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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의 ‘아빠 맘 모르겠니’

더더 칭찬해주세요

부모라면 자식이 예뻐 보이는 게 당연지사. 자식이라면 무엇이든 용서하고 사랑으로 품을 수 있는 게 부모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조금 다른 기준을 가졌다.

On April 2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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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부자.


우리 가족은 SBS 예능 <오! 마이 베이비>에 출연해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밖에서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항상 조심한다.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는 웃어넘길 수 있는 일일지라도 타인이 볼 땐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 부부는 주안이에게 반복적으로 예절을 가르쳤다. <오! 마이 베이비>에 출연할 때부터 주안이에게 교육을 했으니 벌써 5년째다.

얼마 전 주안이의 친구 가족들과 함께하는 자리가 있었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고 헤어진 뒤, 우리 가족끼리 저녁 식사를 하는데 주안이가 이런 질문을 했다. "엄마, 아빠는 왜 나한테 칭찬을 많이 안 해줘?" 아내와 나는 예상하지 못한 아들의 질문에 서로를 바라보며 눈만 끔뻑거리고 있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주안이가 무언가 잘하거나 착한 일, 칭찬받을 만한 일을 하면 아빠가 엄청 좋아하고 칭찬하지 않았어?"라고 물었다.

그러자 주안이는 "칭찬해줄 때는 정말 기쁘게 칭찬하는데, 오늘 친구들을 보니까 내가 날마다 하고 있는 것들을 하는데도 엄청 칭찬받던데?"라고 말했다. 자기도 같은 행동을 하고 있으니 지금보다 더 많은 칭찬을 받아야 한다는 게 주안이의 생각이었다. 그러면서 이런 이야기를 덧붙였다. "오늘 친구들과 헤어질 때 더 놀고 싶다면서 조르지 않는 아이는 나뿐이었어. 사실 나도 더 놀고 싶었는데 공공장소에서 그러면 안 된다고 배워서 참았어. 그러니까 칭찬해줘야지."

고마움과 미안함이 동시에 밀려왔다. 그 순간 주안이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지금 주안이한테 정말 고맙고 너무 미안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은데 공공장소에서 엉엉 울면 안 될 것 같아서 참는 거야"라고. 그 자리에서 아내와 나는 그동안 엄마, 아빠가 부족했던 부분을 사과하고 주안이가 얼마나 대단한지 듬뿍 칭찬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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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손발이 엄마만큼 자란 주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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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동생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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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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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동생과 나눠 먹은 음식.


그리고 집에 와서 아내는 주안이가 밝고 건강한 아이인데 또래에 비해 떼를 쓰지 않는다고 했다는 학교 선생님의 이야기를 전했다. 아내는 오늘 주안이의 모습을 보고 문득 선생님의 말이 와닿았다며, 우리가 너무 엄격하게만 생각했던 건 아닌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내 자식만 예쁘고 귀하게 키우는 것이 정답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반대로 예절만 강요하는 것도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날 이후 우리는 주안이에게 더 솔직하게 말한다. 주안이가 집에서 재롱을 부리다 실수하면 웃는 얼굴로 사랑을 담아 "주안아, 지금은 우리 가족끼리 있어서 괜찮은 거야. 밖에서 이러면 다른 사람들은 싫어할 수도 있고 예의에 어긋나는 거야. 알았지?"라고 말이다. 그러면 주안이는 기분 나쁜 내색 전혀 없이 이해했고, 밖에서는 다른 사람들에게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 나를 흐뭇하게 했다.

부모로서 실수하지 않고 좋은 모습만 보여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들에게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이다.

글쓴이 손준호

1983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뮤지컬 배우다. <팬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페라의 유령> 등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했다. 지난 2011년 8살 연상의 뮤지컬 배우 김소현과 결혼해 2012년 아들 손주안 군을 얻었다. 뭘 해도 귀여운 주안이의 행복을 위해 고군분투 중인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빠다.

CREDIT INFO

에디터
김지은
손준호
사진
손준호·김소현 인스타그램
2021년 04월호

2021년 04월호

에디터
김지은
손준호
사진
손준호·김소현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