
사진
조혜원,박원민
사진자료
KBS, 일상이상
스타일리스트
이서연
헤어&메이크업
샬롱드 뮤사이(02-1544-7442)
제품협찬
야마하, 미즈노(덕화스포츠), ASK, 워모, 프라이언, 헤지스, 자라키즈, 휠라키즈, 소다옴므, 쉐에보카, 페이유에
참고자료
<아빠를 키우는 아이>(소나무), <제대로 키워라>(엘도라도), <아빠의 임신>(예담), <금발여자 경상도 남자>(한언), <공부하는 유대인>(일상이상)
2013년 05월호

2013년 05월호

취재
정희순
사진
조혜원,박원민
사진자료
KBS, 일상이상
스타일리스트
이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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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롱드 뮤사이(02-1544-7442)
제품협찬
야마하, 미즈노(덕화스포츠), ASK, 워모, 프라이언, 헤지스, 자라키즈, 휠라키즈, 소다옴므, 쉐에보카, 페이유에
참고자료
<아빠를 키우는 아이>(소나무), <제대로 키워라>(엘도라도), <아빠의 임신>(예담), <금발여자 경상도 남자>(한언), <공부하는 유대인>(일상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