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FASHION MORE+

Viewpoint : 브루넬로 쿠치넬리, 프라다, 제냐

또 새롭게 다가올 가을·겨울을 위해 밀란과 파리에서 진행된 2022-2023 F/W 패션 위크에 대한 관전 포인트.

UpdatedOn March 02, 2022

/upload/arena/article/202202/thumb/50340-480957-sample.jpg

Brunello Cucinelli

브루넬로 쿠치넬리만의 익숙한 여유와 낭만

익숙하고 편안한 것들이 더 소중하고 간절해지는 시대. 왠지 서울보다 더 삭막하게 느껴졌던 황량한 밀란에서, 브루넬로 쿠치넬리만의 변함없이 느긋한 품위와 여유로운 무드는 오히려 새롭고 다분히 신선했다. 이번 시즌 브루넬로 쿠치넬리의 키워드는 교차로(Crossroads). 끊임없이 변하는 도시와 일상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교차하는 현재를 돌아보며, 오랜 시간 이어져온 규범과 새로운 변화들을 융화시켜 조화로운 균형을 이루도록 했다. 전통적이며 천연 그대로인 소재들을 전혀 새로운 편안함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는 크로스오버를 통해 브루넬로 쿠치넬리만의 기술력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클래식한 블레이저는 어린 낙타 섬유와 정교하게 결합한 캐시미어와 극세 양모로 만들어 더 전통적인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놀랄 만큼 부드럽고 가벼운 극상의 편안함으로 표현해냈다. 귀중한 스웨이드, 나파 가죽 소재 또한 아주 가볍고 얇은 시어링과 절묘하게 더해져 고차원적 우아함을 지닌 라이더 재킷 등으로 선보였다. 거기에 베이지, 그레이, 블루 등 세련된 색조와 뉴트럴 컬러로 구성된 차분하고 느긋한 색감 팔레트를 바탕으로 당근, 오렌지, 석류, 라임 등을 닮은 청량한 색조를 더해 에너지가 팡팡 터지는 밝은 에너지까지. 모름지기 밀라노의 무드란 브루넬로 쿠치넬리 같아야 한다.

3 / 10
/upload/arena/article/202202/thumb/50340-480991-sample.jpg

Prada

Prada

프라다 속 등장인물

카일 맥라클란, 제프 골드브럼, 루이스 패트리지, 토마스 브로디 생스터, 에이샤 버터필드, 댐슨 이드리스, 톰 메르시에, 제이든 마이클, 애쉬튼 샌더슨, 필리포 스코티. 이 캐스팅 명단은 2022- 2023 F/W 시즌의 프라다 런웨이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들. 프라다는 폰다제오네 프라다의 쇼 스페이스에 현실과 영화, 공상과 허구가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런웨이로 통하는 길은 SF 영화에 등장하는 우주선 내부처럼 레이저로 꾸민 터널이었다. 어두운 쇼 스페이스에 조명이 비치며 노란 런웨이가 드러났다. 10명의 배우는 프라다의 무대를 묘사하기 위한 중간 매개 역할이었다. 이들은 넓고 네모난 어깨를 강조하고, 허리는 잘록하게 동여맨 재킷, 각 잡힌 테일러링, 구조적으로 표현된 커다란 보머 재킷 등 일상적인 유니폼에서 파생된 룩을 단단하게 갖춰 입고 열의에 찬 걸음으로 등장했다. 미우치아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가 표하고자 하는 이번 시즌의 키워드는 ‘Body of Work’. 일상과 현실에 대한 중요성, 그 모든 측면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일상에서 늘 착용하는 유니폼에 새로운 개념과 가치를 부여했다. 그리고 그 입장에 대한 해설의 의미로 배우들은 프라다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현실, 배우로서의 역할을 있는 그대로 선보였다. 말 그대로 현실과 영화가 공존하는 무대.

Zegna

제냐의 길

영상의 시점은 지속적으로 변한다. 광활한 자연과 추상적인 실내 공간, 솔방울의 근접 샷과 컬렉션의 디테일 장면을 병치시키는 필름의 형태. 카메라는 길을 따라 움직이고, 그 시선 주변의 시각적·정서적 요소들에 관객이 빠져들게 하며 절정을 향한다. 영상이 후반을 향하며 제냐의 장인 정신, 컬렉션에 참여한 이들의 귀중한 손을 상징하는, 손을 형상화한 프랑스 안무가 사덱 와프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공연이 함께 등장한다. 이번 컬렉션은 젠틀하면서도 명확하게 현대의 스타일이란 어떤 것인지를 설명했다. 기능적이고 개별적이며 편안하면서도 순응적이지 않은 것, 야외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입을 수 있는 새로운 포멀리티를 제안한다. 기능성 실크 소재 테이퍼드 이너와 함께 트라페제 코트의 매치, 울 소재 립스톱 아노락, 단독으로 혹은 블레이저와도 매치할 수 있는 가죽 셔츠, 아우터로도 적합한 풀오버 등 복합적 기능이 융합된 디자인이 주를 이룬다. 언더 레이어와 아우터의 경계를 무너뜨렸고, 활동이 용이하면서도 날렵한 실루엣을 선보였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최태경, 이상

2022년 03월호

MOST POPULAR

  • 1
    5월의 마음
  • 2
    송중기가 짊어진 것
  • 3
    시계 커스텀의 쟁점
  • 4
    엄청나게 큰 주먹을 휘두르는 남자
  • 5
    경이로운 세계

RELATED STORIES

  • FASHION

    FOCUS ON

    매일이 지겹지 않을 새 시즌 스니커즈 들여다보기.

  • FASHION

    THE NEW, NERDY

    갖가지 니트와 안경으로 완성한 새로운 너디 보이.

  • FASHION

    올여름 주구장창 신을 10만 원 이하의 플립플롭 브랜드 4

    자고로 플립플롭은 다다익선인 법이다.

  • FASHION

    Intensive Bomb

    메마른 표정에 대범하게 얹은 순백의 고밀도 크림.

  • FASHION

    CUT&SEW

    제멋대로 자르고 붙인 여섯 가지 티셔츠.

MORE FROM ARENA

  • INTERVIEW

    <아레나> 2월호 커버를 장식한 NCT 태용

    시선을 압도하는 태용의 <아레나> 2월호 커버 공개!

  • FASHION

    Seoul, my soul

    어둠에 잠긴 도시 속에서 한 줄기 빛으로 이어진 한국과 루이 비통의 유의미한 동행.

  • VIDEO

    주석훈이 아닌 배우 김영대가 알려주는 하트 발사하는 법

  • LIFE

    명예로운 죽음을 달라

  • CAR

    오늘의 하이브리드

    내연기관차보다 심심하고 전기차보다는 유지비가 비싼 차. 혹은 내연기관차보다 경제적이고 전기차보다는 운용이 편한 차. 오늘날의 하이브리드는 어떤 모습일까? 네 대의 차로 하이브리드의 매력을 살폈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