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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족을 소개합니다

뮤지컬 모자, 박혜미와 황성재

On April 2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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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미_화이트 셔츠 H&M, 블랙 셔츠·블랙 팬츠·슈즈 모두 자라, 벨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황성재_
블랙 셔츠 자라, 화이트 티셔츠 에잇세컨즈, 슈즈 구찌, 화이트 팬츠 스타일리스트 개인 소장품

배우 박혜미 & 배우 황성재

럭비공처럼 통통 튀며 가슴속 에너지를 발산하는 배우 박해미·황성재 모자는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다. 뮤지컬계에서 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엄마 박해미를 보고 자란 황성재는 엄마처럼 뛰어난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해 실력으로 정면 돌파하고 있다. 그는 박해미에게 믿음직스러운 아들이다.

“성재는 다정다감하고 주체적인 삶을 사는 아들이에요. 같은 업계의 선배지만 제가 해준 건 성재가 좋아하는 걸 하게 해준 것뿐이에요.”(박해미)
 

뮤지컬을 사랑하는 가족

황성재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던 중 뮤지컬과가 있음을 알고 원서 접수까지 한 달을 남겨두고 연습에 돌입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다른 이보다 1시간 일찍 등교해 경비 아저씨가 내쫓을 때까지 연습에 매진했다.

“초반에는 ‘박해미 아들이라서 특혜를 받는 거 아니냐’는 시선 때문에 마음고생을 했어요. 그래서 더 이를 악물고 연습했고 웬만한 작품의 주인공을 도맡으며 결국 실력으로 입증했죠. 솔직히 말하면 아직까지 ‘박해미의 아들이라서…’라며 따라오는 시선을 감당하기 버거울 때도 있어요. 다만 이젠 역으로 엄마를 받침대 삼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자고 생각하려 해요.”(황성재)

유명인의 자식이라서 오는 힘듦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박해미는 황성재의 연예계 진출을 막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재능에 베팅했다. 베이스기타와 색소폰을 가르쳤는데 빠르게 습득하는 것을 보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성재는 평생 배우를 할 거예요. 하지만 어느 순간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욕망이 채워지지 않는 순간이 오겠죠. 제가 지금 박해미의 토크쇼를 만들고, 뮤지컬 드라마 제작에 도전하는 것처럼요. 그래서 성재에게 자유롭게 다양한 경험을 하라고 해요. 그래야 10~20년 후가 풍성해질 테니까요.”(박해미)

황성재는 뮤지컬을 시작하면서 엄마 박해미를 더욱 존경하게 됐다. 노래면 노래, 무대 장악력이면 장악력까지 알면 알수록 놀라운 것이 많다고. 지금도 뮤지컬 <맘마미아> 속 ‘도나’를 연기하는 박해미의 모습을 자주 본다는 그는 엄마로서 박해미에 대해 “대단하다”고 한마디로 표현했다.

“엄마는 제가 무엇을 하든지 믿고 지켜봐주세요. 어느 엄마가 아들이 매일 새벽에 들어오는데 가만히 둘 수 있을까요? 엄마는 제가 방황하는 게 아니라 연습실에 있다는 것을 알고 믿기 때문에 저를 자유분방하게 두시는 거예요. 저는 그 믿음을 깨지 않기 위해 더욱 노력하죠.”(황성재)

그러면서 여자 홀로 가장이란 타이틀을 짊어졌다는 점이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나이를 먹을수록 엄마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커진다고.

“엄마는 제게 ‘다른 걱정 말고 엄마한테만 잘해’라고 해요. 그럼 전 ‘엄마, 내가 유명해져서 크루즈 여행도 보내주고 리처드 기어 같은 남자도 소개해줄게’라고 말하죠. 하지만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에요. 제가 하루빨리 성공해서 보탬이 되고 싶어요. 엄마는 항상 제게 ‘내 인생이 우선’이라고 가르치셨어요. 그런데 전 저 자신처럼 가족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황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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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미는 엄마를 끔찍이 생각하는 아들을 보며 가장의 역할을 버텼다. 가족을 원동력으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었단다.

“가장의 역할이오? 왜 버겁지 않았겠어요. 저는 ‘돈이 없어서 힘들다’는 말의 의미를 몰랐어요. IMF 때 다들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하는데 저는 금 쪼가리도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아이들을 보면서 힘을 냈어요. 사랑하는 아이들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얼마나 축복받은 일이에요? 성재는 제가 설거지를 하면 ‘엄마는 배우잖아’라면서 못 하게 했어요. 엄마가 힘들다는 걸 느꼈던 거겠죠. 아들 눈엔 여자인 엄마가 가장 역할을 하는 게 안타까워 보일 수 있지만 꼭 남자가 가장이어야 된다는 건 편견 같아요.”(박해미)

이어 그녀는 ‘나’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어떤 일이 닥쳐도 버텨낼 수 있다는 것. 그녀가 지난 2018년 전남편 황민 씨의 교통사고 후 이혼을 결단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자신을 소중히 여겼기 때문이다(지난 2018년 전남편 황민 씨가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대형 화물차를 들이받았고, 동승자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박해미는 2019년 황민 씨와 25년간의 결혼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저는 아니라고 여기는 부분에 대해 남과 타협하지 않고 정의롭게 살려고 노력했어요. 그 사건 역시 정면 돌파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죠. 제가 한순간에 자존감이 높아져 이혼을 결정했던 건 아니에요. 오랜 시간 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쌓아온 것들이 있었으니 가능했던 거예요. 저 자신과 아이를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라고 판단하기도 했고요. 가족 사이의 일을 다 말할 수 없지만 저 역시 ‘참을 인’ 자를 새기며 살아온 세월이 있었어요. 저 스스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결정을 내릴 수 있었어요.”(박해미)

황성재 역시 엄마의 선택을 존중했다. 당시 19살이었던 그는 이혼 의사를 밝히는 엄마에게 “알겠다”는 답으로 힘을 실었다.

“사실 성재가 중학생 때,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어요. 당시엔 ‘엄마가 이혼하면 나 못 살아’라고 하더군요.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불안했을 거예요. 하지만 그 이후 나름대로 객관적인 시선으로 엄마와 아빠를 보고 결론을 내렸던 것 같아요. 엄마의 결정을 존중하는 성재 덕분에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죠.”(박해미)

그녀는 어떤 이유에서든 이혼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자식 때문에 참고 산다’는 생각 대신 ‘나 자신’을 먼저 보라고 했다.

“물론 결혼이라는 선택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다만 아니라고 결정한 순간엔 머뭇거리면 안 돼요. 가족이라는 게 내가 잘 가꾸고 싶다고 해서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요. 어떤 결정이든 내가 최선을 다했다면 후회가 없어요. 무엇보다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결정하라고 말하고 싶어요.”(박해미)

우리나라의 가부장적 문화에서 자신을 버리고 남편과 아이에게 얽매어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스스로를 잃고 우울감에 빠질 수 있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그러니 ‘나’를 지키는 방법을 연마해야 한다고.

“나를 잃지 않는 자기 관리법이 있다면 불가항력의 사건이 발생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어요. 한번 나를 놓치면 되돌리기 힘드니 꾸준히 연습해야 해요. 우선 자신을 사랑해야 하고 자기 계발을 쉬지 말아야 해요. 저는 성재가 어렸을 때 함께 연습실에 나가서 성재를 허리에 끼고 노래하고 춤췄어요.”(박해미)

박해미가 자신을 지키는 또 다른 방법은 ‘진실’이다. 황성재에게도 늘 거짓말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때로는 황성재와 대화를 나누다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놀랄 때도 있지만 의연하게 받아들이려고 한단다.

“저녁에 위스키나 와인 한잔을 두고 엄마와 마주 보고 앉아 대화를 나눠요. 엄마에게 이성 친구에 대한 고민을 토로할 정도로 숨김이 없는 편이죠. 저는 엄마가 했던 것처럼 부족함 없이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가 되고 싶어요. 한편으로 제가 ‘엄마처럼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있는데 잘할 수 있겠죠?”(황성재)

박해미·황성재 모자에겐 가족의 애틋함과 아티스트의 자유분방함이 공존한다. 두 사람은 서로를 신뢰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두 사람은 10년 뒤 어떤 모자 사이가 되어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있을까? 박해미·황성재의 10년 후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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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INFO

취재
김지은, 김연주, 박현구
헤어&메이크업
전예진
스타일링
최영주
사진
이대원
2021년 05월호

2021년 05월호

취재
김지은, 김연주, 박현구
헤어&메이크업
전예진
스타일링
최영주
사진
이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