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

LIFE MORE+

서울 커피

궤도

달의 표면에서 커피를 마신다.

UpdatedOn October 10, 2021

3 / 10
/upload/arena/article/202110/thumb/49276-468298-sample.jpg

 

붉고 푸른 달

궤도에선 달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궤도의 중심은 달이다. 자전하는 달 주변에서 커피를 마시고, 생각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 그것이 우리가 궤도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커피 머신 뒤에는 대형 LED 전광판이 있다. 야구장에서 쓸 법한 크기의 거대한 화면이 하얀 벽을 채웠다. 그리고 화면에는 적월에서 만월로 바뀌는 영상이 반복 재생된다. 그 존재감은 너무 강하다. 창밖에 펼쳐진 서촌의 서정을 감상하다가도 고개를 돌리면 화면에 채워진 달의 모습에 도취된다. 달은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하기에 달을 중심에 둔 카페의 모습은 어쩐지 역설 같지만, 우리 인생의 궤도에는 역설 아닌 게 없으니 주인의 의도가 ‘웃프기’도 하다.

궤도처럼

카페는 하얗고, 투명하며, 은색 금속과 검정이 포인트로 자리했다. 1960년대 스페이스에이지를 연상시키는 디자인 언어다. 커피 머신이 놓여 있는 투명한 아크릴 테이블은 바처럼 길게 이어지다 기둥을 중심으로 회전해 다시 길게 이어진다. 투명 아크릴에는 투명한 의자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연결 부위와 공간 구석에는 금속 큐브를 배치해 네모난 행성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가게 중심에 위치한 곡선 바가 궤도의 특징을 잘 설명하는 것 같아요. 쉬어가는 정거장 느낌이랄까?” 채시후 대표가 궤도에 대해 설명했다. 궤도는 상자 궤에 길 도, ‘길을 담고 있는 공간’이라는 뜻의 카페다. 유독 한옥이 많고 고즈넉한 분위기로 유명한 이 동네에 인더스트리얼한 인테리어가 특징인 공간은 그 자체로 차별점이다.

우주의 별미

궤도의 특징을 한마디로 하자면 뭘까. 채시후 대표는 미디어 아트를 비롯한 비주얼 요소, 그리고 음악까지 작은 요소도 놓치지 않는다고 했다. “궤도의 특징을 하나만 꼽기 어려워요. 하나라도 빠지면 안 되거든요.” 궤도의 특징은 인테리어를 비롯한 비주얼 요소가 다는 아니다. 로스팅도 직접 한다. 궤도가 지향하는 커피 맛을 구현하기 위해 좋은 생두를 찾고, 맛을 실험한다. 대표 메뉴는 망종. 에스프레소 밑에 우유가 있는, 맛과 멋을 동시에 잡은 메뉴다. 저온숙성 우유를 직접 만들며, 정확한 농도의 에스프레소를 우유 위에 얹어 먹는 별미다.

<아레나옴므플러스>의 모든 기사의 사진과 텍스트는 상업적인 용도로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할 수 없습니다. 링크를 걸거나 SNS 퍼가기 버튼으로 공유해주세요.

KEYWORD

CREDIT INFO

EDITOR 조진혁, 정소진
CONTRIBUTING EDITOR 양보연
ASSISTANT 김나현
PHOTOGRAPHY 박원태, 박도현

2021년 10월호

MOST POPULAR

  • 1
    MZ세대들이 즐겨 찾는 해외 카페 4
  • 2
    뻔하지 않은 트레이닝 팬츠 4
  • 3
    THE NEW, NERDY
  • 4
    기분 전환을 위한 베딩 추천 6
  • 5
    명작의 조건

RELATED STORIES

  • LIFE

    나의 카메라 이야기

    사진가들이 사적으로 꼭 챙기는 카메라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 LIFE

    MZ세대들이 즐겨 찾는 해외 카페 4

    MZ세대들이 간다는 힙한 카페를 소개한다.

  • LIFE

    초여름엔 버블버블

    샴페인과 함께 광합성 할 수 있는 찰나를 놓치지 말 것.

  • LIFE

    퇴근 후 한잔 서울 야장

    야장 가기 딱 좋을 날씨네.

  • LIFE

    Green and Green

    광활한 자연에서 마주한 찬란한 순간. ‘매나테크 트루헬스 마스터 챌린지 시즌 18’을 통해 눈부신 챕터를 맞이한 퍼펙트 바디 4인을 <아레나 옴므 플러스> 페이지에 기록하다.

MORE FROM ARENA

  • DESIGN

    Last Day

    턱시도와 시계, 12월 31일.

  • FASHION

    LOOK AT BACK

    한 번쯤 뒤돌아보게 하는 인상적인 뒷모습.

  • ARTICLE

    New Layering

    늘 입던 대로 말고, ‘쿨’하게 입는 새로운 레이어드 비법.

  • FASHION

    Season's Coloring Ⅰ

    농익은 존재감을 발휘하는 계절의 색, 버건디.

  • INTERVIEW

    Football life : 다큐멘터리 감독 조승훈

    러시아 월드컵을 통째로 경험해 다큐멘터리를 만들었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자신에게 던진 칭찬 한마디를 이름 삼았으며,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가 있다는 이유로 집의 위치를 정했지만, 조승훈에게 축구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 방 하나를 차지한다. 그와 그의 집이 근사한 이유 중 하나는 그의 삶에서 4분의 1에 해당하는 그 새빨간 방이 몹시 근사하기 때문이다.

FAMILY S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