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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이윤석 아내 한의사 김수경 셀프 건강법·스물한 번째

양념은 약념(藥念)이다

On July 17, 2015


더운 여름철에는 입맛이 떨어지곤 합니다. 땀을 많이 흘리면 소화액이 잘 나오지 않아 식욕이 떨어지기도 하죠. 물을 많이 마시면 포만감이 들어 배고픔을 잘 느끼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여름에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 소모가 적어 식사량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식욕이 없을 때는 매콤·새콤한 양념이 들어간 음식을 찾게 되는데요. 이러한 양념은 소화액 분비를 자극해 소화를 돕기 때문에 식욕이 돌아오는 겁니다.

양념이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은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는 귀한 식재료라 부유한 계층만 소비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15세기 유럽에서는 후추가 은과 동일한 가치가 있었다고 해요. <동의보감>에 보면 진미를 먹는 고관대작은 걸리는 병이 다르다고 나올 정도죠. 서민은 보리쌀이나 감자 같은 구황작물이 주식이었고 양념을 사용하지 않은 밍밍한 반찬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요즘과 달리 소화액이 잘 나오지 않아 소화가 안 되는 사람이 많았는데요. 소화액 분비를 자극하는 양념이 그 당시 소화제의 처방으로 쓰인 이유입니다.

양념으로 쓰이는 정향, 육두구, 계피, 후추 같은 것은 소화를 돕는 귀한 약재였습니다. 그래서 양념은 사실 ‘약을 생각하며 쓴다’ 하여 ‘약념(藥念)’이었는데 이것이 ‘양념’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양념은 원래 땀을 많이 흘려 속이 냉할 때 쓰는 식재료였는데 요즘은 소화를 위해서라기보다 미각을 즐겁게 하기 위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파, 마늘, 고추, 생강을 많이 먹으면 위산 분비를 촉진합니다. 이때 양념의 양이 많으면 위산이 중화되지 않아 한의학적으로 위열(胃熱)이 발생합니다.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 열이 얼굴로 올라 땀이 나고 눈과 코가 맵습니다. 심하면 귀까지 아프면서 눈물과 콧물, 땀이 흐르는데요. 이처럼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으면 눈과 코, 피부에서 열이 발생하고 쌓이다가 어느 순간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소화장애가 있는 경우 주로 눈, 코, 피부에 증상이 동반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최근엔 빠른 사회 변화에 적응하느라 받는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습관(과식이나 잦은 다이어트), 인스턴트식품 섭취 등 위산을 자극하는 요소가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 환자를 예전보다 자주 접하는데요. 만성적인 위장장애가 없더라도 평소 방귀 냄새가 심하거나, 잇몸 질환이 없는데도 입 냄새가 심하거나, 음식을 먹으면 금방 배가 더부룩해지고 가스가 많이 차는 분은 위산을 자극하는 음식을 조금 줄이세요.

또한 양념은 적당히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화효소가 과잉 분비되면 몸의 조화를 깨뜨리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마늘이나 파는 소량만 넣어도 향이 강해 충분히 맛을 낼 수 있습니다. 양념은 약을 사용하듯 최소한의 양으로 맛을 내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사용하던 양념양을 줄여서 즐겁고 건강한 식습관을 들이세요.

 

 


한의사 김수경은…
진료 전문 10년 차 한의사. 한약만큼이나 식생활 개선을 강조하며, 블로그 ‘한의사 김수경의 착한 밥상’ (blog.naver.com/kidzfood)을 운영 중이다. 2008년 개그맨 이윤석과 결혼한 7년 차 주부로 ‘남편 건강 프로젝트’를 몸소 실천 중이다.

 

CREDIT INFO

기획
하은정 기자
2015년 07월호

2015년 07월호

기획
하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