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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우아하게! 펄이지엥의 철학

나를 예쁘게 혹은 어려 보이게 하는 무언가를 찾기보다 나를 기쁘게 하는 일,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발견하고 그것에 집중하는 패션 유튜버 펄이지엥. 나이 자체를 잊어버리게 만드는 세련미로 MZ세대까지 사로잡은 펄이지엥의 패션 철학.

On January 1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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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은발, 옷장에 있는 옷들을 활용해 독보적인 컬러 매치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패션 센스, 남을 가르치려는 대신 사심 없는 진솔한 조언으로 젊은 세대와 눈높이를 맞추며 ‘그레이 신드롬’ 대열에 합류했다. 바르고, 꾸미고, 입는 것으로 젊음을 얻으려 애쓰는 대신 젊은 마음으로 느끼고, 생각하고, 소통하는 펄이지엥과의 스타일 토크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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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이지엥 조현주 선생님, 반갑습니다. 유튜브 채널 <펄이지엥>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안녕하세요? 37년간방송국에서 CG디자이너로 근무한 조현주입니다. 1985년 KBS 11기로 입사해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그래픽디자인을 만들었어요. 1991년 SBS 개국과 동시에 회사를 옮겨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예능 <X맨> 등 여러 프로그램의 CG 디자인을 맡았습니다. 2022년 2월이면 정식 정년이에요. 은퇴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걸 유튜브 채널 <펄이지엥>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어요. 유튜브에서는 직장인 조현주가 아닌 어릴 적 제 별명인 ‘펄(Pearl)’, ‘펄이언니’로 불리고 싶었죠. 그렇게 탄생한 게 유튜브 <펄이지엥>입니다.

스타일리시한 룩과 트레이드마크 같은 은발의 조화가 돋보여요. 염색 대신 자연스러운 은발을 선호하는 이유가 궁금해요.
저도 직장 다닐 때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흰머리를 불편해할까 봐 염색을 했어요. 그러다 10년 전쯤이었나? 그때부터는 그런 제 모습이 싫더라고요.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에 솔직해지고 싶었죠. 그래서 염색을 그만뒀어요. 지금은 제 흰머리에 만족합니다. 은발이 되니 옷 입기가 더 수월해졌어요. 흰머리가 피부 톤과 잘 어우러져 어떤 컬러의 옷도 잘 어울리더라고요.

SNS 속 다채로운 패션 스타일링이 눈에 띄어요. 선생님만의 스타일 철학과 즐겨 입는 스타일은요?
제가 옷을 좀 과감하게 입죠? 저는 다양한 스타일에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아요. 옷을 많이 입어봐야 어떤 스타일이 잘 어울리고, 안 어울리는지 알 수 있거든요. 옷 입을 때는 2가지를 생각해요. 첫째는 그날 입을 룩의 주인공을 정해두는 거예요. 주인공은 코트가 될 수도 있고, 가방이 될 수도 있고, 액세서리가 될 수도 있어요. 룩에서 주연과 조연이 확실히 정해져야 전체적인 스타일이 어색하지 않게 잘 흐르더라고요. 주인공이 정해진 뒤에는 머릿속에 실루엣을 그려봅니다. 그러면 뭘 입어야 할지 딱! 정해지죠. 제일 즐겨 입는 패션 스타일은 단연 레이어드 룩이에요. 레이어드만 잘해 입는다면 격식 있는 자리에서도 청바지를 입을 수 있어요. 추운 겨울에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인 코트에 샤 스커트를 입을 수 있고요.

가장 아끼는 패션 아이템이 있다면요?
제가 가진 모든 패션 아이템에 깊은 애정이 있어요. 하나만 고르기가 무척 어려운데 그래도 꼽자면 ‘모자’요. 저는 우리나라 근대 패션을 좋아해요. 당시엔 모자를 꼭 쓰고 다녔죠. 그게 아주 낭만적으로 보이더라고요. 평상시엔 모자를 잘 쓸 수 없지만 여행 갈 때는 꼭 챙겨요. 멋진 여행 룩의 마침표를 찍어주는 게 모자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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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 보일 수 있는 몇 가지 스타일링 팁을 준다면요?
젊어 보이는 스타일이요? 저는 세월에 맞게 나이 드는 게 가장 큰 멋이라고 생각해요. 나이에 얽매이지 않는 자신감이 멋진 패션을 완성하는 힘이죠. 나이를 잊는다면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스타일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스타일링을 고민할 때 계절별로 특정 컬러를 정해두면 좋아요. 저는 연말엔 크리스마스 느낌이 나는 레드, 여름엔 바다를 연상시키는 블루, 가을엔 단풍이 돋보이게 화이트, 이렇게 컬러를 정해두고 스타일링하면 편하더라고요.

건강을 위해 따로 관리하거나 실천하는 것이 있나요?
은퇴 후에 직장 다니면서 미뤄뒀던 운동을 시작했어요. 일주일에 두 번 필라테스를 해요. 37년간 컴퓨터 앞에 앉아 굳었던 몸과 근육을 이제야 풀어주고 있죠. 그리고 삼시 세끼는 꼭 챙겨 먹어요. 따로 식단 관리는 하지 않지만 ‘폭식하지 말자’, ‘기름진 음식과 멀리하자’ 이 2가지는 꼭 지키고 있어요. 마지막으로는 화장을 깨끗하게 지우는 거예요. 일을 할 때도 야근이나 회식으로 아무리 피곤해도 화장은 꼭 지우고 잤어요. 스킨, 로션, 크림 이 3가지도 거르지 않고요. 화장을 지울 때마다 매일 1분씩 피부 마사지를 하는 것도 멋지게 나이 들기 위한 나름의 비법이죠.

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건 어떤 걸까요?
아름다움은 무언가를 사랑하는 마음에서부터 나온다고 생각해요. 사랑할 땐 세상이 다 아름다워 보이잖아요. 그리고 그게 반사돼 외부에도 보이는 게 아닐까요? 아름답게 나이 들기 위해선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해요. 자존감을 가지는 게 중요하죠. 나를 사랑하고, 나를 존중할 줄 아는 내면이 꽉 찬 사람이 저는 아름다워 보이더라고요. 나이 들수록 나를 존중하는 마음을 잊지 마세요.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에 대해 우울해하는 여성이 많아요. 힘이 될 만한 조언을 부탁합니다.
나이 드는 걸 즐겨보세요! 나이 들면 마음이든 경제적인 면이든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요.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지고요. 그러다 보니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게 즐거워요. 어제보다 오늘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는 건 너무 좋지 않나요?
60년을 달려온 지금 저에게 20대로 돌아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저는 싫다고 말할 거예요. 적당히 내려놓을 줄 아는 지금의 제 모습이 저는 참 좋거든요.

새해 소망이나 계획이 있다면요?
2022년은 저에게 아주 뜻깊은 해입니다. 환갑이거든요. 60년을 돌아 제가 태어난 간지의 해가 됐다는 게 참 설레요. 새로운 시작 같고요. 은퇴 후 버킷 리스트였던 파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요. 코로나19가 진정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유럽은 업무차 출장으로만 다녀왔는데, 이번에 파리를 간다면 여유를 만끽하고 올 거예요. 좋아하는 피카소 그림 앞에서 오랜 시간 생각에 잠겨보고, 에스프레소 한 잔을 앞에 두고 파리의 거리를 즐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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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에디터
정소나
사진
조현주 제공
2022년 01월호

2022년 01월호

에디터
정소나
사진
조현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