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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아는 지민씨

깍쟁이인 줄 알았는데 털털하다. 예쁘기만 한 줄 알았는데 웃기기까지 하다. 무대 위에 서는 5분을 위해 일주일을 사는 여자, 김지민이다.

On August 01, 2014


인터넷 검색창에 얼마나 자주 자기 이름 넣어봐요? 매일요. 검색 안 하는 연예인은 거의 없을걸요? 그게 일과의 시작이에요. 사람들이 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늘 궁금해요. 그래서 댓글도 항상 체크하죠.

그럼 요즘 무엇이 화제가 됐는지도 알고 있겠네요? 수분젤, 수분크림, 물광…. 요즘 맡고 있는 ‘쉰 밀회’ 코너 때문에 이런 것들이 화제더라고요. 사람들이 어떤 브랜드인지를 그렇게 궁금해하세요. 한때는 ‘김지민 패딩’이 유행이었던 것도 알아요.

연관 검색어에 남자 개그맨 이름이 뜨는 것도 아시죠? 최근엔 조우종 아나운서 이름도 뜨던데요? 정말 싫어요. 공개 연애의 결말이 이런 거라니…. 우종 오빠는 그냥 방송용이에요. 평소엔 저한테 연락도 안 하는데 괜히 방송에서만 그러세요.

개그맨 김대성씨가 “요즘 지민이가 여자로 보인다”는 말을 하기도 했어요. 하하. 제가 작년 연말 시상식에서 대성 오빠 이야기를 했잖아요. ‘뿜 엔터테인먼트’는 원래 예정에 없었는데, 대성 오빠가 추천해줘서 하게 된 거였어요. ‘느낌 아니까’라는 유행어도 오빠가 만들어준 거고요. 대성 오빠는 정말 감각이 뛰어나요. 김준현씨의 유행어 ‘고뤠?’도 오빠가 만든 거예요.

‘쉰 밀회’ 코너에서 제 남편 역할로 들어왔다가 빠졌는데 너무 아쉬워요. 오빠랑 코너를 정말 같이 해보고 싶었거든요. 고맙다는 의미로 비까번쩍한 가방을 하나 사드렸어요. 물론 밥도 잘 삽니다.(웃음) 대성 오빠가 저한테 여자로 감정을 느꼈다는데, 그게 너무 웃겨요.

개그맨-개그우먼 커플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주변에 개그맨-개그우먼 부부 많죠. 신기한 건 뭔 줄 아세요? 그 조합은 이혼을 안 해요. 개그맨 생활이 일반인과는 많이 다른데, 부부가 모두 개그맨이면 서로 잘 이해해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결론은,(웃음) 아무도 안 만나요.


예쁘다는 말, 싫어요? 당연히 좋지요. 저도 여잔데…. 그런데 한때는 그 수식어가 스트레스였어요. 나는 개그가 하고 싶어서 시험을 봤고, 어찌 됐든 웃겼으니까 개그우먼이 된 거잖아요. 그런데 제 의지와는 다르게 사람들을 웃기는 역할은 맡을 수가 없었어요. 제게 주어지는 역할이 늘 예쁜 여자 역할뿐이었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저를 보고 웃을 준비가 안 돼 있어요. 그래서 속으로 생각했죠. ‘아, 개그우먼 해서 뜨기는 힘들겠구나.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 맡으면 참 좋겠다’ 하고요. 물론 실제로 배우분들 만나 뵙고 나서 그 생각이 산산조각 났지만요.

요즘엔 너무 웃겨요. 이제 제 얼굴만 봐도 웃긴다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김지민은 예쁜데 웃겨”라는 말이 가장 듣기 좋아요. 요즘은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른 것 같아요. 예쁜 애, 웃긴 애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전 웃긴 애 할래요. 가끔 사람들이 “예쁜 후배 개그우먼 엄청 많이 들어왔던데 너 이제 설 자리 없겠다” 하고 걱정하세요. 솔직한 제 마음은 예쁜 후배들 들어오는 게 좋아요. 이제 예쁜 것에 포커스가 맞춰진 역할을 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데뷔하기 전부터 웃겼어요? 아뇨. 원래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들은 제가 개그맨 시험 붙은 게 웃긴다고 할 정도로 평범했어요. 그냥 친구들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아이였죠. 대학 때 친구가 오디션 보는 데 따라갔다가 어부지리로 데뷔하게 됐어요.


김지민의 터닝 포인트는 ‘뿜 엔터테인먼트’ 때부터인가요? ‘거지의 품격’에서부터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왔어요. 새침데기 개그우먼 이미지였는데 “아, 이 그지가!” 하는 장면에서 저의 가능성을 보셨다는 분이 많았죠. 제가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대요. 아! 지선이(개그우먼 박지선)가 저에게 앞머리를 내리지 말고 올리라고 하더라고요. 관상학적으로 봤을 때 이마가 넓은 게 좋다고 하면서요. 생각해보면 앞머리 깐 이후로 쭉 상승세였던 것 같아요. 이마에 보형물 넣은 거 아니냐는 루머가 생기긴 했지만.

‘셀프 디스’ 개그를 자주 하잖아요. 자신을 내려놓은 건가요? 힘을 빼니 오히려 시청자들이 마음을 열어주시더라고요. 성형, 담배, 술, 남자 등을 개그의 소재로 장난스럽게 내려놓기만 했어요. “술 꽐라 되는 느낌 아니까~” “담배 피워본 느낌 아니까~” 이렇게요. 개그를 위해서 이 한 몸 바친 거죠.

개그 소재로 사용하는 성형 의혹들, 이번 기회에 솔직하게 밝혀주시죠. 눈 살짝 집은 게 전부예요. 시술요? 피부 관리 때문에 예전에 몇 번 레이저는 해봤는데, 그것 말고는 딱히 해본 적 없어요. 아마 개그우먼 중에서 제가 제일 성형 안 했을걸요? 지난번에 <비타민>에서 연락이 온 거예요. “성형에 관한 주제로 얼굴 CT를 찍어야 하는데 괜찮으세요?” 하면서요. 그래서 “아, 콜! 당장 콜!” 했죠. 이제야 내가 밝힐 때가 왔다, 싶었어요. 병원에선 제 얼굴에 그 어떤 보형물도 없다는 걸 인증해줬는데, 기사가 안 났어요.(웃음)

골초에 술고래라는 말도 있던데…. 담배는 정말 입에도 안 대봤어요. 호기심도 없었고요. 아빠가 술과 담배를 좋아하셔서 담배 연기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요. 술은…. 솔직히 고백합니다. 좋아해요. 그 기분 좋은 걸 왜 안 마셔. 근데 언젠가부터 술만 마시면 자꾸 필름이 끊겨서 자중하는 중이에요.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출연진과 함께 회식은 안 하나요? 여자 출연자 중 최고참인데 거기서 포지션은 뭐예요? <개콘> 회식 자리는 정말 재밌어요. 한 번 모이면 1백 명 정도 되거든요. 그런데 그중에서 술을 많이 마시는 인원은 소수예요. 그 자리에서 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진 않아요. 어제는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 녹화가 끝나고 회식을 했는데, 거기서는 제가 가장 막내예요. 저는 역시 개그 담당이죠. 혹시 제가 취해 있을 땐, 분명 박나래랑 같이 있다고 보시면 돼요. 나래가 술을 정말 좋아해요. 저랑은 <개그사냥> 동기인데 지금은 <코미디 빅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죠. 거기 가기 전까지만 해도 거의 매일 붙어 있었어요.

<인간의 조건>에 나온 거 보니까 생각과는 달리 엄청 털털해 보였어요. 전 원래 여성스러운 옷도 잘 안 입어요. 오히려 요즘 관심사는 전자기계예요. 올 3월에 이사를 했는데 TV, 스피커, 빔 프로젝터 같은 가전제품에 특별히 신경을 썼죠. 촬영 끝나면 집에서 새벽 한두 시까지 드라마를 보거든요. 요즘은 에어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가구도 각이 딱딱 져서 큼직한 것이 좋아요. 저는 약간 정리벽이 있어요. 결벽증은 아닌데 물건을 항상 제자리에 두는 습관이 있어 오히려 더 청소를 안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집에 먼지 뭉치가 굴러다녀요.

미용학과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도 있더라고요? 미용학과에 진학한 건 고등학교 때 미용을 배우면 야간자율학습을 빼준다고 해서 시작했어요. 엄마는 제가 손재주가 있다고 생각하셨대요. 미용사 자격증도 따고, 해외 유학도 가볼까 생각했죠. 개그를 시작하면서 접었지만요. 아, 저희 집에 젤네일 할 수 있는 기계가 다 있어요. 가끔 잠 안 올 때 그거 가지고 새벽 4시까지 놀아요.

백치미 넘치는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영리해 보여요. 잔머리는 좋은 것 같아요. 가끔 녹화 때 나도 모르게 말을 툭툭 내뱉는데, 거기서 빵빵 터질 때가 있어요. 가끔은 ‘어머, 내가 이런 애드리브를?’ 하는 생각이 든다니까요. 제 입이 개그우먼의 끼를 주체하지 못하나 봐요.


배우는 연기 연습을 하고, 가수는 노래 연습을 해요. 개그 연습은 어떻게 해요? 저는 드라마를 거의 다 봐요. 최근에는 <닥터 이방인>과 <갑동이>를 재밌게 봤고요. ‘쉰 밀회’ 코너를 하면서 <밀회>도 다 봤어요. 코미디언은 관객, 시청자와 공감하면서 그 속에서 재미를 뽑아내는 게 직업이에요. 드라마를 보고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평범한 사람들이죠. 답은 책 속에 없어요.

개그계 선배님들 말씀 들어보면, 공부를 많이 하면 사람이 재미가 없어진대요. 지식이 많이 쌓이면 개그를 할 때도 그게 섞여 나오니까 보는 사람이 부담스러워한다는 거죠. 빈티가 약간 나야 해요. 누구나 공감하고 웃을 수 있게요. 방송에 계속 출연하다 보면, 소재 고갈에 시달리기도 해요. 할 말이 없어지는 거죠. 그럴 땐 여러 이야기를 짜깁기해서 새로운 이야기인 것처럼 만들어내요. 그런 의미에서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는 제게 교과서나 다름없죠.

요즘엔 <개콘> 말고도 다른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하잖아요. 특별히 재밌는 건 뭐예요? 다 재밌는데 KBS2<인간의 조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 재밌는 것 같아요. 힘들긴 힘들어요. 화장실을 제외한 모든 동선에 카메라가 쫓아다니거든요.

하지만 <인간의 조건> 덕분에 ‘깍쟁이일 것 같다’ ‘여성스러울 것이다’라는 오해가 어느 정도 풀렸다고 봐요. 주변에선 다들 놀랐대요. 멤버들 중 제일 털털하고 소탈하다고요. 프로그램 모니터링하면서 몰랐던 나의 버릇들도 알게 돼요. 예를 들면 입술을 계속 만지는 버릇 같은 것들. 찍고 나서 보면 웃겨요.


혹시 남자 형제가 있어요? 저희 집은 딸 셋에 막둥이 아들 하나예요. 저는 그중 셋째죠. 엄마는 저를 임신하고 아들이길 간절히 바랐고 태교도 남자아이 다루듯이 했대요. 그런데 낳고 보니 또 딸이었던 거예요. 몇날 며칠을 펑펑 우셨대요. 그리고 제가 3학년 때 남동생이 태어났어요. 집안 어른들이 동생을 예뻐했고 저는 남동생을 무척 못살게 굴었어요. 그런데 성인이 되고 나니, 열 살 아래 동생이 그렇게 귀엽게 느껴지더라고요.

지난달에 동생이 군에 입대했어요. 어제가 훈련소 퇴소하는 날이었는데, 자기네들끼리는 제가 오는 것으로 되어 있었나 봐요. 녹화 때문에 못 갔는데, ‘엎드려뻗쳐’를 엄청 받았대요. 그래서 이름 다 적어놓으라고 했어요. 면회 가서 혼내주는 게 아니라 맛있는 거 사주겠다고요. 동생 군 생활만 편해진다면 면회도 자주 가고 편지도 매일 써줄 거예요. 용돈은 덤이고.(웃음)

어떤 남자가 좋아요? 완전 훈남이오. 차태현 오빠, 유준상 오빠같이 편안한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요. 연애하고 싶은 이상형은 유승호씨, 소지섭씨 같은 얼굴을 좋아해요. 그러고 보니 쌍꺼풀이 없네?

연하남은 어때요? 한 번도 연하남을 만나본 적은 없어요. 저는 일단 정신연령이 높은 남자가 좋아요. 그래도 유승호씨 같은 연하남이 대시한다면, 그땐 다시 생각해볼래요.(웃음) 마음만 맞으면 되는 거 아니었나요?

동료 개그맨 허경환씨는 <개콘>을 떠났어요. 다른 거 해보고 싶지는 않아요? 지금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하고 있기는 하지만 <개콘>은 절대로 빠지기 싫어요. 코너를 더 한다고 월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저는 할 수만 있다면 더 하고 싶어요.

한 코너에서 나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단 5분이에요. 지금까지 한 노력의 결실이 그 5분 안에 결정 나는 거죠. 버라이어티에서 백 마디 해서 웃기는 것보다, 무대에 선 5분 동안 나를 본 사람들이 배꼽 잡고 웃을 때, 그때 희열을 느껴요. 내가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 개그우먼이라서 참 다행이에요.

CREDIT INFO

취재
정희순
사진
이진하
스타일리스트
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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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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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쏠레지아, 에고이스트, 제시뉴욕, 나무하나, 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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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스티치(02-322-8601)
2016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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