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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NGHAI]

와이탄으로 간 한식

On July 21, 2014

자칭 ‘한국의 사위’ 장조지와 한국계 아내 마르자.


김치의 ‘치(CHI)’, 바비큐의 ‘큐(Q)’가 만난 이름 ‘치큐(CHI-Q)’. 세계적인 셰프 장 조지와 그의 아내 마르자가 상하이 와이탄에 선보인 한식당이다. 장 조지는 미슐랭 최고 등급인 3스타 셰프로 뉴욕 등 전 세계 30여 곳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스타 셰프다.

프랑스 태생인 장 조지가 한식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건 이미 유명한 사실. 뉴욕의 한식당을 찾아 식사하는 모습이 자주 노출됐고 그의 아내 마르자가 한국계 미국인으로 고국의 맛을 그리워한다는 것도 그가 한식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그럼에도 그들이 상하이 와이탄에 한식당을 낸다는 소식은 상당히 놀라웠다. 와이탄은 19세기 아편전쟁에서 패한 후 개방되면서 여러 국적의 외국인들이 건물을 짓고 들어와 살던 곳으로 현재는 상하이의 상징이 된 곳이다.

아르데코풍의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건축물로 유명한 1.7km 길이의 와이탄엔 이름만으로도 유명한 세계적인 수준의 고급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치큐’가 있는 와이탄 3호는 와이탄에서 전망과 분위기가 가장 좋아 상하이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꼭 한 번씩 들르는 곳이다.

치큐는 인테리어가 독특하다. 상하이의 내로라하는 건축물들의 디자인을 도맡아온 상하이발 로컬 디자인 회사 ‘NHDRO’에서 돌과 쇠, 나무로 한국적이고 모던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하지만 상하이에서 치큐를 주목하는 진짜 이유는 바로 김치 때문이다.

김치는 중국인이 가장 믿고 먹는 건강식품 중 하나로 꼽히지만 상하이 김치는 지역민의 입맛에 맞춘 것이다. 상하이 김치는 중국의 대표 절임 채소인 자차이처럼 짜고, 상하이 사람들이 즐기는 단맛이 강한 고춧가루를 양념으로 이용해 만들었다. 주방 총책임을 맡고 있는 유빛나 셰프는 치큐의 김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장 조지 셰프가 가장 좋아하는 맛이 잘 익은 한국 김치의 맛이에요. 식사 때도 밥 한 공기와 김치면 된다고 할 만큼 김치를 좋아하죠. 기름지고 무거운 프렌치 요리에도 사용하면 신맛과 매콤한 맛을 살려 음식의 맛을 균형 있게 잡아주죠. 김치의 잘 익은 신맛과 양념과 조화를 이룬 고춧가루의 매운맛은 장 조지 셰프만의 특징적인 맛이라고 할 수 있어요.”

치큐는 현지의 환경에 맞게 최고의 식재료를 지혜롭게 다룬다. 한국보다 무른 상하이의 채소를 약하게 절이고 가볍게 무치는 방법으로 변화를 주었다. 깻잎김치는 짜지 않게 양념하여 샐러드처럼 먹을 수 있고, 겉절이양념에 살짝 버무린 방울토마토김치는 개운하고 상큼하다.

치큐에서 선보이는 김치와 깍두기는 장 조지 셰프의 아내인 마르자의 레서피대로 담근다. 마르자는 “외국에서 김치를 담글 때 필요한 식재료가 한국과 똑같진 않아도 현지의 식재료로 한식 맛을 찾고 표현해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처음에는 ‘먹던 맛과 다르다’고 할지 몰라도 차츰 느끼실 거예요. 세계 어디에서도 만들어 맛볼 수 있는 김치입니다”라고 했다. 상하이발 프리미엄 한식의 진화를 기대해본다.

1. ‘치큐(CHI-Q)’에서 가장 돋보이는 공간은 한꺼번에 30명이 앉을 수 있는 기다란 테이블.
2. 치큐가 내놓은 대표 요리 중 하나인 푸아그라비빔밥.

살균력 99.9%의 놋그릇과 놋수저가 놓인다.

글쓴이 서혜정씨는…
2004년 주재원 남편을 따라 중국 생활을 시작했다. 현재는 중국의 문화와 명소, 현지 소식을 블로그에 싣고 있고 육아지 <베스트베이비>의 해외통신원, 뉴스 채널 YTN의 상하이 통신원, 교민지 <상하이저널>의 객원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CREDIT INFO

기획
전유리
글, 사진
서혜정 통신원
2014년 07월호

2014년 07월호

기획
전유리
글, 사진
서혜정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