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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철도 인생, KTX와 함께 달린 시간

고속철도 기술 분야 교관 요원으로 선발된 이래 KTX와 함께 달려온 최석중 차량본부 차량계획처장. 38년 철도 인생에 감사하며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그를 만났다.

UpdatedOn March 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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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가지 않은 길에 첫발을 디딘 사람들이 있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 고속철도 운영 인력으로 양성된 1000명의 기술 요원이 실무에 투입됐다. 최석중 차량본부 차량계획처장은 당시 기술 분야 최종 교관 요원에 선발된 인물로, 1996년 9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1년여 동안 프랑스 연수를 거쳐 본격적인 고속철도 운영을 위한 제도와 기술 자료를 구축하는 작업에 참여했다. 정비 기지 건설에도 관여해 고속철도 정비 인력을 선발하는 등 다종다양한 업무를 수행해 왔다.

잘 알고, 잘할 수 있는 일

올해 철도 인생 38년 차를 맞은 최석중 처장. 그는 실력과 경험에서 비롯한 자기 확신을 지닌 직업인이다. “다른 나라에서 기술을 벤치마킹하던 우리가 어느덧 세계적 기술력으로 고속철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늘 자랑스러워요. 이제는 베트남, 몽골, 카자흐스탄, 탄자니아, 필리핀 같은 여러 나라에 노하우를 전수하는 중이니까요.” 현재 최 처장은 차량 정비와 운행 안전 관리 등 운영과 관리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을 총괄하는 관리자다. 그가 이끄는 차량계획처는 차량 유지를 위한 자원을 배분하는 기획관리부, 운행 안전과 관리를 담당하는 차량안전부, 유지 보수 중장기 정책을 수립하고 한국형 신호 시스템을 개선하는 시스템기술부로 이루어진다. 모든 직원이 각 분야의 최고 숙련자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는 그다. “조직의 기술력과 철도 시스템의 발전, 개개인의 역량이 모여 지금의 한국철도를 만들었지요. 철도 기술은 단순히 기술 지식을 쌓기보다 풍부한 경험이 기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리적 경험을 토대로 응용력을 길러 철도 시스템을 이해하는 게 관건입니다.”

“고속철도 기술 분야에서 최종 교관 요원으로 선발된 순간이 가장 행복했죠.
프랑스 연수 기회가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으니까요.
KTX 개통을 위해 동료들과 밤낮없이 씨름했던 나날이 지금도 선명히 떠오릅니다.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던 그 시절의 모든 구성원이 소중하고 애틋하게 느껴지네요.“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새롭고 특별하다는 최석중 차량본부 차량계획처장. 그는 날마다 업무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동료들과 의견을 교환하며 소통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새롭고 특별하다는 최석중 차량본부 차량계획처장. 그는 날마다 업무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동료들과 의견을 교환하며 소통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새롭고 특별하다는 최석중 차량본부 차량계획처장. 그는 날마다 업무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동료들과 의견을 교환하며 소통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최 처장이 달려온 궤적은 누구보다 치열하다. 철도차량기술사 자격을 취득하기까지 지난한 시간을 보냈고, 학업을 병행한 끝에 박사과정도 마쳤다. 지칠 법도 하건만, 지금 이 순간에도 스마트 철도와 첨단 차량 기술 운영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제게는 매일이 특별하고 새롭습니다. 날마다 업무 프로세스를 점검하며 동료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구하는 이유예요. 언제나 상호 존중하는 태도로 창의적인 생각을 나누려 합니다.”

고속철도와 함께 인생이 지나간 것 같다는 소회를 털어 놓은 그에게 철도인으로서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물었다. “고속철도 기술 분야에서 최종 교관 요원으로 선발된 순간이 제일 행복했죠. 프랑스 연수 기회가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으니까요. KTX 개통을 위해 동료들과 밤낮없이 씨름했던 나날이 지금도 선명히 떠오릅니다.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던 그 시절의 모든 구성원이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하나만 더 꼽자면, 한국에서 최초 개발한 분산형 고속차량 해무(HEMU)의 최고 속도(시속 430킬로미터) 시운전을 경험한 밤도 제겐 잊을 수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한 세대를 고속철도와 보낸 그는 이제 다음 세대에 맞는 시스템을 구상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KTX-산천, KTX-이음에 이어 EMU-320이라는 새로운 고속철도 차량이 도입됩니다. 베이비부머 이후 MZ세대에 이르렀듯 철도에도 세대교체가 일어난 셈입니다.” 최 처장은 새 시대의 고속철도에 발맞추어 빅데이터·스마트글라스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분석 활동을 계획하고, 차량 기지의 자동화·첨단화를 통해 보다 정밀한 정비 체계를 구축하는 중장기 철도 차량 운영 전략을 수립 중이다. “제가 제일 잘 알고, 또 잘할 수 있는 일로 38년 인생을 보내게 되었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앞으로는 후배들이 한 차원 더 발전한 철도를 만들어 나가리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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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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