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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새의 유토피아

<벌새>에서 알 수 없는 거대한 세계와 마주했던 박지후는 다시금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디스토피아적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열아홉에 처음 만난 디스토피아는 스물한 살의 그녀에게 ‘배우적’ 유토피아를 선사했다. 그때의 기억을 소환하여 박지후가 직접 써서 보낸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회상.

UpdatedOn September 0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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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유돈초이 제품.

시선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감독, 스태프들, 선배 배우 라인업만으로도 제게 너무 크고 위대하게 다가온 작품이에요. 당시 저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어요. 좋은 작품을 멋진 분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자극이 되었죠. 현장에서 선배들이 하나의 신에서 테이크마다 각기 다른 연기를 다양하게 펼치는 걸 봤어요. 저렇게도 표현할 수 있구나! 매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죠. 그분들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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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원피스 뷔미에트 제품.

긴장

“어느 날, (이)병헌 선배님께, ‘선배님도 긴장을 하세요?’라고 여쭤봤어요. ‘나도 긴장하지!’라고 답하셨죠. ‘연기의 신’ 선배가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어떤 이유에서인지, 저도 모르게 안심이 되고 위안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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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촬영 준비를 하면서, 엄태화 감독님이 ‘혜원’이는 눈이 포인트라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다른 주민과 어떻게 다르게 보일지에 대한 방법을 생각해보라고 하셨죠. 캐릭터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는 계기가 된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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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패턴이 돋보이는 원피스 루이 비통 제품.

노력

“엄태화 감독님은 테이크마다 다양하고 섬세한 디렉션을 주는 스타일이세요. 그래서 마음껏 연기를 할 수 있었죠. 특히 극 중 혜원은 다른 주민과 달리 강렬한 컬러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어요. 그게 영화 속 제 헤어 컬러예요. 탈색을 두 번 하고, 촬영 때마다 트리트먼트로 색을 입히면서 혜원의 퍼플 컬러 헤어스타일을 만들어갔어요. 머리색을 바꾼 것만으로도 혜원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죠. 그 와중에 감독님은 모니터링하시며 ‘시한폭탄 같다’ ‘건드리면 터질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 말씀이 너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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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셔츠 뷔미에트 제품.

변신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촬영할 당시 저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어요. 긴 생머리로 졸업 앨범 사진을 촬영할 생각에 신이 나 있었을 때죠. 그때 혜원을 연기하게 되었고, 저의 첫 탈색 머리에 도전했어요. 탈색한 채 몇 개월간 학교를 다녔는데 복도를 지날 때마다 선생님과 친구, 후배들의 깜짝 놀란 시선이 아직도 생생해요. 처음엔 참 쑥스럽기도 했어요. 하지만 다시는 하지 못할 경험이라 생각되어, 어느 순간부터는 즐기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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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학적 형태의 원피스 이세이 미야케 제품.

시간

“영화 개봉을 앞둔 시점에 휴대폰 사진첩을 보는데 제 헤어 컬러 변천사가 드러나는 거예요. 그 시간들이 <콘크리트 유토피아> 촬영부터 개봉하기까지의 2년이에요. 신기한 기분이 들었어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저의 열아홉에 시작해서 스물하나에 개봉한 작품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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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크랭크인 시점부터 거의 2년 만에 한 개봉이어서 설렘과 기대가 컸어요. 그런데 스크린 속 제 얼굴을 보는데 뭔가 모르게 앳된 느낌이 많아서 관람 내내 색달랐어요. 정말 이 영화는 많은 선배들의 눈을 보며 연기했던, 아주 짜릿한 경험을 한 작품이에요. 그분들과 함께하며 연기가 주는 힘, 깊이, 폭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거든요. 그런 작품이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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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CREDIT INFO

Editor 이주영
Words 박지후
Photography 김영준
Stylist 이윤경
Hair 이혜영
Make-up 최시노

2023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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